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즈헬스>의 선택! SUV 시승기

도로를 따라 유영하는 고래
BMW 뉴 X3 M40i

이도헌(패션 에디터)

  • 전장 4,715mm
  • 전폭 1,890mm
  • 전고 1,675mm
  • 엔진 방식 직렬 6기통 BMW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
  • 배기량 2,998cc
  • 최고 출력 387마력
  • 최대 토크 51kgㆍm
  • 연료 가솔린
  • 연비 8.7km/ℓ
  • 구동 방식 BMW xDrive
  • 변속기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
  • 차량 가격 8천910만원부터

구불구불한 국도를 한참 동안 달렸고 몇 개의 고개를 넘었다. 가평의 어느 캠핑장에 도착해 차에서 내려 뉴 X3 M40i의 모습을 감상했다. 가장 먼저 고래를 연상케 하는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전면은 두툼하고 라인은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럽다. 마치 태동하는 고래의 역동적인 자태를 닮았다. 실내는 실외와 다른 우아한 분위기가 펼쳐진다. 마사지 기능을 갖춘 고급스러운 가죽 시트의 부드러운 촉감이 등을 포근히 감싸 안고 대형 스크린과 HUD 등이 눈높이에 있어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주행에 필요한 정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들면 파노라마 선루프가 펼쳐지는데 운전하다 가끔 지칠 때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보며 휴식을 취하기 좋다.

모양만큼이나 힘도 강력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을 4.8초 만에 도달한다. 뉴 X3 M40i의 백미는 단연 최첨단 스마트 기능이다. 반자율 주행 시스템을 갖추었는데 핸들에 위치한 버튼 하나를 누르면 기능이 켜지며 센서가 차선을 자동으로 인식해 곧게 뻗은 길부터 구불거리는 길 모양까지 핸들이 자동으로 움직이며 주행한다.

여기에 속도 설정까지 가능하다. 가끔 나타나는 과속 구간 단속에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번갈아가며 신경쓸 필요가 없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기능은 전방 차량 거리에 따라 충돌이 예상될 경우 시각 및 청각으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고 가속 및 제동을 부드럽게 도와주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변경 보조 기능까지 갖추었다. 고속 주행에서는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나 떨림이 매우 적어 정숙한 주행의 묘미를 느꼈다. 자갈길에 올랐을 때도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 것은 뉴 X3 M40i만의 품격이다.


땅에서 만나는 퍼스트 클래스
볼보 XC90 T8 인스크립션

정혜욱(편집장)

  • 전장 4,950mm
  • 전폭 1,960mm
  • 전고 1,765mm
  • 엔진 방식 직렬 4기통, 터보&슈퍼 차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 배기량 1,969cc
  • 최고 출력 405마력
  • 최대 토크 40.8kgㆍm(엔진), 24.5kgㆍm(전기)
  • 연료 전기&가솔린
  • 연비 10km/ℓ(엔진), 2.8km/kWh(전기)
  • 구동 방식 4륜 구동 변속기 8단 자동 기어트로닉
  • 차량 가격 1억1천20만원부터

2박3일의 시승을 마치고 남편에게 말했다. 지금 1억이 있다면 당장 이 차를 사겠다고. 2009년식 벤츠를 여태 몰고 있는 나는 내 차 이외에 다른 차를 쳐다본 적이 없었다. 10여 년 만에 불현듯 찾아온 사랑. 그게 관심도 없던 SUV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XC90 T8 인스크립션이 도착한 날, 첫인상은 ‘크다’였다. 아니 그보다는 ‘웅장하다’가 맞겠다. 흰색 차체와 실버 그릴,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화려한 자태는 아니었지만 볼수록 세련된 품위가 느껴졌다.

사실 볼보를 선택한 것은 널리 알려진 ‘안전성’을 테스트해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주행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굳이 안전성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것. 이 차는 운전자가 신경쓰지 않아도 알아서 안전을 제어해주기 때문이다. 잠재적 사고 상황에서 탑승객을 보호해주는 첨단 인텔리세이프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 기능, 도로 이탈 완화 기능, 반대 차선 차량 충돌 회피 기능,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등 XC90 T8 인스크립션에는 열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안전장치가 들어 있다. 그래서 처음 운전하는 차량인데도 편하고 즐거운 드라이빙이 가능했다.

볼보 XC90 T8 인스크립션의 운전이 즐거운 이유는 또 있다. 앉자마자 느껴지는 최고급 나파 가죽의 부드러운 촉감과 넓은 실내 공간, 좌석 마사지 기능, 바워스&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이 주는 깊고 풍성한 사운드 등 비행기 일등석 부럽지 않은 수준의 실내 환경 때문이다. 시동을 걸고 운전하는 일이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XC90 T8 인스크립션이 주는 감동은 특별했다. 아마 당신도 그렇게 느끼게 될 것이다.


