철인 3종 국가대표, 박광준
트라이애슬론Triathlon으로도 불리는 철인 3종 경기는 수영, 사이클, 마라톤 세 종목을 연이어 실시하는 익스트림 스포츠이다. 종목이 바뀔 때마다 지정 구역에서 장비를 교체해야 하고 소요되는 시간도 기록에 포함되는 까닭에 극한의 경쟁 레이스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특히 남성이라면 스스로 위대함을 증명하고자 평생 한 번쯤 도전을 희망하는 꿈과 같은 종목이기도 하다.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진천에서 정식 훈련을 시작하며 글로벌 경쟁에 조금씩 발을 내밀고 있는 철인 3종 경기. 최근 이 종목에서 가장 뜨겁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선수가 있다. 서울특별시청 소속의 자랑스러운 국가대표 박광준 선수. 아직은 생소할 수있지만 곧 모두가 알게 될 ‘박광준’이라는 이름과 그의 철인 3종 이야기가 지금 펼쳐진다.

박광준@tri_kiwi
•1999년 7월 8일•173cm, 63kg
•서울특별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소속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트라이애슬론 대표선발전 2위
•2021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U23 1위
•2020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U23 1위
•2019 전국체육대회 개인 3위, 단체 1위
•2019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선수권대회 1위

