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전기차 Q4 e-트론 체험기

전기차의 미래를 만나러 가는 길

2010년에 차를 구입할 당시만 해도 수입차의 대세는 디젤이었다. 힘은 물론이고 승차감과 정숙성이 뛰어나며 연비까지 좋아 ‘수입차 =디젤차’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 디젤차는 열풍 그 자체였다. 당연히 그 열기에 휩싸여 수입 디젤차를 구입했다. 하지만 2015년 디젤게이트가 불거진 이후로 유럽의 클린 디젤 실험이 실패로 돌아갔고 우리 정부도 환경문제를 이유로 각종 세금을 부과하며 디젤차는 위축되었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가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환경 이슈와 값비싼 기름값을 생각하면 깨끗하고 유지비 적게 드는 전기차를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그럼에도 충전용량과 전비(전기차 연비)에 대한 걱정으로 아직은 관망하는 상태이다. 하지만 다음 차는 ‘전기차’로 이미 마음을 굳혔기에 전기차 시승회에서는 누구보다 꼼꼼하고 깐깐하게 다음 쇼핑 품목을 살펴보고 있다. 가을 햇살이 한창 따뜻했던 지난 10월, 제주도로 향하며 가슴이 두근거린 것은 아우디 최초의 콤팩트 세그먼트 순수 전기차 ‘아우디 Q4 e-트론’과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 그리고 고성능 전기차 ‘RS e-트론 GT’를 원 없이 타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우디 Q4 e-트론

부드럽고 경쾌한 승차감, Q4 e-트론
아우디 익스피리언스 미디어 로드쇼 1박 2일 여정은 제주대학교 인근 전기차 전시장인 스마트아일랜드에서 시작되었다. 시승 차량 설명과 함께 시승 코스, 조별 인스트럭터와 조원이 발표되었다. 2인 1조로 운전을 번갈아하며 3대의 차량을 운 전해 총 2 0 7 k m , 약 5 시간을 운전하도록 짜여진 코스는 이국적인 삼나무 숲길과 가장 높은 1100고지 드라이빙, 아름다운 신창 풍차가 어우러진 해안도로가 포함되어 있었다. 첫 번째 시승 차량은 아우디 Q4 e-트론으로 스마트아일랜드에서 하효항까지 총 80km 구간을 운전하도록 짜여져 있었다. 첫 구간에서 나는 조수석에 앉아 지휘 차량 인스트럭터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다른 기자가 먼저 운전하는 동안 ‘회생제동’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 등 차량 설명을 미리 충분히 듣고 있으니 새 차에 대한 기대감과 호기심이 절로 났다.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을 밟으니 부드럽고 경쾌하게 차가 움직인다. 날쌘돌이 느낌은 아니었지만 점진적으로 속도가 붙으면서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드라이빙이 가능했다. 또한 앞유리에 나타나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친절한 길 안내자가 되어주어 운전에 집중하기 좋았다. 차가 너무 조용해 아이폰을 연결해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니 제주의 가을 풍광과 오롯이 하나가 되는 느낌이다. 회생제동과 크루즈 기능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고 구간이 종료되어 아쉬워 하니 “다음 구간이 코너와 업다운의 연속이니 걱정 말라”며 인스트럭터가 말을 보탠다.

보조금까지 누리는 즐거움, Q 4 스포트백 e -트론
두 번째 시승 차량은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이었다. 쿠페형으로 스포티한 곡선미가 돋보이는 이 차는 전방에 자리한 8각 싱글프레임 프런트 그릴도 눈길을 사로잡지만 무엇보다 완만하게 경사진 후방 루프 라인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제주 1100고지 가파른 굽잇길로 들어서며 차에 동승한 그릿모터테인먼트 이창우 대표이사의 설명대로 ‘회생제동’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하나씩 써보았다. 회생제동은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에 다시 저장하는 전기차의 주요 기능이다. 패들 시프트를 조절해 3단계 회생제동이 가능했는데 내리막길에서 회생제동을 사용하니 전비가 차오르는 것이 눈에 보였다. 1100 고지로 향하는 동안 전비가 크게 떨어졌는데 내리막길에서 전비가 빠르게 올라갔기 때문에 계기판의 전비는 7.0km/kWh로 나타났다. 공식 전비는 4.1km/kWh이지만 인스트럭터의 테스트에서 7.5km/kWh까지 나왔다는 말은 사실인 것 같다. 이 정도 전비라면 한번 충전으로 550km 넘게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직선 구간은 물론 곡선 구간에서 도 매우 유용했다. 솔직히 크루즈 기능을 믿지 못해 코너에서는 본능적으로 핸들에 손이 갔는데 가속, 감속, 코너 핸들링에서 보여주는 자율주행 실력은 웬만한 초보 운전자보다 월등하고 정확했다. 문제는 기술력이 아니라 내 마음속 불신이었을 뿐임을 깨닫는다. Q 4 스포트백 e -트론 모델은 전기차 보조금의 5 0 % 를 지원받는다. Q4 e-트론 모델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아쉽지만 Q4 스포트백 e-트론의 경우 기본형 6천370만원, 프리미엄 7천70만원에 보조금이 더해지면 가성비 측면에서도 꽤 좋은 선택지가 되어줄 전망이다.

야생마 같은 전기차, RS e-트론 GT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마지막 차량에 올랐다. 마지막 차는 고성능 아우디 RS e-트론 GT였다. 낮은 차체와 곡선미가 돋보이는 이 차는 언뜻 보면 포르쉐의 타이칸을 닮았다. 스포츠카의 감성을 외모가 아니라 주행으로 보여줄 것인지가 궁금했다. 강력하고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성능을 품은 차라는 것은 핸들만 잡아도 알 수 있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튀어나가는데 밟는 즉시 10 0 k m 까지 쏜살같이 도달했다. 게다가 방지턱이 많았는데도 노면의 소음이 거의 없었다. 서스펜션 성능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내부 인테리어에서 아 우디의 원대한 포부가 느껴졌다. 아니 그냥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아우디 최초의 순수 전기차 시승이 끝났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꽤 먼 거리를 운전했지만 시간이 너무 빨리 흘렀고 야간 주행을 더 하고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남았다. 장거리를 운전해도 피로하지 않고 정지 상태나 가속 상태, 고속의 추월 상태 등 어떤 상황에서도 강력한 힘과 퍼포먼스가 발휘되는 점이 매우 놀라웠다. 전기차는 힘이 약할 거라는 생각과 달리 후진 중에도 토크의 수준이 높았다. 저녁 식자 자리에서 만난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의 말처럼 전비와 핸들링 성능에 공들여 만든 아우디 Q 4 e -트론은 1억원 미만 준 중형 S U V 전기차 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내 마음속에도 다음 전기차로 자리잡은 것처럼 말이다.


차량 정보 (Audi Q4 e-tron 40)
구동 형식 후륜구동 연료 전기 마력 2 0 4 p s
최대 토크 31.6kg.m 가속 성능 8.5초(0-100km/h)
주행 거리 3 6 8 k m (1회 충 전 시)
전비 4 . 3 k m/k W h (복합) 배터리 용량 82kWh
전장 4 , 5 9 0 m m 전폭 1, 8 6 5 m m 전고 1,6 4 0 m m
가격 5 천 9 7 0만원 ~ 6 천 6 7 0만원

에디터 = 정혜욱(bywook@makernism.co.kr) 취재 협조 = 아우디코리아(www.aud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