스포티한 매력과 친환경의 마음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e 4MATIC

백승관(발행인)

  • 전장 4,735mm
  • 전폭 1,930mm
  • 전고 1,625mm
  • 엔진 방식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
  • 배기량 1,991cc
  • 최고 출력 211마력(엔진), 122마력(전기)
  • 최대 토크 35.7kgㆍm(엔진), 44.9kgㆍm(전기)
  • 연료 가솔린&전기
  • 연비 9.4km/ℓ(엔진), 2.3km/kWh(전기)
  • 구동 방식 4륜 구동
  • 변속기 하이브리드 전용 9G-TRONIC 자동변속기
  • 차량 가격 8천90만원부터

아침부터 저녁까지 잡힌 미팅과 회의에서도 삐져나오는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발레파킹을 부탁하는 장면을 목격한 한 대표는 “사람이 한결 매끈해 보입니다”라며 농을 건넸다. 미팅 전 대화 주제는 자연스레 차량으로 이어졌다. SUV 특유의 강인함을 유지하면서 ‘매끈하게’ 빠진 디자인이 아무래도 눈에 띄는 모양이다.

쿠페가 주는 날렵함을 고급스러움이 더했다. 성능뿐만 아니라 친환경에 진심을 담았다. 국내 출시된 이후 1,970대 이상 판매된 ‘더 뉴 GLC 쿠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이전 세대보다 전기 모터는 한층 강해졌고,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은 효율성이 돋보인다. 새로운 전기 모터가 결합되어 약 320마력의 합산 출력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이 인상적이다. 저속 주행일 때는 전기 모드로 작동되면서 조용한 전기차를 타는 듯했다. 하지만 올림픽도로를 달리자 전기 모터와 가솔린 엔진이 결합되어 파워풀한 힘을 뿜어냈다. 세단의 승차감이 돋보였다.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 조절하며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를 작동하는 시간은 미팅 사이의 긴장감을 눌러주는 순간이었다. 기존 4가지 드라이빙 모드와 함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용 모드인 배터리 레벨 및 전기 모드가 추가되어 운전자 취향과 주행 조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배터리 레벨 기능은 자동으로 배터리의 충전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킨다. 다음 미팅을 위해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찰나의 저속에서도 가슴이 설레었다. 부드럽고 묵직한 스티어링휠과 소프트한 주행감은 저절로 미소짓게 했기 때문이다.


내 생애 최고의 캠핑카
랜드로버 올 뉴 디펜더 110 D240 SE

장웅수(아트 디렉터)

  • 전장 5,018mm
  • 전폭 1,996mm
  • 전고 1,967mm
  • 엔진 방식 I4 Diesel
  • 배기량 1,999cc
  • 최고 출력 240마력
  • 최대 토크 43.9kgㆍm
  • 연료 디젤
  • 연비 9.6km/ℓ
  • 구동 방식 4륜 구동 변속기 8단 ZF 변속기
  • 차량 가격 9천560만원부터

캠핑은 수납과의 싸움이다. 캠핑 중은 물론이고 이동을 위해 차에 짐을 싣는 것부터 시작이다. 그래서 수납공간이 넓은 SUV로 바꿀까 생각도 했었는데 때마침 올 뉴 디펜더 110 D240 SE를 시승할 기회가 생겼다.

흔히 디펜더는 1940년대에 군용으로 사용되던 차량이기 때문에 견고하지만 투박하고 거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 뉴 디펜더 110 D240 SE는 예상을 보기좋게 빗나갔다. 차체가 크면 주행이나 주차가 어려운데 스크린을 통해 주변 환경과 함께 3D로 렌더링된 차량을 보여줘서 자동차 주차 게임을 하는 것처럼 쉽게 할 수 있다. 올 뉴 디펜더 110 D240 SE에는 무려 카메라 6개, 초음파 센서 12개, 레이더 4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높은 차체로 인해 펼쳐지는 시야가 막힘없이 탁 트여져 차량의 크기를 잊고 편안하게 운전하기에 용이했다.

외부 노출로 장착한 스페어 타이어, 직선과 곡선의 조화로운 디자인은 초보 캠퍼를 능숙한 캠퍼로 보이게 했다. 캠핑장으로 올라가는 산길의 계곡에서 터치 스크린을 사용해 주변 환경에 맞게 도강 모드로 설정하고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을 사용해 물을 쉽게 건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시스템은 물 깊이까지 파악해준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뒷좌석을 앞으로 눕히면 사람이 누워도 넉넉할 정도의 공간이 생기고, USB포트와 콘센트까지 있어 차박을 하기에도 유용하다. 내리막길에서는 8km 정도로 자동으로 속도를 제어해주기 때문에 쉽고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다. 이런 기능을 가진 차량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남자가 있을까? 앞으로 나의 SUV 구분은 일반 SUV와 올 뉴 디펜더 110 D240 SE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