자기소개 그리고 종목으로 둔 철인 3종을 선수로서 설명해준다면? 서울특별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국가대표 박광준입니다. 제가 훈련하고 있는 철인 3종이라는 종목은 운동 기초 종목인 수영, 사이클, 마라톤 세 가지가 포함되어 있고 연이어 치른다는 점에서 조금 특별한 스포츠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다는 수식이 꼭 붙는 종목인데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겁먹지 않았으면 합니다.
강철 체력이 필수적이지 않나요? 철인 3종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 낮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영, 사이클, 마라톤. 이 세 종목 모두 이미 생활체육으로 저변에 펼쳐져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시작할 수 있거든요. 약간의 훈련만 거치면 바로 동호인의 자격으로 대회에 출전할 수 있고 난이도별로 단계적으로 시작한다면 즐겁게 도전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겁을 먹는 이유는 프로 선수가 출전하는 큰 대회나 더 길고 험한 루트로 짜여진 철인 3종 경기에 익숙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대회 우승 또는 불가능할 법한 레이스를 목표로 하는 이야기가 가장 크게 각인되기 마련이니까요. 그것을 향한 훈련 과정은 정말 고되거든요.
엘리트 선수의 고된 훈련이 궁금합니다. 매일 아침 8시에 훈련을 시작해요. 오전에는 메인 훈련으로 사이클과 러닝을 하는데 인터벌 트레이닝, 빌드업 등 프로그램은 그때그때 다릅니다. 오후에는 근력 훈련이 이어지는데 개인별로 부족한 부위에 집중해요. 그리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두 시간의 수영을 마치면 일과가 끝납니다. 일요일을 제외한 일반적인 스케줄이에요. 지루하게 들릴 수 있지만 현재 소속팀 동료들이 모두 또래라 게임처럼 경쟁도 하고 한강에서 놀 듯 수영도 하면서 즐겁게 훈련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남자 선수 모두 국가대표로 선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서로 어떤 사이인가요? 총 3명인데 팀 주장인 김완혁 선수와 조재현 선수 그리고 저 박광준까지 팀워크가 정말 좋습니다. 재현이는 저와 동갑이고 오랜 시간 함께 운동했는데 2019년에 사비를 털어 프랑스로 함께 운동 유학도 다녀왔을 정도이니까요. 선의의 경쟁도 하죠. 하지만 경쟁을 할 수 있는 팀 동료가 있다는 건 선수로서 큰 행운이에요. 김완혁 선수, 조재현 선수 그리고 제가 국가대표가 된 것도 팀에서 이루어진 건강한 경쟁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해외로 개인 훈련 갔을 때의 이야기를 더 해줄 수 있을까요? 2019년이었는데 당시 약간 슬럼프가 왔던 시기였어요. 우연히 프랑스의 고산지대에서 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바로 출국했습니다. 45일 정도 머물렀는데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훈련에 집중한 시기였던 것 같아요. 밥 먹고 잠자는 시간조차도 아까웠을 정도로 진심으로 운동에 미쳐 있었습니다.
슬럼프를 극복했나요? 훈련에 집중하면서 느낀 게 있어요.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하자. 지나간 과거나 오지 않는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나를 이기자”라고요. 그 후 경기 직전에는 모든 마음을 비워요. 그리고 계속 대뇌이죠.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현재 시즌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대회전이나 대회 중의 훈련 루틴은 어떤가요? ‘테이퍼링Tapering’이라고 부르는데 중요한 시합이 이어지는 중에는 팀 전체가 훈련량을 점차적으로 줄이면서 컨디션을 조절해요. 그래야 부상도 예방하고 경기력을 올릴 수 있죠. 종목 비시즌인 겨울에 고강도 하드 트레이닝에 집중하는데 러닝은 2시간 반, 사이클은 기본 120~150km에서 최대 230km의 장거리 훈련을 이어가고 근력 강화 훈련도 실시해요. TMI 하나 말하자면 저는 사이클과 마라톤 훈련을 가장 좋아합니다.
사이클과 마라톤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사이클과 마라톤 모두 지상 종목인데 아무래도 모두 중력의 지배를 받는 운동이기 때문에 몸이 얇고 가벼울수록 유리해요. 그 면에서 제 신체가 안성맞춤인 것 같아 약간의 자신감이 있습니다. 엉덩이 힘도 강하고요. 하하하.
자신감을 바탕으로 최근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일까요? 국내 철인 3종 레전드였던 허민호 선수와 현재 우리나라 1위인 김지환 선수를 뒤이을 재목으로 뜨겁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20대 초반부터 기량이 올라오더니 이제 조금 자랑할 만한 성적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사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엘리트 선수로 훈련하며 꾸준히 운동을 해왔는데 그 성실함이 이제 빛을 보는 것 같아 정말 기뻐요. 심지어 제가 존경하는 선배들 뒤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감격스러울 뿐입니다. 덕분에 오늘 이런 인터뷰 자리도 존재하는 것 같아 앞으로도 게으름이나 소홀함 없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열정을 담아 오늘 야간 훈련에 참여하는 건 어떨까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서울시청팀은 공식 야간 훈련이 없고 자율 선택이에요. 하루 훈련 중 부족한 점이 보였거나 마음에 안 드는 지점을 그 시간에 보충하는 거죠. 보통 저는 다음날 훈련을 위해 저녁에 리커버리 시간을 길게 갖는 편이에요. 그것도 전체 훈련의 일부라고 생각해서 장비에도 꽤 공을 들입니다. 마사지건이나 다리 찜질 기구도 개인적으로 구비해서 열심히 사용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니까요.
개인 시간에는 무엇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쉬는 일요일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내려요. 제가 드립 커피를 정말 좋아해서 원두랑 핸드 드립용 도구를 모두 장만했거든요. 직접 내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책을 읽습니다. 못 믿으시겠죠? 그런데 정말이에요. 소속된 서울시청 훈련장 안에도 구비된 책이 많고 안경훈 감독님께서 직접 추천도 해주세요. 가끔 팀 동료들과 토론 시간도 갖는데 신기한 건 모두 그 시간을 좋아한다는 것이에요. 훈련이 힘들어서 그런가. 최대한 정적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수영, 사이클, 마라톤 외 좋아하는 다른 운동이 있나요? 없는 것 같아요. 이상하죠? 운동이 좋아서 체육 중학교, 체육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운 좋게 바로 실업팀에 들어갔어요. 이어 국가대표까지 되었는데 평소 쉴 때도 답답하면 달리거나 사이클을 타러 나가요. 그리고 거리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습니다. 동호인이라고 해도 머지않아 저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처음 철인 3종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와 같은 선상인가요? 맞아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했지만 주목받을 정도로 잘하는 선수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올라갔기 때문에 지금 레전드라고 불리는 선배들과 함께 포디움에 설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희망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나도 박광준처럼 할 수 있다고 모든 사람이 생각할 수 있도록.
박광준에게 철인 3종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다시 태어나도 철인 3종 경기 선수가 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철인 3종은 나라는 존재를 증명해주는 것입니다. 꼭 기억해주세요. 서울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국가대표 박광준을.

Mini Interview
서울특별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안경훈 감독

서울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의 장점은? 최첨단 실내 훈련 시설을 바탕으로 선수 개인 기량을 매일 데이터로 만들고 분석한다. 끈끈한 브랜드 스폰서십을 통해 최고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편안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특별한 지도 철학이 있을까? 감독을 포함한 모든 선수가 소통하는 것이다.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며 원팀One Team이 되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갔을 때 비로소 효율적인 훈련과 높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고 싶은 모두에게 한 마디! 3대 유산소 운동인 수영, 자전거, 달리기를 합쳐 놓은 것이 바로 철인 3종 경기이다. 돌이켜보면 이미 생활 속에서 철인 3종을 실천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겁먹지 말고 지금 도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