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시간 31분 22초의 사투

2023 태국 베통 정글 트레일 by UTMB 100K 여자 2등, 김진희 선수 인터뷰

긴 여정 끝에 늦은밤 태국 최남단 도시 베통의 한 호텔에 도착했다. 내 방 번호는 915호이고 이미 체크인이 되어 있다는 말을 프런트에서 들었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룸메이트가 있다는 것을 호텔에 도착해 알게 되었다. 방문을 두드리자마자 문이 활짝 열렸다. 가냘픈 몸에 노란 머리를 길게 내린, 얼굴이 작고 예쁜 여자가 나를 향해 웃는다. ‘선수가 이렇게 예쁠 일이야?’ 순간 생각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 두 개가 놓인 방 안에서 김진희 선수는 먼저 도착해 짐을 풀고 있었다. 늦게 올 룸메이트를 위해 창가 자리를 비워두고 구석진 자리에 짐을 한 가득 쌓아두었다. 100K 레이스에 출전하기 위한 장비들은 정말 많아 보였다. 배도 고프고 선수가 불편할까 봐 잠시 호텔을 나와 거리를 구경하면서 늦은 저녁을 먹고 호텔로 다시 들어갔다. 그렇게 5박 6일간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같이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며 우리는 조금씩 친해졌다. 김진희 선수는 마음이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았고 자신을 내세우거나 자랑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실력이 얼마나 출중하고 얼마나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인지 처음에는 잘 몰랐다. 하지만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장비 관리는 물론 식사 관리과 몸 관리 등 대회를 위한 컨디션 관리에 진심을 다하는 모습을 옆에서 볼 수 있었다. 말로는 완주가 목표라고 했지만, 그 완주를 그녀 스타일대로 잘 끝내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100K 대회가 진행된 2월 18일은 기온이 40도에 육박할 정도로 덥고 습했다.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지열이 느껴질 정도였다. 선수들이 출발한 뒤에 라이브 트래킹을 계속 확인했다. 오후가 되자 엘리트 선수들의 중도 포기 소식이 속속 들렸다. 지도상에서 그녀는 천천히, 하지만 쉼없이 움직였다. 날은 점점 어두워졌다. 늦어도 자정에는 들어올 줄 알았는데 새벽 1시가 넘어서도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초초하게 기다리고 있을 무렵, 지치고 초췌한 모습으로 그녀가 골인 지점을 향해 뛰어왔다. 새벽에 출발할 때 보다 절반은 야윈 모습이었다. 20시간 31분 22초의 사투.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얼굴에서 그 시간 만큼의 고통이 느껴졌다. 목표했던 시간보다는 훨씬 더 걸렸지만 그녀는 100K 여자 2등으로 경기를 마쳤다. 기쁜 소식에도 진희 선수는 덤덤해했다. “돌아갈 길이 없어서 포기를 못했어요. 그리고 짐승 소리가 무서웠어요.” 귀여운 완주 소감을 남기고 씻으러 들어간 자리에는 진흙 범벅이 된 신발과 옷가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힘든 레이스를 무사히 마친, 작은 거인 김진희 선수에게 궁금한 것이 많아졌다.

Editor 정혜욱 Photograph Amazean Jungle Thailand by UTMB (amazean.utmb.world) Cooperation 호카코리아

100K 레이스 출발 전, 김진희 선수

100K 레이스 2등을 축하한다. 레이스에 만족하는가? 기대하지 못했던 결과라 아주 만족스럽다. 사실 1위를 한 네팔 선수와는 3시간이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기록적인 면에서는 한참을 뒤진 성적이지만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 스스로가 기특하다. 트레일 러닝 대회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대회의 출발점에 서는 것과 최선을 다해 달리는 것은 나의 의지이지만, 좋은 성적은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위기의 순간이 많았지만 꾹꾹 참아가며 달리는 모습이 기특해서 하늘이 함께 해 준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이었나? 물 마시는 게 가장 힘들었다. 대회당일 날씨가 너무 더워서 물을 정말 많이 마셨는데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을 초과한 것 같다. 대회 초반에는 더위 때문에 힘들었는데, 후반에는 물 때문에 속이 뒤틀려서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폭염 속에서 완주하려면 물을 안 마실 수가 없었다. 울렁거리는 속에 다시 물을 채우는 것이 정말 고욕이었다.

