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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데 이유가 필요해?

본격적인 러닝 시즌이 돌아왔다. 도시와 자연 곳곳에서 뛰는 사람들을 보며 부러움과 시기를 느끼면서도 섣불리 시작하기 꺼려지는 당신이다. 무엇이 앞을 가로막는가? 어떤 핑계가 당신의 발목을 잡는가? 당장이라도 뛰어야 할 이유가 여기 다 있다.

달리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처음부터 이유가 있어서 달리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사실 <맨즈헬스> 에디터이기에 주변에서 달리기를 권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2년 정도 뭉기적대며 버텼다. 특별히 건강이 나쁘지도 않았으며, 굳이 다른 운동 대신 달리기를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달려야 할 이유를 찾았다기보다 달리지 않는 핑곗거리를 찾았다고나 할까? 러닝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능숙하게 달리는 사람들과 함께 달려야 하는 것이 부담이다. 주눅드는 느낌이랄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언제까지 해야 할지 등 궁금한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사이 어쩔 수 없이 달려야 하는 상황이 닥쳐오고 말았다.

<맨즈헬스> 미국 본사가 주최하는 대회에 초청을 받았던 것이다. 본사에서는 당연히 ‘러너’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다른 나라 에디터들이 참석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표격으로 받은 초청을 ‘못한다’고 거절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에디터 개인의 체면만이 아니라 한국판의 명예까지 걸린 문제였다. 대회가 한 달 남짓밖에 안 남은 상황이라 이것저것 따질 시간이 없었다. 군대 제대 이후 제대로 달려본 적이 없었기에 일단 어느 정도 달릴 수 있을지 알아야 했다. 동시에 남은 기간 달리는 자세도 만들고, 주력도 끌어올려야 했다.

초청 메일에 수락 답신을 보낸 그날 바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회사에서부터 한강을 지나 집까지 약 12km 거리였는데, 뛰고 걷기를 반복하다 보니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여름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6월. 온몸은 양동이로 물을 끼얹은 듯 땀으로 흠뻑 젖어버렸다. 다리는 천근만근이었고, 발바닥은 뜨겁게 타올랐다.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출근 복장인 면바지와 면티, 백팩 때문에 구석구석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사타구니와 겨드랑이가 땀에 젖은 옷들에 쓸려 쓰라렸고, 노트북과 책이 들어 있는 가방 무게 탓인지 어깨도 쑤시고 아팠다. 중얼중얼 주체할 수 없이 이어지는 욕설을 내뱉으며 샤워실로 향했다.

그리고 차가운 물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순간 터져 나온 단말마의 탄식. “아!” 마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을 벌거벗은 채 뛰쳐나오며 외친 ‘유레카!’라고나 할까? 그때부터 7년째 러닝을 즐기고 있다. 그사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나아졌다고 자부한다. 물론 무엇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세세하게 따져본 적은 없다.

하지만 확실히 달리기 이전보다 확연히 좋음을 느낀다. 왜 좋아졌을까? 그동안 <맨즈헬스> 의 러닝 전문가들로부터 얻은 지식과 정보를 이제 공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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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라고? 어디에 좋은데?

누구나 어렸을 때 친구들과 운동장을 달리던 때가 있다. 그렇다. 우리는 이미 러너이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의 몸은 털이 없고 긴 다리를 가지고 있어서 선천적으로 러닝에 최적화되어 있다.

게다가 러닝은 다른 운동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저렴하면서도 체중 감량이나 질병 예방에는 그 어떤 스포츠보다 효과가 좋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는 1991년부터 달리기를 하는 사람과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 154,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구를 해오고 있다.

연구소에서 밝힌 러닝의 효과는 뚜렷하다. 관절과 뼈가 튼튼해진다. 러닝이 관절 건강에 해롭다는 속설이 있다. 러닝을 하면 인체가 빠른 발걸음에 대한 반응으로 연골을 두껍게 하고 골밀도 또한 높인다. 그 때문에 골다공증Osteoarthritis 및 인공관절치환 필요성을 낮출 수 있다.

하루 평균 2km씩 달린 사람들은 비러너들에 비해 골다공증 위험성이 18% 낮았고, 고관절치환 수술 필요성도 35% 낮게 조사되었다. 성인병을 예방한다. 일주일에 4.8∼11km 정도 꾸준히 달릴 경우 뇌졸중, 심장 질환, 당뇨병 위험성이 낮아지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출 수 있다.

