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찬, 새로운 도전의 시간

Ready Player One

곧 있을 그룹 빅톤의 컴백, 그리고 새로운 드라마 촬영 준비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 최병찬이 아침 일찍부터 〈맨즈헬스〉를 만났다. 어제부터 곡기를 끊었다는 그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바쁜 스케줄 틈에서도 촬영을 위해 덤벨을 놓지 않았다는 그에게 힘들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활짝 웃더니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야죠!”라고 답했다. 놀라웠던 것은 힘없는 모습과는 달리 촬영이 시작되면 그 순간 자체에 몰입하고 즐거워하며 웃는 모습이었다. 포토그래퍼의 모니터에 뜬 자신을 보며 “웃는 얼굴이 제일 좋아요. 제 미소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더라고요”라며 쏟아지는 햇살처럼 환하게 웃었다.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빅톤 최병찬은 2016년 뜨겁게 나타난 아이돌 중 한 명으로 6년이 지난 지금은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로 영역을 확장해 꾸준한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JTBC 드라마 〈라이브온〉에서는 그 나이대의 청춘을 안정적으로 보여주었고, 최근 KBS2 드라마 〈연모〉로 사극에 도전해 순탄한 연기를 선보였다. “지금 이 나이의 최병찬이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것이 연기든 노래든 운동이든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다면 저는 언제나 주저 없이 도전할 겁니다.”

〈맨즈헬스〉 인스타그램에 2월호 표지 모델이 되었다는 포스팅을 올리니까 ‘애기뱃살’이라는 코멘트가 많더라. 애기뱃살에서 탈피해보고자 복근 운동을 죽을 듯이 했다. 단기간에 식스팩이 나오기가 매우 어려운데 그래도 최대한 노력했다.
마음에 드나? 오늘 촬영은 어땠나? 만족한다. 솔직히 부족하고 아쉬운 면이 많지만 〈맨즈헬스〉 촬영이 더 열심히 운동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복근 외에 특별히 신경쓴 부위가 있나? 팔이 굉장히 좋아 보였다. 어떻게 알았나. 팔과 복근이다. 아무래도 단시간에 빨리 근육을 키울 수 있는 곳이 삼두와 이두라고 생각했다. 모든 운동 루틴에 팔 운동을 마무리로 넣었다. 거의 매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운동했나? 근력 운동은 1시간 30분~2시간, 유산소 운동은 30분~1시간 정도 했다. 합쳐서 거의 3시간씩 했을 것이다. 어깨와 등, 전신 위주로 운동했고 이두, 삼두, 복근 운동, 유산소 운동은 매일 했다. 특히 복근 운동은 매일 200~500개 정도 했다.
듣기로 바나나와 닭가슴살만 먹었다던데. 벌크업할 때의 식단과 다이어트 식단이 좀 다르다. 몸의 사이즈를 키워야 할 때에는 탄수화물 400g, 닭가슴살 2~3팩을 하루 세 번 먹었다. 이번 촬영은 체지방을 감량해야 했기 때문에 바나나 1개와 닭가슴살 2팩을 하루에 3~4끼 섭취했다. 지난 〈연모〉 촬영 때도 같은 방식으로 먹었다. 아마 〈연모〉 촬영하기 전보다 10~12kg 빠졌을 것이다.
운동은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했나? 팬들은 2019년에 발매한 5번째 미니 앨범 〈Nostalgia〉부터라고 이야기한다. 그때는 간단한 홈트레이닝과 맨몸 운동 위주로 운동했다. 제대로 운동한 것은 이번 드라마 〈연모〉에 캐스팅되면서부터이다. 사전에 노출신이 있다는 고지를 받았다. 운동과 식단을 정말 열심히 했다.
생애 처음 몸을 제대로 만들었을 텐데 기분이 어땠나? 식단이 제일 힘들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먹지 못해 성격이 매우 예민해졌다. 정말 사소한 음식이라도 먹고 싶은데 몸 관리 때문에 먹으면 안 되니까 오히려 자꾸만 생각나고 눈에 아른거렸다.
그 사소한 음식은? 잔치국수와 김치.

〈연모〉 촬영은 어땠나? 드라마 〈라이브온〉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대사가 많지 않아서 안심했다. 하지만 그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호위무사 김가온은 말 대신 눈빛으로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한다. 처음에는 불가능하고 어렵다고 생각했다. 고민을 많이 해보다가 억지로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보는 사람이 더 어색할 것 같더라. 그래서 내가 남을 쳐다볼 때 어떤 눈빛인지를 관찰했다. 그리고 거울을 보면서 내가 기쁠 때와 슬플 때, 화날 때 어떤 표정이 나오는지를 살펴 그것을 연기에 응용했다.
현역 배우들도 기피하는 장르가 사극이다.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의상부터 행동, 말투 모든 것이 현대물과 다르다. 초반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여름에 옷차림을 항상 갖추고 있어야 해서 매우 더웠다. 걸음걸이도 품위가 있어야 했다. 또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조선시대의 어투를 사용해야만 했다. 익숙해지는 데 꽤 많은 시간과 공이 들었다. 중반이 넘어가니까 조금은 수월해지더라.
〈연모〉를 하이틴 사극 로맨스라고도 한다. 유독 또래 배우들이 많았는데. 로운이 형, 윤수 등과 함께 밥 먹고 이야기할 때 너무 재미있었다. 아직도 그때만 기억하면 생생하다. 신이 겹치지 않아서 대면할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나이 또래가 비슷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금방 친해졌던 것 같다. 촬영 기간도 7~8개월 정도로 제법 길어서 정이 많이 들었다.
방영 초기에 호위무사 김가온이 무뚝뚝해서 낯설었다고 했다. 촬영을 마친 지금은 어떤가? 마지막 방송 후 며칠 동안은 실감나지 않았다. 촬영 기간은 굉장히 길었는데 방영 기간이 짧아서 그런지 시원섭섭했고 한편으로는 좀 쓸쓸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평생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연모〉에 나온 본인 모습을 보면 어떤가? 민망하다. 사실 연기할 때나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른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보는 것이 아직도 어색하다. 데뷔 초에는 부끄러워서 못 보다가 나중에는 모니터링을 해야 하니까 참고 봤다. 보면 내가 왜 저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얼른 넘겨버린다. 시간이 지나고 연차가 쌓여도 텔레비전 속 내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마음이 편치 않다.
언제쯤 마음 편히 볼 수 있을까? 모르겠다. 아마 없지 않을까.

