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의 첫 커버이다. 신년을 맞아 그에 어울리는 신선한 얼굴이 등장해도 좋겠다 싶었다. 설렘과 열정이 가득한 인물을 찾아 시작의 기운을 함께 나누면 의미가 있을 듯 했다. 그래서 수소문하던 중 찾아낸 주인공이 바로 배우 하준이다.
드라마 <배드파파>를 통해 비교적 빠르게 주연급으로 발돋움한 신예이다. 맡은 역할도 최강의 종합격투기 챔피언이자 스포츠 스타라니, 이보다 맞춤하는 인물이 어디 있겠나 싶어 빠르게 섭외했다. 이런 경우 급작스러운 제안에 몸이 준비되지 않아 고사하기도 하는데, 그는 역시 준비된 주인공답게 기회를 움켜쥐었다.
드라마 <배드파파> 이후 어떻게 지냈나?
작품 을 끝낸 지 2주 정도가 지났다. 얼마 전 배우기 시작한 피아노도 열심히 치고, 챙겨보지 못한 드라마나 영화도 보면서 휴식을 즐겼다. 몸 관리에 있어서도 그야말로 ‘행복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굳이 식단 같은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원하는 것을 먹고 싶은 만큼 먹었다. 물론 그 만큼 운동도 했다. 사실 <맨즈헬스> 표지 촬영 소식을 들었을 때도 피자를 먹던 중이었다. 곧 바로 피자 대신 고구마를 집어 들긴 했다.

언제나 준비된 몸 아니었나?
설마!(웃음) 운동 을 안 해온 것은 아니라 기본은 잡혀 있었다. 그러나 일주일도 채 안 되는 시간이었으니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 경험을 통해 무조건 체지방을 빼야 ‘카메라 발’을 잘 받는다는 것을 알기에 다이어트에 집중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나?
로딩&밴딩이라고 원래 2~3주 정도 기한을 잡고 하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촉박해서 처음 이틀은 고구마와 단호박을 하루 200g 정도 먹었고, 그다음 이틀은 닭가슴살 800g을 하루 4끼로 나누어 먹었다. 어제부터는 수분 조절을 위해 물도 마시지 않았다. 이게 제일 힘들다.
운동은 어떻게 했나?
표지 촬영 소식을 들은 후부터는 하루 두 번씩 했다. 1차 근력 운동을 한 후 유산소 운동, 그리고 식사를 한 다음 2 차로 다시 다른 부위 근력 운동을 한 후 유산소 운동으로 마무리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평소에도 하루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는 꾸준 히 운동을 한다. 저중량 고반복할 수 있는 무게를 설정해 근육을 키우기보다는 근지구력과 근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다.
표지 촬영을 마친 소감은?
<맨즈헬스> 표지 촬영이라니…. 연락을 받고 환호성을 질렀다. 예전에 영화 홍보를 위해 단체촬영을 한 적은 있 지만 단독은 처음이다. 게다가 표지인 것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되도록 주변에는 말을 아꼈다. ‘나중에 진짜 책이 나올 때 알리자’ 싶었다. 원래 간절할수록 그러지 않나. 그만큼 소중한 기회였다.

현재의 몸에 대한 만족도는?
이렇게 어떤 미 션이 주어지면 늘 ‘너 후회 없니? 최선을 다했니?’라고 자문한다. 언제나 주어진 상황이나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아쉽긴 하지만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만들었다.
오늘 촬영할 때 보니 웨이트 트레이닝 이외에도 운동을 해온 몸인 것 같던데?
초등학교 때 4년 정도 한 검도를 시작으로, 고등학교 때는 2년 정도 태권도를 했다. 그러고 서울예대에 들어갔는데 워낙 몸 쓰는 수업이 많아서 발레, 한국무용 등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다. 아직 개봉은 안 했지만 작년 이맘때 찍은 영화가 휠체어를 타면서 춤을 추는 역할이라 현대무용도 익혔다.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 이후에는 스스로 강해져야겠다 싶어 주짓수와 무에타이를 배웠다. 그런데 때마침 <배드파파>를 만나 잘 활용할 수 있었다.
<배드파파>를 통해 주연급으로 급부상한 느낌이다. 어떻게 캐스팅되었나?
감독님과 1차 미 팅을 한 후 연락이 없어서 ‘안 됐구나’ 싶었는데 2차 미팅을 하자는 연락이 왔다. ‘기회다’ 싶어 어떻게 해야 어필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1차 미팅 때 슈트 입은 모습과는 달리 이번에는 진짜 격투기 선수 같은 면모를 보여드리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머리도 오늘 화보 촬영한 스타일로 꽁지를 묶고 의상도 코너 맥그리거 같은 선수를 참고해 화려하게 준비 했다. 글러브까지 준비해 대본 리딩하고 동작 까지 보여드렸더니 마음에 들어 하셨다. 그 열정이 좋았다고 하시더라. 나중에 들으니 ‘열의는 좋은데 몸을 잘 만들어올 수 있을까’ 걱정 하셨다고 한다.
