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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 무대에 오르다, 패션 모델 박윤섭

평범한 사람들의 도전은 언제나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 세상에 위대한 사람은 없다.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 일어나 맞서는 위대한 도전이 있을 뿐이다”라는 미국의 명장 윌리엄 프레데릭 홀시William Frederick Halsey, Jr의 말처럼. 코리아가 창간 16주년을 맞아 준비한 키워드는 ‘도전’이다. 장애를 딛고 일어선 여성, 건축가에서 패션 모델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시니어 모델, 한국 스노보드 역사상 최초의 메달리스트, 동양인 최초로 머슬마니아 세계 챔피언의 꿈을 이룬 사나이 등 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 굳은 신념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금 이 순간, 무언가를 갈망하지만 도전 앞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창간 16주년 특집 인터뷰가 삶의 나침반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어떻게 나이들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확실한 것은 그리스 작가 아이스킬로스의 말처럼, 그리고 모델 박윤섭의 인생처럼 ‘아무리 나이를 먹었다 해도 배울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젊다’는 것이다.

인생은 눈을 가린 경주마 같아서 자신이 일생 중 어느 지점을 달리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어떤 일이든 ‘나이’라는 한계에 가두고 도전하는 것을 망설이곤 한다. 나 또한 그랬다. 실제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시니어 모델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박윤섭의 등장이 고맙다. 열정과 용기만 있다면 사람의 유통기한이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는 증거가 되어주니까. 백세시대에 이보다 더 좋은 귀감은 아마 없을 것이다.

모델로 다시 뛰고 있는 박윤섭입니다
저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쌍용건설에서 상무 자리에까지 오르며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호텔도 제가 설계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쌍용건설의 재무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일괄 사표를 내야 했어요. 그래서 회사에서 나와 건축사 사무소를 시작했습니다. 대학교와 대학원, 그리고 회사에서도 건축을 했으니 당연한 수순이었지요. 그러던 중 2019년에 김칠두 씨가 시니어 모델로서 한창 이슈이던 당시 ‘나도 한번 해볼까?’ 싶어 그날 모델 아카데미를 알아보고 바로 등록했습니다. 185cm 키에 외모도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옷을 워낙 좋아했거든요.
솔직히 주변에서 응원해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 혼자 모델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던지고 실행한 것이죠. 그러던 중 브랜드에서 제안이 들어왔어요. 당시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몇 명 없었거든요. 운이 좋았죠. 그래서 2019 F/W 서울패션위크에서 런웨이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긴장하지 않았어요. ‘옷이 마음에 들었고 나에게 기회를 선사해주어서 고마웠고 나를 믿어주었으니 이 옷의 매력을 마음껏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모두에게 주어진 동등한 시간인데 허투루 사용하지 말아야죠. 저를 고용한 사람들과 저, 무대를 보는 관객들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임했다는 표현이 정확할까요?

우리 윤섭이 멋있다!
수염은 쌍용건설 다닐 때 한번 길러보고 싶었어요. 멋있게 수염 기르는 것은 남자의 로망이잖아요. 하지만 회사 분위기는 굉장히 보수적이었죠. 모델 일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프로 의식을 갖고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며 몸매 관리도 시작했어요. 모델이 된 이후에는 예전처럼 탐식을 안 합니다. 오후 8시 이후에는물만 마시고 다른 음식은 먹지 않아요.
운동으로는 골프와 헬스를 자주 합니다. 특히 골프 칠 때는 웬만하면 카트를 타지 않고 많이 걸으려고 해요. 언젠가 젊은 친구들이랑 언더웨어 광고를 찍은 적이 있어요. 이 나이가 되면 대부분 배가 나오고 살이 처지죠. 하지만 저는 모델이니까 열심히 운동하고 체중을 감량했어요. 꾸준히 하니까 몸이 완전히 바뀌더라고요. SNS도 시작해서 젊은 친구들과 소통을 많이 했습니다. 그제서야 친구, 동료, 선후배들이 ‘건축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이렇게 잘하는구나. 우리 윤섭이 멋지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남고 싶어
열정이라는 것은 인간만이 가진 특성입니다. 열정을 가지고 달리는 사람은 쉽게 지치지 않아요. 그리스에서 사람이 죽으면 비석을 만드는 사람이 유족에게 와서 “고인이 생전에 열정을 가지고 살았습니까?”라고 한 마디만 물어본대요. 그 이야기를 듣고 너무 감명을 받아 내 소원은 내가 죽었을 때 ‘박윤섭이라는 사람은 열정을 가지고 살았던 사람이다’라고 비석에 남겼으면 좋겠습니다. ‘더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DJ도 하고 모델 일도 하게 된 것입니다.
인생 63년 동안 매 순간이 결정이었고 선택이었어요. 결정한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것. 그 전체가 도전이지요. 결정을 내릴 때는 고민을 많이 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는 빠르게 해야 해요. 저는 인생을 100m 달리기처럼 살아온 사람이에요. 매 순간 치열하게, 그리고 열심히, 겸손하게. 내가 지금 잘나간다고 해서 영원히 잘나간다는 법은 없어요. 흔히 ‘싱커Thinker가 되지 말고 두어Doer가 되어라’는 이야기를 하잖아요. 두어가 되기 위해서는 용기가 있어야 해요. 그러려면 나 자신이 솔직해야죠.

미래의 목표는 지금까지 최선을 다한 내 모습입니다
네덜란드의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 한 그루 심겠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 들어서야 그 의미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내 인생이 가장 젊은 날이라는 생각으로 내가 결정한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면 돼요. 이게 내가 가장 멋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는 하루하루 많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내가 선택해서 앉아 있는 거잖아요. 이렇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면 10년 뒤에 무엇인가 되어 있겠죠. 이것이 내 목표예요. 그때 내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요. 지금까지 최선을 다한 내 모습이라는 것. 이것이 박윤섭이라는 사람의 삶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