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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랜드 혜빈의 몸짓

부드럽지만 강하다. 역동적이되 정적이다. 모모랜드 혜빈은 발레를 통해 자신의 삶을 투영한다.

작은 몸집에 호리호리한 허리, 웃음기를 가득 머금은 차밍한 소녀. 모모랜드 혜빈의 첫인상이다. 종잇장처럼 얇은 레오타드를 입고 발레를 하는 그녀의 모습 뒤로 비추는 햇볕은 마치 후광처럼보였다. 자신의 뮤즈로 ‘이효리’를 꼽은 혜빈은 과거의 어느 날, 그녀와 마주했던 모습에서 진짜 후광을 보았다고 회상했다. 이내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며 아이처럼 기쁜 얼굴로 손뼉을 쳤다. 시나브로 그렇게 될 것이라 확언했다.

오늘 촬영을 위해 종일 굶었다고 들었다.

이제야 고백하지만 사실 초콜릿 하나를 먹었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합리화하면 너무 속보일까?

겨우 초콜릿만 먹고도 이 정도 컨디션을 유지한 거라면 경의를 표하고 싶다. 오늘 촬영 내내 힘든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하는 과정에서 누구 하나 힘이 빠져 있으면 다른 이에게까지 옮겨간다. 오랜만에 진행한 단독 화보라 기대와 욕심이 컸다. 최대한 예쁜 모습을 담고 싶어서 명절에도 애써 식단 조절을 했다. 덕분에 후회 없는 촬영이었다.

정말 후련해 보인다. ‘하얗게 불태웠다’는 표현이 어울리겠다. 발레복은 얼마 만에 입어보는 건지?

최근 앨범 준비로 도무지 발레를 할 겨를이 없었다. 어렴풋이 기억하기로는 작년 겨울이 마지막이다. 몸이 많이 굳어 있을까 걱정했는데 발레 선생님의 도움으로 다행히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귀한 가르침과 응원을 아낌없이 주시는 분이다.

발레 학원은 언제부터 다녔나?

작년 봄 공백기를 가졌을 때 무엇이든 배워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여자라면 발레에 대한 로망을 하나쯤 가지고 있으니까. 마침 집 앞에 바로 학원이 있었고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발레를 통해 얻는 건 무엇인가?

가끔 감정이 푹 꺼진 날은 아무 생각 없이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몸이 이완되면 요동치는 감정도 금세 잠잠해지더라. 여러모로 발레는 참 묘한 무용이다. 겉으로는 굉장히 정적이고 힘을 잔뜩 뺀 모습이지만, 그렇게 보이기 위해 정말 많은 근육을 쓴다. 비유하자면 외유내강 같은 느낌이랄까. 연예인이란 직업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어야 하지만, 내면이 단단하지 못하면 쉽게 무너진다. 나 자신의 기반을 쌓는데 발레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 자세 교정이나 예쁜 춤 선을 만드는 데에도 좋은 운동이다. 수업이 끝나면 느끼는 뿌듯함과 성취감은 덤이다.

확실히 몸 선이 정말 아름답다. 데뷔 때부터 몸매에 대한 칭찬이 자자했는데 꾸준한 관리 비법이 있나?

그런 칭찬을 들을 때면 기분이 좋다가도 한편으로는 부담스럽다. 나중에는 왠지 모를 책임감이 느껴져서 관리해야만 하는 일종의 사명감마저 든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는 받지 않았다. 컴백 무대나 촬영을 앞두고 급하게 감량하는 것이 더 힘들어 꾸준히 관리하는 편이다. 관리할 때 가장 힘든 것은 적게 먹는 거다. 먹는 걸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나름의 고충이다.

평소 아침은 잘 챙겨 먹는 스타일인가?

사과 반쪽이나 시리얼처럼 간편하면서 적당히 포만감 있는 것을 먹는다. 예전에는 ‘맛있으면 장땡’이라는 생각이었다면, 이제는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 패턴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배달 음식은 줄이고 영양을 위주로 요리해 먹는다. 운동을 못할 때는 음식으로 체력을 보강해야 하니까.

몸 관리를 꾸준히 한다는 건 이 일을 오래하고 싶다는 뜻일 것 같다.

물론이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일이니까.

최근에 팝스타 크로망스와 함께 컬래버레이션한 곡 ‘Wrap Me In Plastic’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SNS와 틱톡을 통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DJ 크로망스Chromance가 만든 동명의 히트곡을 모모랜드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아마 들어보면 “아~ 이 노래?” 하고 무릎을 치게 될 것이다. 원곡이 워낙 중독성이 강했고, 처음 들었을 때는 무언가에 홀리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협업이 성사되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신기하고 얼떨떨했다. 그리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친구들도 가끔 틱톡을 보며 이 노래와 춤을 곧잘 따라 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옆에서 자랑을 늘어놓았다. “우리 이 곡 컬래버레이션한다?”라고.

