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이경의 시간

표지 모델 섭외를 할 때마다 주변에서 종종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친구라고,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라고, 그리고 상당히 쾌활하고, 성실하고, 성격 좋은 사람이라고. 드라마에서, 영화에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의 모습이 스쳐갈 때마다 사람들의 파편적인 코멘트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타고난 다재다능의 캐릭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찾아가는 과정? 혹은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 나름의 방편? 점점 이 남자의 진짜 모습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연락했고, 답이 왔다. 2개월만 시간을 달라고. 짧고도 긴 기다림. 마침내 연락이 왔다. 준비가 되었다고. 그를 만났다. 그리고 알았다. 아니 느꼈다. 그래서 이 남자, 이이경의 진짜 캐릭터가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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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

영화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촬영 때 몸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80kg 넘는 몸무게에다 한창 혈기 왕성한 때라 조금만 운동해도 쉽게 벌크업이 되는 시기였다.

이후에는 노출 장면이 있는 역할을 맡은 적이 거의 없었다. 영화 <하녀들>에서 잠깐 노출 장면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운동에 전력을 다한 적은 없다. 따라서 오롯이 몸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맨즈헬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퍼스널 트레이너와 함께했고, 세션을 끝낼 때마다 인바디를 측정하면서 체계적으로 관리했기 때문이다. 운동 세션은 크게 세 부위로 나누어 진행했다.

가슴과 어깨, 등. 힘에 부치면 가슴, 팔, 복근 또는 어깨, 가슴, 팔 등 세부적으로 나누어 운동하는 세션을 적용했다. 운동하는 동안 내 의견이나 생각을 넣지 않았다. 섣불리 더 하려거나 덜 하려 하지 않고, 오로지 트레이너의 조언만을 따랐다.

아무리 오랫동안 운동을 해왔다 하더라도 전문가는 아니니까. 정확히 2개월의 8주. 초반 4주는 여러 스케줄이 있어 운동 세션을 지키는 데 애를 먹었지만, 후반 4주는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닌 오직 <맨즈헬스>를 위한 ‘이이경’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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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절제

한동안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 체중 대비 근육량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근육량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운동했다. 근육량이 늘면서부터는 유산소 운동을 늘려 나갔다.

식단도 철저히 관리했다. 주어진 식단은 한 끼에 닭가슴살 200g, 현미밥 100g을 네 번 먹는 것. 하지만 네 번까지는 먹지 못했다. 평소 많이 먹는 편이지만, 자주 먹는 타입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 번의 식단으로 근육량의 손실 없이 체지방을 줄여야 했기에 후반에는 현미밥 100g을 고구마 100g으로 대체했다.

겉으로는 멀쩡하게 보이지만 사실 척주측만증이 있다. 수술 대신 운동으로 관리해왔던 터라 상대적으로 복근 운동을 무리하게 할 수 없었다. 늘 재활 목적으로 허리 운동을 해왔는데, 외복사근이 발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촬영이 다가올수록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완벽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을 몸이 따라주지 못해서 아쉬움도 컸다. 그래서 하루에 스케줄이 없는 날에는 점심과 저녁 두 번, 그렇지 않은 날에는 한 번 할 때 오랜 시간을 집중해서 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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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피트니스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아니다. 가만히 있기보다는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이번처럼 새로운 도전이라면 기꺼이 즐긴다.

테니스, 스쿼시, 스노보드, 웨이크보드, 스킨스쿠버 다이빙, 볼링, 탁구, 축구 그리고 등산이나 러닝 같은 기본적인 운동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스포츠 종목을 섭렵한 것도 이런 성향 탓이라 생각한다. 종목 선택의 기준은 단순하다.

호기심. 새롭고 흥미로운 게 있으면 일단 시작한다. 실력이 늘면 재미를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매력에 빠진다. 그 한 예가 공수도다. 중학교 때 우연히 친구를 따라갔다가 시작했는데, 태권도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무술이라는 점에 마음을 빼앗겼다.

호기심 반, 흥미 반으로 도장을 다니다 보니 어느새 초단을 따고, 전국 체전까지 나가기에 이르렀다. 성적은 우습게도 2전 2패.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로는 조금 더 거친 극진 공수도로 넘어오게 되었고, 그걸 계기로 주짓수도 경험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많은 스포츠를 배웠고, 여전히 계절마다 시기마다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어느 한 종목을 특별히 잘하는 것은 아니다. 시작하면 스스로 흥미와 재미를 쫓다가도 일정 수준에 오르면 그 이상 매달리지 않는다.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 최고 수준이 될 수는 없다.

큰 욕심 없이 사람들과 어울려 재미와 흥미를 채울 수 있는 수준 정도면 만족하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야구는 조금 아쉽다. 처음에는 지인들의 권유 때문에 역시나 호기심으로 동호회에 가입했다.