완주자보다 포기한 사람이 많은 대회였다. 포기하지 않은 원동력은?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의 다짐, 그리고 결승선에서 기다리고 있을 친구들이 원동력이었던 거 같다. 태국의 더위가 무서워 대회 참가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고, 대회에 참가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천천히 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잘 알려 주고 싶은 의무감도 있었다. 끝까지 가겠다는 건 자신과의 약속이었고, 그 약속을 지키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그리고 고비가 올 때마다 한국에서 함께 간 고민철 선수와 정혜욱 편집장님, 예슬이와 본비가 떠올라 마음이 울컥해지고 힘이 났다. 대회전부터 많은 의지가 되었었는데 결승선에 멋지게 들어가는 모습으로 그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어메이진 정글 트레일이 어떤 대회인지 누가 묻는다면? 대회 이름 그대도 ‘어메이진’ 하다고 대답할 거 같다. ‘Amazean’은 프랑스어로 ‘놀라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인데, 대회가 열리는 시기의 뜨거운 날씨도 놀랍고, 날 것 그대로의 코스도 놀라웠다. ‘야생의 참맛을 느껴보고 싶은 선수라면 주저 없이 참가하라’고 말하고 싶다. 대회 코스가 대회 3일 전 급작스럽게 변경되었고, 홈페이지에 올라온 GPX 지도가 맞지 않는 구간이 있어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올해가 정식대회로는 처음이라고 하니 이 부분은 충분히 개선될 거라고 생각한다. 태국의 거친 야생에서 극한의 힘듦을 경험할 수 있는 대회, 태국 사람들의 상냥함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대회라고 소개하고 싶다.

풀타임 러너인가? 김진희 선수가 궁금하다. 아니다.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달리기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산 달리기를 좋아하는 부산 러너이다.

이번 대회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AMAZEAN JUNGLE THAILAND 대회는 UTMB 월드 시리즈 중 하나인데 올해 우리나라 최초로 UTMB 월드 시리즈에 이름을 올린 트랜스 제주 대회에서 작년에 우승을 한 덕분에 초청선수로 초대를 받아서 참여하게 되었다. 트랜스 제주의 안병식 디렉터님께서 작년 남녀 우승자를 초청 선수로 추천해 주셨다. 사실 처음에는 참가를 망설였다. 작년 12월 치앙마이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했는데 그때 태국 더위의 매운맛을 혹독하게 경험해서 두렵기도 했고, 연락을 받았을 때는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장거리 대회를 준비하기에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했다. 고민이 되긴 했지만 해외 선수들이 많이 오는 대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고, 아직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대회를 한국 소개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 참가하게 되었다. 정글 트레일이라고 해서 코스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다.

대회 홈페이지에 ‘매우 습하고 덥다’라고 쓰여 있다. 특별히 훈련이나 대비한 것이 있나? 한국은 추운 겨울이라 더위 대비를 위해 특별히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사우나에서 버티기라도 해 볼까 생각했는데, 그건 건강에 좋지 않을 거 같아서 하지 않았다. 평소 산 달리기를 하다가 더우면 바로 겉옷을 벗었는데 대회 참가가 결정되고 난 이후에는 더워도 겉옷을 벗지 않고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아보는 정도로 훈련했다.

이번 대회의 목표와 대회에서 얻어가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나? 해외 트레일 러닝 대회 경험이 한 번밖에 없고 100K 울트라 대회도 이번이 세 번째라 아직은 경험이 부족한 선수다. 장거리 트레일 러닝 대회는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회 운영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상위 랭킹에 이름을 올리기에는 힘들 수도 있겠지만 초청선수라는 이름을 달고 참가하는 첫 해외 대회이다 보니 여성 TOP10안에는 들어보자고 목표를 잡았다. 하지만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는 걸 이미 알고 있었고, 태국의 더운 날씨에 적응하지 못해 기대만큼의 성적을 못 낼 수도 있을 테니 그래도 실망하지 말고 최선을 다한 완주에 의의를 두겠다고 생각했다.

