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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웨어 카라칼 서플라이의 이지수 대표

세상에는 두 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허술한 물건을 불평만 하면서 계속 쓰는 사람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고쳐가며 개선해 나가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전자의 유형일 것이고 드물게 후자인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바로 스포츠웨어 전문 브랜드 ‘카라칼 서플라이’의 이지수 대표처럼 말이다.

20대 초반, 이지수 대표는 역동적인 매력을 가진 스포츠인 스노보드에 강하게 매료되었다. 그의 열정은 국경을 넘어서 미국, 뉴질랜드 등 전 세계를 누비며 1년 365일 내내 스노보드에 몰두하게 했다. 기량이 한창이던 20대에는 선수로 활약했고 운동에 대한 지식이 쌓인 30대부터는 강사로 활동했다. 그렇게 스노보드와 함께 청춘을 누린 이지수 대표의 삶에는 기쁜 일도 많았지만 슬픈 일도 있었다. 바로 본인을 포함한 동료들이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특히 다리 쪽에 치명상을 입어 보드를 탈 수 없게 된 동료들을 볼 때는 안타까움을 넘어 무력감마저 들었다. 그래서 늘 운동 시 부상을 방지하면서도 퍼포먼스를 도와주는 기능성 스포츠웨어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그 당시 국내 브랜드 제품은 효과가 미비했고 그나마 효과를 볼 수 있는 해외 브랜드 제품은 가격이 지나치게 높았다. 결국 2018년 이지수 대표는 고민 끝에 합리적인 가격에 효과가 탁월한 스포츠웨어를 직접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2년 후인 2020년, 스포츠웨어 전문 브랜드 ‘카라칼 서플라이’를 탄생시켰다. 타고난 기질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척자라는 험난한 모험의 길을 선택한 이지수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맨즈헬스>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스포츠웨어 전문 브랜드 ‘카라칼 서플라이’ 대표 이지수입니다. 대학교 때는 미술을 전공했지만 20살 이후로는 러닝, 사이클 등 다양한 스포츠에 관심을 가졌고 그중에서도 스노보드에 열중했습니다. 30대 후반이 된 지금까지요. 자연스럽게 스포츠라는 매개체로 얻은 친구들이 많아요. 제가 안타까운 건 그들 중에 부상으로 인해 운동할 수 없게 된 친구들도 많다는 점이었어요. 더이상 저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다치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것이 ‘카라칼 서플라이’의 시작입니다.

카라칼 서플라이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카라칼 서플라이는 ‘Support All The Player’라는 슬로건 아래 스포츠인들에게 도움되는 실용적이고 안전한 스포츠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사용자의 안전을 생각하는 브랜드입니다.

카라칼 서플라이라는 브랜드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나요? 아프리카 살쾡이라고도 불리는 포유류 동물 ‘카라칼’에서 모티프를 얻었습니다. 카라칼은 60cm 정도의 크지 않은 몸과 턱을 가졌지만 예리하고 강한 송곳니를 지니고 있어요. ‘카라칼 서플라이’는 카라칼의 이빨처럼 강하고 예리하게 근육을 서포트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2년간의 연구 끝에 선보인 첫 제품이 바로 ‘카라칼 압박 테이핑 양말 케이나인’입니다.

케이나인CANINE은 무슨 뜻인가요? 케이나인이란 ‘개의 날카로운 송곳니’를 뜻하는 말입니다. 카라칼의 송곳니처럼 예리하고 강하게 근육을 잡아 사용자를 보호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만든 이름입니다.

압박 테이핑 양말은 어떻게 개발하게 되었나요? 저는 스포츠웨어 개발자이기 전에 소비자였기 때문에 시판되는 스포츠용품의 아쉬운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근력 테이핑 요법’을 사용하려면 매번 테이핑을 붙이고 떼야 하는 불편함과 피부 트러블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또한 근육을 지지해주는 ‘컴프레션 양말’은 국내 제품의 효과가 미비했고 기능이 좋은 해외 제품들은 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두 제품의 한계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압박 테이핑 양말’이었습니다.

어떤 기술이 적용된 건가요? 쉽게 말해 ‘근력 테이핑 요법’과 ‘컴프레션 양말’의 장점만을 합쳤다고 할까요? 탄성이 좋은 ‘라이크라 섬유’를 직조해 부드러우면서도 탄성이 ‘강한 테이핑 라인’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기에 종아리, 아킬레스건, 발목, 아치 등 부위별로 움직임을 고려했고 압박 강도를 달리해서 ‘압박 테이핑 양말’을 완성했습니다. 국내에서 근력 테이핑 용법을 양말에 적용한 사례는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능 특허까지 받았습니다. 라이크라 섬유로 만든 이 양말은 내구성이 강해 2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어요.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가 목적에 맞춰 신을 수 있게 압박 강도에 차별을 두어 ‘프로 버전’과 ‘라이트 버전’으로 나누어 출시했습니다.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감사하게도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많은 사용자분이 저희 제품의 진가가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은 특히 운동 후라고 말씀하세요. “벗을 때 피가 확 도는 게 흡사 마사지 받는 기분이다”, “다음날 근육통이 확실히 덜하다”라는 피드백을 들을 때 힘들지만 시작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나요? ‘덕분에’와 ‘고맙다’라는 진심 어린 인사를 들을 때입니다. 카라칼 서플라이는 2020년에 론칭한 스타트업이다 보니 여러 가지 우여곡절로 힘들 때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잘 사용하고 있다는 사용자들의 제품 후기를 읽어봅니다. 그러면 ‘다시 더 노력해야지’ 하고 힘이 납니다.

이지수 대표와 카라칼 서플라이는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까요? 카라칼의 시작은 압박 테이핑 양말이지만 앞으로 더 유용한 제품을 만들어 스포츠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꿈은 크게 가지라고 했던가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 카라칼 서플라이를 만들고 싶어요. 그 꿈을 위해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배우고 도전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