그런데 재미를 느끼기도 전에 야구공에 턱을 맞는 바람에 공포심이 생겼다. 아무리 이겨내려 해도 한번 굳어진 생각은 어쩔 수가 없었다. 여전히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고는 있지만 앞으로 야구를 즐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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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

앞서도 밝혔듯 척주측만증 외에도 내 육체에는 약점이 많다. 공수도를 할 때 왼쪽 무릎을 다쳤는데, 그 후유증으로 지금도 무릎을 꿇지 못한다. 스노보드를 타다가 다친 왼팔은 지금도 완전히 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나를 가두지는 못한다. 가끔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나에게 우려의 시선과 조언을 받을 때가 있다. 한때 그런 자신에 대해 스스로 돌아본 적이 있지만, 결국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움직이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수나 작곡가는 노래를 부르고, 악보를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는 과정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 배우는 다르다. 물론 연기를 위한 일종의 커리큘럼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이 배우로 성장하는 데 절대적인 연습이나 공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 생활 속 모든 경험은 연기를 연습하고 배우는 최고의 과정이다.

그중에서도 스포츠는 경험의 주요 현장이라 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육체적으로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고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체 스포츠든 개인 스포츠든, 동료 또는 상대와 부딪히면서 터득하게 되는 요령과 센스가 있다. 매 순간, 각각의 상황에 부딪히면서 배우게 되는 가르침은 명확하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거기에 맞게 내 몸과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경우의 수에 즉각적으로, 적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야 비로소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 배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촬영할 때 넘어지는 연기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감독이 상대 배우에게 말했다. “이경이는 몸을 잘 쓰니까 네가 어떻게 밀든 이경이가 알아서 잘 받아줄 거야.” 스쳐가는 한마디였지만 내게는 큰 울림을 주었다. 그동안 많은 운동을 하며 보낸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작지만 큰 결실이었기 때문이다. 몸으로 체득한 경험의 시간은 허투루 흘러가지 않는다.

액션에서 내 몸이 반응하듯, 경험을 통해 쌓인 요령과 센스는 내면 연기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가만히 있으면 내 밖의 세상을 경험할 수가 없다.

정적인 상태에서의 깨달음도 있겠지만, 배우로서는 움직이면서 직접 현장에 부딪혀서 얻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결코 힘들거나 불편하지 않다. 나 스스로 나를 알아가고, 채워가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오히려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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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력

어떤 분야든 나에게는 즐거운 경험이다. 그런 의미에서 <맨즈헬스>에 고마운 점이 많다.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는 말이 있다. 지난 8주의 과정을 거치며 주변에서 ‘얼굴이 너무 좋아졌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당연히 성형 의심도 많이 받았다.

심지어 어머니조차 지금의 모습이 보기 좋다고 하실 정도였다. 방금 전에도 전화하셨다. 전에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하셨다. “촬영 끝났니? 이제 맛있는 것 좀 먹어.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하고.” 이번에는 달랐다. “촬영 끝났니? 유지해야 해. 끝났다고 마구 먹지 않도록 신경 쓰고.” 타인의 시선만이 아니다.

스스로도 지금까지의 내 모습과는 다른 ‘이이경’을 발견했다고나 할까? 여태껏 가두어 둔 ‘나’를 깨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나’를 알게 된 기분이다. 그리고 지금의 모습으로 할 수 있는 역할 그리고 영역이 넓어졌음을 느낀다.

어제는 한 시간 동안 사이클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한 후, 센터에 가서 한 시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이어서 다시 잠수교를 왕복하며 약 4km를 뛰었다.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했기에 모든 순간이 즐거웠다.

개인적으로 다음 배역이 지금의 육체를 유지할 수 있는 역할이길 바란다. 하지만 스스로 육체를 허물어야 할 배역이 주어진다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배역은 하늘이 맺어주는 것이다. 욕심을 부리지는 않는다.

<맨즈헬스>와의 촬영 기회가 그렇게 찾아왔듯,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것이 다 경험이고, 기회이고, 나를 완성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결실은 어떤 식으로든 내 안에 축적되고, 어느 순간 연기로 발현되리라 믿는다. 스트레스? 영화 <아기와 나>의 대사를 하고 싶다. “너 정도면 잘 살고 있는 거다!”


Total Body Condition

  • Chest 가장 자주 하는 부위. 중·상부 대흉근이 발달함.
  • Arms 이두도 좋지만, 삼두의 크기나 근육의 분리도가 좋음.
  • Core 흔히 말하는 식스팩(가운데) 옆에 있는 외복사근이 매우 발달하여 허리가 얇아 보임.
  • Lower Body 기본적으로 하체가 좋아서 따로 하체 운동을 진행하지는 않음. 정면보다 옆에서 봤을 때 더욱 부각됨. 축구의 영향이 큰 것 같음.

Chest

딥스 Dips

대흉근 하부 운동으로 뚜렷한 가슴 라인을 만들기에 좋다. 자세를 잘못 잡으면 어깨 부상이나 삼두근에 힘이 많이 들어가므로 정확한 자세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1. 딥스 바에 올라가서 상체를 45° 정도로 숙인다.
  2. 명치를 바닥으로 눌러주는 느낌으로 내려간다.
  3. 팔꿈치가 다 펴지기 전까지 가슴의 힘을 이용하여 상체를 밀어 올린다. 가슴을 바닥에 두고 몸만 뒤로 빠진다는 생각을 하면 자극을 느끼기에 수월하다.

