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 속으로 풍덩

산과 숲, 더 넓게는 사막과 남극 등 펼쳐진 대자연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은 러닝 문화의 확산과 함께 최근 우리나라의 새로운 아웃도어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트레일 러닝은 세계적인 공식 대회가 존재하고 기록에 따라 메달이 주어지는 스포츠 경기이다.

하지만 트레일 러닝을 경험한 이들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입을 모아 자연과의 교감을 역설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다고. 정말 그럴까? 의심이 든다면 직접 해보면 될 일이다. 러닝의 짜릿함과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 그사이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이 가득한 트레일 러닝의 매력으로 지금 뛰어들어 보자.

시작은 페이스 조절

트레일 러닝을 시작할 때 흔히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은 속도로 뛰려는 것이다. 평평한 길이 아닌 험난한 지형에 맞추어 속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신체는 망가질 수도 있다. 평소 러닝 기록보다 1km당 30~60초 느리게 달리는 것이 적당한 페이스이다. 시작점에서는 속도가 느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언덕을 조금만 오르다 보면 틀린 속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트레일 러닝에서는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계산 없이 속도를 올리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느리다고 생각된다면 속도를 올려도 좋다. 1km당 5~10초 정도로.

장애물을 넘어서

평소 도로나 트랙만을 달렸다면 트레일 러닝의 흙길은 낯설기만 할 것이다. 오프로드는 예측하지 못했던 바위와 뿌리가 튀어나오기 마련이고 그 외에 걸려 넘어질 수 있는 수많은 장애물이 즐비하다. 하지만 예방법을 숙지한다면 겁먹을 필요가 없어진다. 첫 번째로 다리를 보통 때보다 10~15% 정도 높이 올려 달리면 디딜 때의 비틀거림을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뛸 때 로드 러닝처럼 발을 내려다보면 안 된다. 시선은 5m 정도의 전방을 항상 주시해야 하고 잠깐의 시선을 떼는 것도 위험하다. 장애물은 언제 어디서나 튀어나올 수 있으니.

언덕을 돌파하라

높은 곳으로 오르는 것은 모든 운동에서 가장 일반적인 도전이다. 물론 필수적일 필요는 없지만 진정한 힘은 올라가는 것에서 분출된다. 중요한 것은 폭발력을 키우는 것이다. 특히 트레일 러닝에서는 끝나지 않는 언덕을 돌파하기 위한 파워가 중요하다. 언덕을 뛰어오를 때는 피트니스 센터에서의 리프트 운동을 떠올리는 것도 좋다. 경사와 나란하게 상체를 기울이고 하체를 통째로 들고 힘껏 나아가야 한다. 엉덩이, 무릎, 발가락 전부를 위로 힘껏 끌어올려 언덕을 정복하라.

내리막도 빠르게

내리막은 천천히 가야 한다는 게 보통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트레일 러닝은 속도를 내는 것이 더 안전하다. 속도를 늦추면 발을 지면에 디뎠을 때 오히려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비탈길을 내려갈 때는 발목에 힘을 자연스럽게 넣은 뒤 짧고 빠른 걸음으로 바닥을 내딛어야 한다.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달라진 균형감각을 얻을 수 있다. 지침대로 훈련한 후 발목이 편안하다면 잘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생존과 고립의 가능성

트레일 러닝은 대자연 속에 맨몸을 던지는 것과 같다. 날씨와 부상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릴 경우를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 출발 전 주변에 모든 계획을 공유하라.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타고 가는지 그리고 달리는 루트와 예상 시간도 반드시 알려야 한다. 휴대폰 배터리 절약이 필요하다면 비행기 탑승 모드 설정이 제격이다. 이 모든 과정이 귀찮다면 영화 <127시간>을 찾아보라.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균형감각의 연마

오프로드의 다양하고도 난해한 지형은 평소 달리던 단단하고 평평한 도로보다 균형감각과 민첩성을 훨씬 더 필요로 한다. 무디고 느린 신체는 모든 활동에서 불편함을 만들어내고 자칫하면 큰 부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집으로부터 15km나 떨어진 곳에서 절뚝거리며 돌아가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면 평소 균형감각을 살려주는 훈련을 통해 위험으로부터 도망가라.

  • 추천 운동 보수볼 위에서 고블릿 스쿼트, 싱글 레그 스쿼트, 스텝업 각 10회씩 3세트.

숨이 차오를 때까지

운동의 지속성은 폐활량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훈련은 언덕에서의 인터벌 훈련이다. 100m 길이의 언덕을 찾아 1분 동안 빠른 속도로 뛰어 올라가라. 그리고 속도를 반으로 줄여 조깅하듯 언덕을 다시 내려간다. 15번 반복한다.


베스트 트레일 러닝 대회 6

유럽과 미국이 중심이었던 트레일 러닝 대회, 우리나라는 후발 주자이지만 크고 작은 트레일 러닝 대회를 다양하게 개최 중이다. 기회는 펼쳐졌고 결심만이 남았다. 권위있는 국내외 대회를 향한 도약을 지금 당장 시작하라!