대회 신발로 호카 텍톤X를 선택했다. 선택 이유와 텍톤 X의 장점은? 대회 신발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벼움과 접지력, 그리고 변함없는 쿠션감이다. 실제로 무게가 적게 나가는 신발이어도 주법과 맞지 않아 무겁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서 신발의 객관적인 스펙만으로는 선택하지 않는다. 직접 신고 뛰었을 때 가볍게 느껴지는 신발을 선호하는데 내겐 텍톤X가 그런 모델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번 대회 코스가 진흙 구간, 가파른 경사 구간이 많아서 무엇보다 바닥 접지력이 중요했는데 텍톤X의 아웃솔이 다채로운 구간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실제 경기에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대회에서 항상 넘어지곤 했는데 이번 대회의 경우 가파른 진흙 구간에서 살짝 미끄러진 거 말고는 큰 부상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

평소 훈련법이 궁금하다. 보통 주 4일, 많으면 주 5일 달리기를 한다. 평일에는 퇴근 후에 아시아드 보조경기장 트랙이나 집 근처 시민공원에서 8~10km 정도 조깅을 하고 주말에는 15~20km 정도 로드 장거리를 뛰거나, 주변 산에서 트레일 러닝 또는 등산을 한다. 장거리 다음날은 완전히 쉰다. 부산에는 산이 많은데 주로 찾는 곳은 백양산과 황령산이고 장산, 윤산, 승학산, 금정산도 종종 찾는다.

훈련 용도에 따라 신발을 어떻게 고르면 좋을까? 강도 높은 포인트 훈련보다는 주로 조깅 위주의 훈련을 하기 때문에 평소 훈련 시에는 조깅화 위주로 신는다. 조깅화 중에서도 처음 신었을 때 느낌이 좋았던 조깅화를 주로 신는데, 신발은 적응하면 된다고 하는 사람도 많지만 처음 신었을 때 불편한 느낌이 드는 신발은 항상 탈이 나서 첫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남들이 좋다는 비싸고 좋은 신발보다 장시간을 신고 달려도 발에 부담이 없는, 본인에게 편한 신발을 신고 달리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

텍톤X, 클리프톤 9, 오라 리커버리 슬라이드를 챙겨 왔다. 텍톤X는 가볍고 접지력이 좋아서 테크니컬 한 이번 대회 지형에 아주 적합했다. 푹신한 쿠션감은 아니지만 쫀쫀한 쿠션감이 장시간을 달려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어서 장거리 대회에서 발의 피로도를 확실히 줄여주었다. 클리프톤 시리즈는 호카의 베스트셀러 중의 하나로 벌써 9번째 시리즈라 신발에 담긴 기술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이번 클리프톤 9은 디자인과 색감도 예뻐서 일상화로도 조깅화로도 매우 좋다. 대회에 필요한 짐이 너무 많아서 오라 리커버리 슬라이드를 챙길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 챙겼으면 큰일 날 뻔 한, 정말 효자템이다. 맥시멈 쿠셔닝이라 장거리 달리기 후에 피로해진 다리를 빠르게 회복시켜 주어 대회 이후 일정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었다.

호카의 로켓 X2 러닝화는 어떤가? 먼저 신어본 느낌이 궁금하다. 한 마디로 ‘어메이징 로켓 X2!’ 처음 발을 넣는 순간 감탄했다. 발에 착 감기는 느낌이 지금까지 신어 본 로드화 중 최고였다. 표현력이 부족해 대단한 신발을 대단하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운데, 스피드 훈련용이나 대회용으로 너무 좋을 거 같아서 기록향상을 꿈꾸는 많은 러너들이 꼭 신어봤으면 좋겠다.

올해 UTMB 대회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오는 9월,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리는 UTMB CCC 코스와 10월에 국내 최초 UTMB 월드시리즈에 이름을 올린 TRANS JEJU by UTMB에 참가 예정이다. UTMB 대회의 경우 트레일러닝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꿈꿔왔던 대회이고, 이렇게 빨리 참가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너무 감격스럽다. 귀하게 얻은 소중한 기회이니만큼 남은 기간 동안 준비를 잘해서 즐겁게 완주하고 싶다. 그리고 2023년 올 한 해 동안 UTMB와 TRANS JEJU 이외의 UTMB월드시리즈 대회에 참가해서 다양한 지형에 대한 경험을 쌓으면서 울트라러너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다.