인클라인 덤벨 체스트 프레스 Incline Dumbbell Chest Press

윗가슴의 볼륨감을 키우기 위한 운동이다. 멋진 가슴 모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흉근 상부 운동을 자주 해야 한다.

  1. 벤치의 각도를 30~40°로 세팅한다.
  2. 견갑골을 모아 가슴을 천장 쪽으로 들어주고 덤벨을 위로 들어올린다. 이때 덤벨 위치는 쇄골의 수직선상에 있어야 한다.
  3. 덤벨과 팔뚝이 수직을 유지한 채로 팔꿈치를 천천히 내린다.
  4. 윗가슴의 수축에 집중하며 팔꿈치를 모아 덤벨을 밀어 올린다.

바벨 벤치 프레스 Barbell Bench Press

대표적인 가슴 운동으로 가슴과 어깨, 삼두를 발달시킨다. 가슴을 키우기 위해서는 중량 위주의 파워리프팅식 운동보다는, 중량을 낮추고 가슴의 긴장감을 계속 느끼며 동작을 수행해야 한다.

  1. 어깨 너비보다 넓게 바를 잡고 견갑골(날개뼈)을 모아서 가슴을 최대한 위로 든다.
  2. 가슴의 긴장감을 느끼며 천천히 가슴 중앙으로 바를 내린다. 이때 가슴은 계속 위로 들고 있어야 하며 팔뚝은 바닥과 수직을 이루어야 한다.
  3. 팔이나 어깨가 아니라 가슴으로 올린다는 생각으로 대흉근을 수축하여 바벨을 수직으로 밀어 올린다.

케이블 크로스 오버 Cable Cross Over

가슴 운동 후반부에 넣어주면 좋다. 겨드랑이부터 이어지는 가슴 아래쪽 라인과 대흉근 안쪽(가슴골) 발달에 좋은 운동이다.

  1. 상체를 살짝 숙여 무게중심을 잡고 견갑골을 모아 가슴이 어깨보다 앞에 오도록 자세를 잡는다.
  2. 양 손바닥을 마주보게 하여 가슴의 45° 아래쪽으로 모은다.
  3. 대흉근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팔을 벌려 이완시킨다.

Arms

케이블 로프 푸시다운Cable-Rope Push Down

뚜렷한 삼두를 만들기 위한 운동이다. 특히 팔 바깥쪽에서 보이는 삼두의 선명도 만들기에 좋다.

  1. 케이블을 잡고 상체를 살짝 숙인다. 팔꿈치는 옆구리에 가깝게 당겨서 고정한다.
  2. 팔꿈치는 고정한 상태에서 팔을 펴는 힘만을 사용하여 삼두를 수축한다.
  3. 천천히 팔을 접으며 이완한다. 이때 팔꿈치는 따라가지 않도록 약 90°만 팔을 접는다.

얼터네이트 덤벨 컬Alternate Dumbbell Curl

한팔씩 교차로 수행하는 이두 운동이다. 근육의 자극을 느끼면서도 허리를 쓰지 않고 중량을 올리기에 좋은 운동법이다. 저중량보다는 10~15회를 할 수 있는 중량이 좋다.

  1. 덤벨을 양손에 나란히 들고 선다.
  2. 한 손의 덤벨을 어깨 방향으로 당겨주며 이두를 수축한다. 이때 팔꿈치는 옆구리 옆에 고정한다.
  3. 천천히 이완을 느끼며 덤벨을 완전히 내린 뒤, 반대쪽 손의 덤벨을 들어올린다. 4 번갈아가며 반복한다.

벤트 오버 래터럴 레이즈Bent Over Lateral Raise

사이드 래터럴 레이즈만 하면 전체적인 삼각근 발달의 한계가 있다. 어깨의 후면 삼각근 운동이다.

  1. 상체를 45° 정도로 숙이고 등에 힘을 다 빼서 날개뼈를 풀어준다.
  2. 어깨 힘만을 이용하여 덤벨을 몸 바깥쪽으로 부드럽게 민다. 견갑골을 절대로 모으면 안 된다.
  3. 후면 삼각근의 저항을 느끼며 팔을 내린다.

Back

와이드 그립 풀업Wide Grip Pull-Up

일반적인 턱걸이보다 그립을 넓게 잡고 광배근 바깥쪽을 자극하는 운동이다. 역삼각형의 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수다.

  1. 어깨 너비보다 한 뼘 정도 넓게 그립을 잡고 바에 매달린다.
  2. 가슴을 연 상태에서 등(광배근)의 힘으로 상체를 끌어올린다. 가슴이 뒤로 빠지면 어깨와 팔에 힘이 들어가므로 주의해야 한다.
  3. 저항을 느끼며 천천히 내려온다. 반복한다. 이완할 때 견갑골이 바깥쪽으로 빠지면서 느껴지는 자극에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