선수 못지않은 그 몸이 화제였는데 어떻게 만들었나?
<배드파파> 캐스팅 이후, 촬영을 목표로 운동을 시작할 때의 몸은 체중 70kg에 체지방 10% 후반이었다. 마침 주짓수와 킥복싱을 3개월 정도 해오던 터라 다행이었지만 ‘이민우’라는 역할 자체가 종합격투기 챔피언이니 더 완벽한 몸을 만들어야 했다. 당시 가진 건 시간뿐이었으니 하루에 웨이트 트레이닝 3시간, 체육관에서 또 몇 시간…. 그렇게 매일 적어도 6시간씩 운동을 하면서 진짜 격투기 선수의 몸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실제 선수 생활을 한 것 같은데?
그렇다. 살면 서 가장 고강도로 운동했던 시간이다. 여기저기 몸이 운동에 적응되기도 하고, 그날그날 아픈 부위도 달랐다. 묘하게 아프면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배우가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그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행복이랄까. 격투기 선수들의 다큐멘터리도 많이 봤다. 그들이 체중 조절을 할 때 몸을 극한으로 끌고 가는 과정이 배우가 역할에 몰입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얼마나 힘들겠나. 이런 과정을 거치며 혼자 울지언정 밖에서는 울지 않는…. 그들의 승부사 기질이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오는 것 같았다.
보통 운동할 때 어떤 생각을 하나?
아무 생각 없이 숫자 세면서 그냥 한다. 보통 운동을 시작 할 때면 목표를 크게 잡기 마련이다. 그런데 저 멀리 그 지점에 도달하려면 당장 앞에 있는 것을 해결하는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그렇게 작은 것을 하나씩 하다 보면 어느새 훌쩍 어떤 지점에 도달해 있는, 처음보다는 발전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 거짓말 같은 순간이다. 그런데 순간순간 생각이 많으면 ‘나는 왜 지금 이것밖에 안되나’ 싶어 비참해질 수 있다. 그래서 그냥 묵묵히 믿고 가야 한다. 꾸준히 놓지 않고 하 면 어느새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것이 내가 경험에서 얻은 확신이다. 지금 당면해 있는 스트레스가 힘들어도 이것 또한 자양분이 될 것이 라고 생각하면 견딜 만하다.
그렇게 만든 몸에 대해 촬영장에서의 반응은?
첫날 몸을 본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많은 칭찬을 해주셨다. 나도 내 몸이 신기했다. 지방이 좀 있는 70kg의 몸에서 지방을 뺀 75kg의 몸 이 된 것이다. 대학교 1학년 때 몸무게가 65kg 이었다. 당시 75kg은 너무 무거운 몸이라 생각했는데, 현재의 체지방에서 75kg이 되니 건강 한 남자 느낌이 나더라. 〈배드파파〉를 통해 몸 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가 생겨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남자다운 단단한 몸을 얻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감사한다.
“그냥 묵묵히 믿고 가야 한다. 꾸준히 놓지 않고 하면 어느새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것이 내가 경험에서 얻은 확신이다. 지금 당면해 있는 스트레스가 힘들어도 이것 또한 자양분이 될 거라 생각하면 견딜 만하다.”
몸이 변하면 성격도 변하던데?
사람이 체력이 좋아야 여유도 생기고 성격도 좋아진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그런 것 같다.(웃음) 좀더 활발 하고 호탕해진 것 같다. 자신감도 더 생긴 것 같고…. 어깨가 펴지면 자신감도 생긴다던데 그 영향일 것도 같다.
첫 주연이니 각오도 남달랐을 텐데?
연기는 기 본이고 이외에 주연으로서 해야 할 것들도 잘 해내자 마음먹었다. 예를 들면 현장에 가장 많이 나 오기도 하니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 지치지 않게 케어하는 것이다. 나도 분명 힘들겠지만 가능한 한 들키지 않고 현장 분위기를 돋우자는 것이 포인트였다. 캐릭터 자체가 밝은 성향이 아니라 슛 들어갈 때는 강해 보이도록 연기하다가, 이 후에는 또 밝음을 유지하려 니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첫 주연인 상 황이 낯설기도 했다. 그런데 처음은 늘 설레기도 하고 낯설고 불편하기도 하고 그런 것 아닌가. 되도록 불편함은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종방연 때 모든 스태프들이 좋아해주신 것을 보니 어느 정도 달성한 것 같아 혼자 뿌듯했다.
민우라는 캐릭터는 어땠나?