1 울트라 트레일 몽블랑 UTMB®, Ultra-Trail du Mont-Blanc

전 세계에서 열리는 수많은 트레일러닝 대회 중 가장 높은 권위를 자랑하며 모두가 참가하기를 꿈꾸는 대회, 바로 ‘울트라 트레일 몽블랑’이다. 2002년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전 세계 수천 명의 전문 트레일 러너들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트레일 러닝 이벤트로 알려져 있다. 참가 선수들은 프랑스 샤모니에서 출발해 알프스 몽블랑을 순회하는 약 170km의 코스를 달리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에 도전하는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트레일 러닝 애호가들에게 꼭 도전하고 싶은 대회로 자리잡았으며 제한시간 동안 코스를 완주한 참가자들은 완주자만이 입을 수 있는 초록색 조끼의 영광이 주어진다.

2 트랜스알파인 런 Transalpine-Run

험한 알프스산맥을 횡단하는 트랜스알파인 런 대회는 2인 1조의 팀으로만 참가가 가능하다. 세계 40국에서 수백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며 독일 남부 알프스산맥에서 출발해 오스트리아, 스위스를 거쳐 이탈리아까지 달린다. 코스는 7일 동안 나누어서 달리는 스테이지 레이스로 300km와 250km가 있고 매년 장소가 바뀌면서 대회가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하루 평균 35~40km를 달리고 매일 2,000~3,000m의 산을 오르내리며 전체 누적 고도 14,000m 이상을 오르게 된다. 그 어떤 대회보다 와일드하고 격동적인 코스로 악명 높지만 마니아가 많아 우승컵을 향한 경쟁은 더 치열하다.

3 웨스턴 스테이트 100마일 런 The Western States 100 Mile Endurance Run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열리는 트레일 러닝 대회이다. 1974년에 처음 시작된 대회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울트라 트레일 레이스이기도 하다. 40년 넘게 미국 서부에서 가장 권위 있는 울트라 트레일 러닝 대회로 운영되어 오고 있으며 자원봉사자도 1,500명이 넘는다. 코스는 장엄하게 높은 협곡과 화강암으로 굽이치는 산맥, 아름다운 적갈색의 오솔길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회에서 오르는 전체 누적 고도는 5,486m이다. 지난 6월 트레일러닝 대회를 개최해 주목받았으며 2022년의 이벤트를 미리 공지하며 잠시 사그라들었던 북아메리카의 트레일 러닝 열기를 다시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4 코리아 50K

국내 최초로 국제트레일러닝협회ITRA 국제 공식 인증을 획득한 코리아 50K는 전체 참가자의 30%가 외국인 선수일 정도로 대회의 입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가는 중이다. 전문 트레일 러너가 뛰는 80km, 50km 코스 이외에도 25km, 10km 그리고 1km의 어린이 코스 등이 대회 때마다 다양하게 마련되어 프로 선수는 물론 초보자와 입문자까지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축제와 같은 트레일러닝 대회이다. ITRA 인증을 받은 만큼 80km, 50km, 25km 코스를 주어진 시간 내 완주한 참가자들에게는 울트라 트레일 몽블랑을 포함한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ITRA 인증 포인트가 주어진다.

5 서울 100K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이다. 100km, 50km, 10km 세 가지 코스로 이루어져 있고 논스톱으로 진행된다. ITRA의 공식 인증을 획득했기 때문에 인증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대도시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인 만큼 서울만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환경의 다채로움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두고 있다. 온전히 도심 속에서 이루어지는 코스는 숲(서울둘레길), 산(북한산, 도봉산 등), 강(한강), 성곽(서울 성곽길) 등 서울 곳곳의 아름다움을 모두 만끽할 수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도시 속에서 진행하는 유일한 트레일러닝 대회이다.

6 트랜스제주 TransJeju

트랜스제주는 2011년 처음 시작되었으며 현재 20개국에서 1,000명이 넘게 참가하는 대회이다. 5km 오름 트레킹, 10km, 36km 트레일 러닝, 100km 스테이지 레이스로 진행되는데 특히 100km 대회는 국내 최초의 스테이지 레이스이며 한라산, 오름, 바다 등 제주의 자연을 전부 경험할 수 있도록 코스가 설계되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는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특히 화산섬 제주의 산, 오름, 들판은 제주도만의 특별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며 트레일 러닝의 장소로도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ITRA의 인증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2021년 국내 트레일러닝 대회 일정

서울100K

  • ITRA 공식 인증
  • 서울
  • 10월 16~17일
  • 100km / 50km / 10km

양평 한반도 종주트레일

  • 경기도 양평
  • 7월 18일
  • 35km / 19km

지리산 화대종주

  • 전라남도 구례
  • 8월 15일
  • 42km / 34km / 21km

트랜스제주

  • ITRA 공식 인증
  • 제주도
  • 10월 9~10일
  • 112km / 50km / 10km

설악산 한계령 공룡능선종주

  • 강원도 인제
  • 10월 10일
  • 27km / 22km

소백산 종주 트레일 러닝

  • 충청북도 단양
  • 7월 25일
  • 31km / 21km

울산 솔마루길 트레일런 대회

  • 울산
  • 7월 25일
  • 21km / 10km

하이트레일9피크

  • ITRA 공식 인증
  • 울산광역시 울주
  • 10월 29~31일
  • 105km / 44km / 26km / 9.4km

※대회는 주최측 운영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