원래 배우가 꿈이었나? 예전부터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했다. 드라마 보면서 내가 만약에 저 상황이었다면, 저 캐릭터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다. 혼자 중얼거리며 연기 연습을 하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드라마 제의가 왔는데 감독님이 드라마 속 캐릭터와 나와 잘 맞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다.
연기는 잠시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다. 연기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면? 작품 속 캐릭터를 연구할 때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말을 하며 어떤 표정을 짓는지 등을 파악한 뒤에 캐릭터에 접목시킨다. 그러다 보니 나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런 모습들은 고쳐야겠구나, 저런 모습들은 더 발전시켜야겠구나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한다. 그러면서 한층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아이돌의 연기에 대한 잣대가 유독 엄격하다. 처음부터 무엇이든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편하게 마음먹고 연기 연습을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했다. 처음 대본을 받아들었을 때 솔직히 어색하고 무서웠다. 하지만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나하나씩 내 한계에 도전하다 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아이돌 활동이 연기에 도움된 점이 있다면? 역할이 무사이다 보니 몸을 쓰는 장면이 많았다. 무술이 춤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서 어떻게 하면 멋있고 실감나게 보일지 알겠더라. 동작들도 금방 외워서 촬영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세 번째 작품으로 SBS 드라마 〈사내맞선〉을 준비 중이다. 조금은 익숙해졌을까? 아직은 어려운데 그래도 처음보다 심적 부담이 덜하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기대는 물론 응원이 많이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서 꼭 해보고 싶은 연기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해보고 싶다. 굳이 주연이 아니어도 된다. 내 또래의 현실적인 연애를 보여주고 싶다. 학생 연기도 해보고 싶다. 내 또래가 할 수 있는 모습, 고민 등을 표현하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내 모습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감정을 보여주고 싶다.

도전을 즐기는 편인가? 도전이 나의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인지,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인지를 먼저 생각한다.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아무 생각하지 않고 직진한다.
도전해보고 싶은 스포츠가 있나? 종합격투기이다. 아직 한 번도 해보지는 않았는데 보기만 해도 짜릿하다. 유튜브나 SNS에서 하이라이트 영상을 가끔 보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다. 여유가 있다면 꼭 도전해볼 계획이다.

빅톤이 어느덧 데뷔 6년 차를 맞이했다. 많이 성숙해졌고 성장했다. 돌이켜보면 제법 긴 시간을 잘 버텨왔다고 생각한다.
빅톤으로 얻은 것은 무엇인가? 또 다른 가족이자 친구. 그리고 수많은 팬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외유내강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근성과 끈기이며 그것이 장점이기도 하다. 하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다.
근성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나? 〈연모〉 촬영을 준비하면서 체중을 많이 감량해야 했다. 아무래도 체지방을 빼야 근육이 선명해 보이니까. 하지만 촬영이 밀리면서 예상했던 날짜보다 훨씬 늦게 몸을 보여주어야 했다. 거의 6개월 동안을 바나나 1개와 닭가슴살 2팩으로 세 끼를 먹으면서 버텼다. 나중에 인바디를 재보니 체지방이 4%로 나왔다. 함께 운동하던 트레이너가 정말 놀라더라. 촬영이 밀리면 잠깐 쉬었다가 다시 준비할 수도 있었는데, 한번 시작했으니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자는 욕심에 버텼던 것 같다.
당시 어땠나? 힘들었다. 짜증과 우울함, 예민함의 나날들이었다. 별것 아닌 것에 스트레스 받고.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인스타그램을 보니 표정이 굉장히 풍부하다. 가장 좋아하는 표정이 있다면? 웃는 것을 좋아한다. 내 미소를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 좋다.
촬영 현장에서도 웃음이 터졌다. 내 포즈에 따라 나오는 스태프의 리액션이 재미있었다. 정말 즐거운 촬영이었다.
고민은 많은 편인가? 솔직히 고민이 정말 많다. 그중에서도 아이돌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어떻게 나아가고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방향을 정했나? 여러 가지 목표가 있지만 공통점은 이 모습 그대로 변치 않고 보여주는 것이다. 팬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나누고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새해 후 한 달이 지났다. 2022년 바람이 있다면? 정말 소박하다. 건강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든 것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