최강의 격투기 선수이자 스포츠 스타로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공허한 인물이다.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과 절절함이 있고, 과거에 동경했던 선배에 대한 씁쓸함을 지니고 있다. 그에게 동화되고 싶어 하루에 6시간씩 운동할 때면 가끔 ‘지금 뭐하는 거지?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운동하고 다큐멘터리를 봤던 접근법이 맞았던 것 같다. 그런 과정을 통해 내게도 어느 정도 격투기 선수의 기질이 만들어진 것 같으니까. 특히 장혁 선배님과 치른 마지막 시합이 백미였는데, 촬영 후 감독님과 선배님으로부터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 해본 운동이 없는 것 같다.
더 해보고 싶은 게 있나?
<배드파파>를 하기 전에 요가를 6개 월 정도 했다.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 웨이트 트레이닝과는 근육 쓰는 게 다르더라. 다르니까 불편하고, 또 불편하니 관심을 갖고 바라보게 되고,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익숙해지고, 또 다른 부위가 불편하고…. 이런 불편함과 익숙함을 반복하면서 인내심이 좋아지고 성장 하는 것 같다. 집중하면서 자기성찰이 깊어지는 느낌이라 매력을 느낀다.
불편함을 잘 참아내고 상당히 긍정적인데?
스트레스나 불편함을 ‘힘듦’으로 받아들이지 않 고, ‘성장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하면 힘든 와중 에도 위안이 되는 듯하다. 그만큼 내가 크고 넓어지는구나 싶어 즐기게 될 때도 있다.
2018년은 어떤 해였나?
2017년부터 영화 <범죄도시> 캐스팅을 시작으로 참으로 버라이어 티했다. 배우의 꿈을 꾸며 지방에서 그렇게 입시 준비를 하고, 단역으로 시작해 <라디오 로 맨스>와 <배드파파>까지 주연을 두 번이나 한 것이다. 어머니도 지금의 나의 모습을 보면 자랑스럽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러니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말고 토닥거릴 필요도 있다고…. 그 말씀이 많은 위로가 되었다.
2019년 계획은?
일을 쉬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주변에서 지금 내가 나이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기회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렇게 기회가 오는 것에 감사하며 열심히 하고 싶다. 계속 달릴 수 있을 때 이니까. 기회가 된다면 틈틈이 여행을 하고 싶다. 배우는 항상 사람 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알아보시는 분들이 거의 없어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이 시간도 좋다. 밤늦게까지 장사하시는 분식집 사장님을 보면서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자극을 받는다. 이렇게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많다. 그래서 앞으로도 사람 속에 섞이기 위한 여행을 많이 하고 싶다. 다음 여행지는? 태국을 좋 아한다. 히말라야도 가보 고 싶고, 좋아하는 마라탕 을 마음껏 먹으러 중국도 가고 싶다. 짜고 맵고 기름 져서 운동하는 사람에게 최악인 것 같지만….
“처음은 늘 설레기도 하고 낯설고 불편하기도 하고 그런 것 아닌가. 그런 불편함과 익숙함을 반복하면서 인내심이 좋아지고 성장하는 것 같다. 되도록 불편함은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이냐는 살면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배우로서 빠르게 성장한 만큼 얼굴을 알리고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분명 그 무게감도 만만 치 않았을 터! 힘듦과 스트 레스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버텨 왔는지 이야기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익숙한 듯 지나가는 말처럼 경험담을 말했지만 듣는 이에게는 꽤 울림이 컸다. ‘아, 이 사람의 이러한 면이 그를 선택하도록 만들었겠구나’ 싶었다.
그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도 많다. 이제 출발선에서 한 걸음을 뗐으니 당연하겠다. 바로 해보고 싶은 역할로는 그의 밝은 성격을 마 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꼽았다. 강하 고 다소 어두운 인물 ‘민우’에서 빠져나와 보는 사람까지 편안하고 힐링할 수 있는 하준의 새 로운 모습을 올해 안에 만나볼 수 있기를 기다려본다. 또 다른 방향으로 적어도 한 뼘쯤 훌 쩍 성장한 모습을 기대하면서!

MINI INTERVIEW
- 출생지 경상남도 창원
- 생년월일 1987년 4월 3일
- 학력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 키 180cm
- 몸무게 75kg
- 체지방량 11%
- 내면의 장점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도 웃으면서 잘 이겨내는 밝은 성격
- 개선할 점 감정에 기복이 좀 있는 것 같아 스스로 조절하려 노력 중이다. ‘
- 외적인 장점 가슴과 어깨 근육이 발달했다. 특히 운동을 통해 어깨가 넓어졌다. 원래 상의 100을 입었는데 현재 사이즈는 105이다.
- 아쉬운 점 외복사근에 지방이 잘 안 빠진다. 방심하면 러브 핸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 요즘 빠져 있는 것 피아노, 배우가 악기 하나는 다뤄야 한다고 해서 3개월 전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연주하고 싶다.
- 좋아하는 음식 중국이나 태국 음식, 특히 마라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