암도 예방할 수 있다. 러너들은 비러너들에 비해 신장암 발병률은 76%, 뇌종양 발병률은 40% 낮았다. 치매 확률이 낮아진다. 일주일에 평균 약 25km를 달리는 러너들은 그렇지 않은 비러너들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4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명이 길어진다.

유방암 환자들 중 하루 4km씩 달린 러너들은 9년 안에 유방암 재발로 인한 사망률이 비러너들에 비해 95% 낮았다. 그러나 걷는 사람들의 경우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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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달려볼까? 그런데 뭐부터 해야 하지?

먼저 괜찮은 러닝화를 구입하자. 전문 러닝숍에 가서 직접 신고 실제로 트레드밀에서 뛰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숍 전문가에게 어떤 러닝화가 좋은지 추천해달라고 하자. 참고로 숍을 방문할 때는 발이 평소보다 많이 붓는 저녁 시간이 좋다.

그래야 사이즈에 문제가 없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온라인 쇼핑은 하지 말자. 신발은 직접 신어봐야 한다. 눈대중으로 구입한 러닝화는 품질이나 착화감, 퍼포먼스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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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맞는 러닝화도 구입했고, 이제 뛰면 되나?

잠깐! 달리기는 의외로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이제 막 시작한 초보자에게는. 사람마다 체형과 운동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무작정 주변 사람들을 따라 하다가는 부상 위험이 있다. 달리기 전에 자신의 현재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일단 체중을 확인해보자. 과체중이라면 식단 조절과 가벼운 산책으로 체중을 조금 감량하자. 과체중 정도가 심하다면 러닝을 시작하기 전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러닝할 때 관절에 실리는 하중이 체중의 세 배가 되는데, 이는 걷기를 할 때보다 두 배 이상 무리가 되는 수치이다.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초보 러너들은 정상 체중의 러너들에 비해 부상 위험도가 17% 높다. 그리고 평소 운동을 안 했던 사람이라면 달리기보다는 빠른 걸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3∼4주 동안 일주일에 서너 번,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 시작하자. 30분 동안 숨이 살짝 찰 정도로 빠르게 걷기 정도면 충분하다.

이 두 가지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라도 러닝이 처음이라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좋다. 뛰기와 걷기를 반복하는 것이 방법이다. 중간중간 쉬면서 달리는 것이 근육과 관절, 힘줄에 무리를 덜 줄 수 있다. 운동 효과는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무리하지 않으면 장시간 운동할 수 있어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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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왜 이렇게 힘들어?

달리기는 전신 운동이다. 평소 운동을 해왔던 사람일지라도 달리기가 처음이라면 온몸 구석구석에서 근육통을 호소할 수 있다. 약간의 근육통은 지극히 정상으로, 러닝 후 2∼3일 정도 뒤에 찾아온다.

그러나 통증이 48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보행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좋지 않은 신호이다. 이럴 경우 운동을 잠시 쉬고 물리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운동 프로그램을 다시 한 번 더 체크해보기를 권한다.

흔히 러닝을 처음 시작한 사람들은 무리해서 많이 뛰거나, 너무 자주 또는 너무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경우가 많다. 피부에 상처가 나기도 한다. 흔히 ‘허벅지가 쓸린다’고 표현하는데, 주로 사타구니나 겨드랑이와 팔 안쪽, 심지어 유두 등 피부가 약한 부분에서 발생한다.

보통은 장거리 러닝을 할 때 착장한 옷과 피부에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마찰이 원인이지만, 피부가 약한 사람이라면 단거리 러닝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민감한 부위에 바셀린(또는 바디글라이드Bodyglide 같은 쓸림방지 크림)이 도움된다.

급격한 체중 감량으로 늘어진 피부가 원인이라면 허벅지 압박 스타킹 같은 의류가 도움될 수 있다. 다만 면 소재는 절대 안 된다. 수분을 잡아두는 성질이 있는 면은 피부 쓸림을 오히려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땀이 쉽게 마르는 전문 패브릭 소재의 반바지, 상의, 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사실 육체적 고통만이 문제는 아니다. 규칙적인 러닝도 문제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프로그램을 짤 필요가 없다.

하루 중 어떤 시간대에 달리기를 했을 때 본인이 가장 행복한지 생각해보자. 그런 다음 힘든 운동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친구와 만날 약속을 정할 때나 미팅 시간을 정할 때처럼 하나의 일정으로 잡는 것이 좋다.

패턴이 생길 때까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다 보면 어느 시점부터 운동이 습관이 된다. 습관이 되면 굳이 운동 시간을 지키려고 애쓸 필요가 없어진다. 러닝을 하지 않으면 뭔가 찜찜한 기분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