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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 맛으로 먹어볼래?

퍽퍽한 닭가슴살을 먹을 때면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것은 소스이다. 어떤 소스를 찍어먹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 맛있어지는 마법이 일어난다. 어떨 때는 닭가슴살을 먹는 건지, 소스를 먹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다. 맛없는 음식의 구원투수인 소스. 우리는 언제부터 이 소스에 의존하게 되었을까?

소스 유행의 시작

우리가 언제부터 자극적인 음식에 중독되었는지 모르지만 아마 2017년쯤 미국의 식품 기업 ‘히든밸리Hidden Valley’가 5리터 랜치 소스를 출시했을 때부터일 것이다. 랜치 소스는 맛없는 음식맛을 좋게 하거나 입맛을 돋우기 위해 만든 마요네즈 베이스의 드레싱 소스이다.

이 제품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가는 곳마다 품귀 현상을 빚었다. 비슷한 시기에 미디어 기업 버즈피드BuzzFeed는 미국의 ‘트위스티드 랜치Twisted Ranch’ 레스토랑을 소개하며 <당신은 지금 랜치 드레싱에 꽂혀 있는가>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곳은 다양한 종류의 랜치 소스를 사이드 메뉴로 제공했는데 미국 중서부 레스토랑 운영자들 사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몇 년 후, 히든밸리는 40여 종이 넘는 다양한 맛의 랜치 소스를 출시했고 트위스티드 랜치 레스토랑은 랜치 소스를 베이스로 해 39가지의 소스를 만들어 월마트까지 진출했다. 리서치 기업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음식을 더욱 맛있게 만들어줄 소스에 연간 26억 달러를 소비한다고 한다. 이 판매량은 지난 5년간 약 13% 상승하기도 했다.

소스의 인기가 계속되자 미국의 토르티야 칩 제조 업체인 ‘토스티토스Tostitos’는 새로운 아보카도 살사 소스를 더 많이 떠먹을 수 있도록 숟가락 모양의 칩을 출시했다. 미국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기업인 ‘아이홉IHOP’은 최근 치킨&팬케이크 플래터에 뿌려 먹을 수 있는 메이플 스위트 앤 스파이시 시럽을 출시했다.

최근 히든밸리는 한 가지 소스를 타코, 버거, 프라이 등 다양한 음식에 뿌려 먹을 수 있도록 스리라차 소스 같은 느낌의 강렬한 맛이 특징인 시크릿 소스를 출시했다. 소스의 진화가 시작되었다.

간편식 문화의 결과

중요한 건 소스는 간편식 문화가 만들어낸 허전함을 채우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빠르고 간단한 식사를 위해 셰프는 음식에 수분을 가둬 끓이거나 조리하는 방법을 버리고 튀기거나 굽기 같이 단시간 내에 완성할 수 있는 조리법을 택했다. 그와 동시에 많은 레스토랑의 메뉴는 획일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소스의 역할은 중요해졌다. 비슷한 음식이라 할지라도 어떤 소스를 넣느냐에 따라 미각을 자극하며 더 많은 풍미를 느끼게 해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랜치와 바비큐 소스 등은 맛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음식을 팔리게 도와주며 ‘선택’에서 ‘필수’가 되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드렉셀 대학교 식품 연구소를 이끄는 조너선 도이치Jonathan Deutsch 박사는 “소스는 사람들에게 더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현대 식문화의 필수”라고 말할 정도다.

소스에 중독된 이유

인간이 소스에 중독된 것은 소스 특유의 크리미한 질감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 사우스플로리다 대학교의 마케팅 교수 디파얀 비스와스Dipayan Biswas 박사는 사람들에게 쿠키나 브라우니 같은 음식을 질감만 다르게 해 제공했을 때 대다수가 부드러운 음식을 선택한다는 연구 사실을 발견했다. 표면이 거칠고 딱딱한 음식보다 버터나 크림처럼 소프트한 식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소스의 가장 위험한 점은 한번 좋아하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디킨 대학교의 감각과학센터 부교수인 진 기 리엠Djin Gie Liem 박사는 “우리가 음식을 소스에 찍어 먹으면, 음식 고유의 맛보다는 소스의 자극적인 맛에 중독되어 먹게 된다”라고 말한다.

소스들의 영양적 관점에서 다루어보면 대부분의 자극적인 소스는 종종 칼로리가 높고 설탕 함량이 높으며 나트륨이 많은 경우가 많다. 어떤 레스토랑들은 이런 자극적인 소스를 요리에 넣어 계속 먹도록 유도하게 만들기도 한다. 미국 공익과학센터(Center for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의 영양사 린지 모이어Lindsay Moyer는 “레스토랑에서 다루는 소스의 공식은 정제 탄수화물을 채우고 튀기고, 치즈와 소스를 조금 더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런 소스의 특징은 장기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소스에 중독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주변에서 쉽게 소스를 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TGI 프라이데이스의 오이 와사비 랜치를 곁들인 그린 빈 프라이를 좋아한다면 집 근처 식품 마트의 냉동 코너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짜고 달고 매운 음식을 먹게 되면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데 이때 우리는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자주 먹게 되면 더욱 큰 만족감을 얻기 위해 점점 자극적으로 음식을 먹게 된다. 점점 더 소스 없이는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소스를 건강하게 섭취하는 법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음식의 영원한 동반자처럼 여기는 소스를 끊어야만 할까? 모이어는 소스를 먹지 말라고 권유하지 않는다. 고칼로리의 자극적인 소스 대신 건강한 소스를 섭취할 것을 권한다. 후무스 소스 대신 차지키 소스를 선택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스 전통 소스인 차지키 소스는 요구르트를 베이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크리미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데다 몸에도 좋다. 후무스 소스보다 칼로리도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시중에는 스리라차, 케첩, 마요네즈 등의 맛을 재현한 0칼로리의 소스 대체품도 많다.


소스 중독에서 벗어나는 비법 3가지

미국 공익과학센터의 영양사 린지 모이어가 소스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 건강한 소스를 판매하는 레스토랑을 갈 것 건강한 식재료와 토핑을 기반으로 한 음식들을 판매하는 소스 중심의 레스토랑을 찾아가라. 예를 들면 샐러드 기반의 스위트그린Sweetgreen 레스토랑에서는 지중해식 카바CAVA와 심지어 치폴레Chipotle까지, 현명하게 주문하면 건강하게 식사할 수 있다.
  • 적게 넣고 골고루 섞을 것 큰 볼에 샐러드를 넣고 적은 양의 드레싱을 넣고 골고루 섞는다. 그리고 생레몬즙이나 라임즙으로 약간의 산미를 더하거나, 바질과 민트 같은 생허브 또는 절인 적양파를 더하여 맛을 끌어올릴 수 있다.
  • 스스로에게 질문할 것 소스를 먹기 전 자신에게 물어보라. ‘정말 소스가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하나만 찍어 먹어도 될 것을 굳이 2∼3가지 소스를 섞어서 먹어야 하는가?’ 치즈 하나에 찍어 먹어도 충분한데 사워크림에 과카몰리까지 섞어야 하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