모모랜드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은?

아무래도 ‘뿜뿜’이 가장 애착이 간다.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기도 하고 노래를 부를 때의 감정들이 아직도 너무 소중하게 남아 있다.

실은 개인적으로도 ‘뿜뿜’에 한 표를 던지고 싶었다. 그룹 내에서 리더를 맞고 있는데, 평소에 어려움은 없는지?

어렵다기보다는 스스로 좋은 리더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늘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하고 자책도 많이 하게 되는 자리다. 멤버들이 워낙 잘 따라주는 덕에 지금까지 버텼다. 최근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멤버들의 응원과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 한 명 한 명에게 장문의 편지를 받았는데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었다.

연극 <관부연락선>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캐스팅 비화가 있는지?

우연히 지인의 추천으로 얻게 된 기회였고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다. 연기는 대학교 전공이기도 하고 항상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도 갈망하던 분야였으니까. 처음이기도 하고 워낙 쟁쟁한 분들이 오디션에 함께 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노력해야 했다. 비록 첫 연기라 부족한 점이 많지만, 조금이나마 그들과 견주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극의 시대적 배경이 1927년이다. 극이나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정말 어려웠다.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헤매기도 하고, 감정 이입이 쉽지 않았다.

역할을 맡은 ‘홍석주’는 어떤 캐릭터인가? 본인과도 닮았다고 생각하는지?

어느 부분은 닮기도 했다. 강단 있고 씩씩하다는 게 그렇다.(웃음) ‘석주’는 늘 당당하고 부끄러움 없이 혼자 꿋꿋하게 삶을 살아온 강인한 사람이다.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첫 연극 무대에 오르는 감회가 어떤가?

생각만 해도 떨리고 설렌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은 하지 않는다. 무조건 잘해낼 테고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내려올 것이다.

연극이 끝나면 또 도전하고 싶은 게 있나?

이제 막 연기에 첫발을 내디딘 만큼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다. 가수로서는 솔로 앨범을 발표하고 싶다.

솔로 앨범을 낸다면 어떤 장르를 하고 싶은가?

에이브릴 라빈의 음악을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의 펑크록 스타일의 곡도 해보고 싶다. 목소리도 허스키한 편이라 와일드한 곡에 자신 있다. 물론 아직은 나에게 맞는 음악을 더 찾아야 할 시기라고도 생각한다. 많이 도전해보고 나에게 어울리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다.

몇 마디 나누다 보니 자존감이 높은 사람 같다. 혜빈의 자신감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건가?

부모님. 내가 나 자신을 믿지 못할 때 항상 옆에서 “넌 할 수 있어”라고 자신감을 북돋워 주셨다. 나약해지지 않게 잘 이끌어주시는 부모님 덕분에 비로소 단단해질 수 있었다.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운동과 노래, 춤, 연기까지 아우르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혜빈의 다음 스텝이 궁금하다.

일단 주어진 일이라면 뭐든 다 해보고 싶다. 값진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끊임없이 움직이고 부딪히면서 나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

혜빈의 Q&A

  • 촬영이 끝나면 가장 먼저 먹고 싶은 음식은? 오늘은 로제 파스타.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은 훠궈다.
  • 자신을 컬러로 표현한다면? 레드. 강렬한 색감에 끌린다.
  • 운동 신경이 좋은 편인가? 적당한 편인 것 같다. 활동적인 스포츠를 즐기는 편이라 암벽 등반이나 승마 같은 종목도 좋아한다. 평소에 자주 나가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아니라서 마음먹은 날에만 작정하고 임하는 편이다. 은근히 집순이 기질이 있다.
  • 혜빈의 인생 영화는? 해리포터! 내 인생에서 가장 처음 본 영화이기도 하다.
  • 자투리 시간에 즐기는 취미 생활은? 집에 누워서 넷플릭스 보기, 아니면 넷플릭스 보려고 다짐했다가 딴짓하기.
  • 이성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그냥 그 사람에게 느껴지는 느낌을 본다. 특별히 재고 따지는 건 없다.
  • 혜빈의 뮤즈는? 이효리 선배님!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전에 다니던 회사의 소속 가수였는데 활동 준비를 하면서 딱 한 번 마주친 적이 있다. 사람한테서 후광이 보이는 걸 처음 목격한 날이다.
  • 코로나-19가 끝나면 가보고 싶은 여행지는? 프랑스. 예술의 거리이자 패션의 메카이니까.
  • 내가 가장 멋있다고 느껴질 때는? 주어진 일을 해냈을 때. 내가 해냈구나. 멋있다. 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