달리기를 아주 못하는 사람이었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학창 시절 운동회에서 키순서대로 5명씩 달리면 겨우 3등을 했고, 체력장에서 운동장 한 바퀴도 겨우 뛰었다. 달리기와는 전혀 인연이 없었고, 할 생각도 없던 운동인데 입사한 후 점심을 사주겠다는 말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사내 달리기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해 봄, 경주 벚꽃 마라톤에 단체로 참가하면서 달리기 인생이 시작되었다. 회사 동호회 분들과 상반기에 한 번, 하반기에 한 번 일 년에 두 번 의무적으로 10km 대회에 참가했는데,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다가 10km를 달리니 너무 힘들어 대회에 한 번 다녀오면 1~2주는 앓아누웠다. 어차피 달려야 한다면 준비해 뛰어보자는 생각에,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달리는 크루를 찾아 가입했고, 거기서 만난 친구 덕분에 트레일 러닝도 알게 되었다. 달리기를 하기 전부터 등산은 상당히 좋아해서 혼자서 한라산도 다녀오고 지리산 종주도 가곤 했는데, 좋아하는 산에서, 이제 막 재미를 붙인 달리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푹신한 흙을 밟고 시원한 산바람을 느낄 수 있는 산속에서의 달리기가 참 좋았던 거 같다.

가장 좋아하는 트레일 훈련 장소는 어디인가? 백양산을 제일 좋아한다. 집에서 가까워 걸어서 갈 수 있고 코스가 다양해 컨디션에 따라 훈련 거리를 조절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등산객들이 많아 안전하다.

트레일 러닝 선수로서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트레일 러닝을 통해 자연에서 즐거움을 얻고 있으니 고마운 마음을 자연에게 보답하고 싶다. 그래서 달리기를 통해 환경문제에 대해 알리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관심 없던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작은 행동이라도 함께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뜻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환경문제를 이슈화시키고, 환경보호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산을 달리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트레일 러닝 선수로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는 대회를 만드는 것이다. 선수들이 축제처럼 참여할 수 있는 멋진 대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트레일 러닝 꿈나무들을 후원하고 키워낼 수 있는 단체도 만들고 싶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없지만 많은 대회에서 경험을 쌓고, 많은 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림이 그려질 거라 생각한다.

닮고 싶은 선수가 있는가? 심재덕 선배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선배님의 도전하는 모습이 멋지고, 출중하신 실력에도 항상 겸손하고 따뜻하게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열정, 겸손, 포용’. 닮아가고 싶은 모습이다.

트레일 러닝 입문자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어떻게 하면 잘 뛸 수 있어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내 경우 잘 뛰기 위해 애쓰기보다, 즐거워서 달렸더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처음부터 기록에 연연하지 말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숲 속 여행을 즐긴다는 기분으로 가볍고 재밌게 시작했으면 좋겠다. 달리는 순간을 즐기다 보면 실력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장거리를 오래 달릴 수 있는 팁이 있나? 장거리를 오래 달릴 수 있는 방법은 꾸준한 훈련, 그리고 함께 훈련하는 동료인 거 같다. 처음부터 동호회에서 취미로 달리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함께 달리는 것에 익숙하다. 대회가 아니고서는 혼자 장거리를 뛰는 경우가 없는데 친구들과 함께 했던 장거리 훈련들이 대회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대회 때는 혼자 달리지만, 함께 훈련하던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그 친구들도 이 주로 위 어딘가에서 함께 뛰고 있다고 생각하면 혼자가 아닌 기분이 들고 힘이 난다.

내 인생에서 트레일 러닝이란? ‘선물’이다. 트레일 러닝을 시작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함께 즐거운 달리기 여행을 하고 있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면서 삶이 풍요로워지고 있다. 이번처럼 해외대회에 초청선수로 초대받는 기회까지 얻게 되었고 말이다. 예쁜 포장지 안에 담긴 설레는 어떤 것- 그 안에 담긴 것이 무엇이 되었든 기분 좋은 것- 트레일 러닝은 그런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