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UTMB 월드 시리즈 아시아 이벤트의 첫번째 대회가 태국과 말레이시아 국경 도시인 베통에서 열렸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UTMB 월드 시리즈 이벤트는 총 4개로 지난 2월에 열린 태국 어메이진 정글 트레일 대회를 시작으로 4월 중국 닝하이 울트라 트레일 대회, 10월 한국의 트랜스 제주, 그리고 마지막으로 11월, 홍콩트랜스 란타우 대회로 마무리된다. 12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개최되는 도이 인타논 대회는 UTMB 월드 시리즈 메이저 대회로 더블 스톤을 주는 대회로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낯선 도시 태국 베통에서 펼쳐진 ‘어메이진 정글 트레일 레이스’에 <맨즈헬스> 편집장이 직접 다녀왔다.
Editor 정혜욱(bywook@makernism.co.kr) Photograph Amazean Jungle Thailand by UTMB (amazean.utmb.world) Cooperation 호카코리아

태국 남쪽, 말레이지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도시 베통은 ‘정글’이라는 단어가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다. 베통에 도착해 아침 조깅으로 만난 ‘안개의 바다(Sea of Mist)’는 놀라운 풍경으로 러너들을 반겨준다. 마을 전체를 뒤덮은, 끝없이 펼쳐진 안개의 물결을 보고 있으면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많은 곳을 다녀보았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이 곳에 올라 한동안 발걸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태초에 세상이 창조된 공간, 아니면 공룡이 뛰놀던 중생대의 풍경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

어메이징 정글 타일랜드Amazean Jungle Thailand
베통 트레일 대회의 공식 명칭은 ‘Amazean Jungle Thailand’이다. 어메이진Amazean의 뜻을 물어보니 아마존Amazon 과 아세안Asean 의 합성어라고 한다. 즉 동남아시아에서 만날 수 있는 아마존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러너들은 울창한 열대 우림과 정글 산책로의 다채로운 코스를 경험하게 되는데 실제로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밀림, 울창한 자작나무 숲, 진흙으로 덮힌 강 등을 건너야 했다. 나는 가장 짧은 베통 10K 경기에 참여했는데 그 짧은 구간에서도 때묻지 않은 밀림과 정글의 생생한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100K 경기에 참여한 선수 대부분은 야생 동물과 마주했으며 야생 동물 울음 소리가 가장 무서웠다는 리뷰도 많이 남겼다. 베통 정글 트레일 by UTMB 대회는 2023년 태국에서 열리는 2개의 UTMB 월드시리즈 이벤트 중 하나로 주자들은 UTMB 월드시리즈 파이널 추첨에서 사용할 런닝스톤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한 100마일, 100킬로미터, 50킬로미터 카테고리의 남녀 상위 3명은 월드시리즈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정글의 챔피언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긴 코스인 100마일(160KM) 레이스에서 네팔의 프로 트레일 러닝 선수 상게 셰르파Sange Sherpa와 중국의 웬페이 셰Wenfei Xie 선수가 UTB 2023년 Amazen Jungle Thailand 대회 최초의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첫 번째 베통 100마일 챔피언이 된, 카일라스 팀의 상게 셰르파는 시작부터 자신감 있는 속도로 출발해 25시간 03분 28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의 팀 동료인 중국의 샤오린은 26시간 5분 36초로 1시간 늦게 들어와 2위를 차지했다. 전사의 포스를 자랑하는 중국 여성 러너 웨페이 셰는 다른 여성 주자들보다 몇 시간 앞서 경기를 진행했고 마침내 29시간 12분 57초로 여자 경주에서 우승했다. 전체로는 3위를 차지했다.
누적고도 8,000m 이상의 코스를 마친 상게 선수는 “매우 힘들고 도전적인 경주였지만 매우 즐겼다. 이런 거대한 나무를 본 적이 없고 코끼리 발자국을 본 것 같다. 정말 놀랍고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 라며 레이스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카일러스팀의 선수인 샤오린은 “정말 정글이었다. 나는 많은 야생 동물들을 만났지만 그들은 사람을 해치지 않았다. 헤드램프를 켜자 모두 도망갔다. 아마 그들도 우리 때문에 놀란 것 같다. 이 정글은 매우 원초적이며 풍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코스는 도전적이고 힘들었다. 특히 첫 번째 70K까지가 매우 힘들었다.” 전체 3위를 차지한 원페이 쉐는 “너무 더웠다. 나는 기본적으로 더운 날씨를 두려워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예외였다. 코스는 매우 도전적이었다. 등반도 많았고 너무 가파랐다. 하지만 내년에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라고 말했다. 태국 푸켓에서온 60세의 소못 푸앙짓Somyot Puangjit은 31시간 01분 18초로 4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여자 선수 롱롱 첸Rongrong Chen은 31시간 01초 54초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여자 2위에 올랐다.







베통 100K 경주에서는 리투아니아의 게디미누스 그리니우스Gediminus Grinius 선수가 13시간 53분 40초로 우승했다. 2위는 일본의 기타무라 히사시Hisashi Kitamura가 15시간 07분 53초로 3위 프랑스의 발렌틴 오렌지 Valentin Orange 선수보다 26분 앞섰다. 여자부에서는 재능 있는 네팔 선수 아니타 라이Anita Rai가 17분 29초 32로 여성 최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종합 4위에 올랐다. 2위는 한국의 팀호카 김진희Jinhee Kim 선수가 20시간 31분 22초로 결승 테이프를 끊었고 3위는 체코 테일윈드팀의 히엔 트란Hien Tran 선수가 22시간 02분 14초의 기록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베통 50K 레이스에서는 베트남의 트레일 러너인 뇽 트롱 도 Nhon Trong Do 선수가 결승선 마지막 9km까지 선두를 달리는 맹렬한 속도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다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그는 세 번째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07시간 06분 36초). 한편 이번 대회에 출전한 유일한 페루인인 안드레스 올리베라 Andres Olivera는 처음부터 끝까지 2위를 차지해 06시간 45분 16초로 경기를 마쳤다. 폴란드 출신의 레스니아크 미할라Lesniak Michal 선수는 안정적인 속도로 레이스를 운영하며 06시간 37분 08초 기록으로 50K 경기의 챔피언이 되었다. 여자부에서는 영국의 실력파 육상 선수 믹 조Meek Jo가 미국의 2위 다니엘 페리Danielle Perry보다 110분 앞선 07시간 14분 10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3위는 태국의 대표적인 여성 선수 락차녹 수탐마잔Rakchanok Sutammajarn으로 09시간 13분 36초를 기록했다.



부문별 경기 결과
Results | Over all | Women |
Betong 160 | Sange Sherpa 25:03:28 | Wenfei Xie 29:12:57 |
Xiao Lin 26:05:36 | Chen Rongrong 31:01:54 | |
Wenfei Xie 29:12:57 | Siok Har Lim 35:41:28 | |
Betong 100 | Geiminus Grinus 13:53:40 | Anita Rai 17:29:32 |
Hisashi Kitamura 15:07:00 | Jinhee Kim 20:31:22 | |
Valentin Orange 15:33:53 | Hien Tran 22:02:14 | |
Betong 50 | Michal Lesniak 06:37:08 | Jo Meek 07:14:10 |
Andres Olivera 06:45:16 | Danielle Perry 09:05:11 | |
Nhon Trong Do 07:06:36 | Rakchanok Sutammajarn 09:13: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