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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속에 숨은 장민호의 매력 5가지

“무명의 트로트 가수가 신곡을 내면 무대에 설 기회가 별로 없어요.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전국의 수많은 노래 교실을 다녀야죠.” 어떤 이는 <미스터트롯>에 등장한 벼락스타라고 하지만 이는 그의 이야기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강산이 두 번 바뀔지언정 끈기 있게 꿈을 향해 달려온 남자 장민호를 만났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범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다지만 고백하건대 장민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방송 이후 TV만 틀었다 하면 나오는 그의 모습에 <미스터트롯> 출연으로 떴다 싶었고 틱톡을 통해 ‘읽씹 안읽씹’ 챌린지를 접했을 때 노래가 재미있어서 몇 번 찾아 들어본 것이 전부였다. 방송가에서 붙여준 트로트계의 BTS, 대기만성의 아이콘인 장민호를 섭외하기 위해 조사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미스터트롯> 이전에도 이미 아이돌, 발라더를 거친 데뷔 23년 차 베테랑 가수라는 점이다. <미스터트롯> 출연 당시 ‘마스터로 초대해도 될 법한 경력직 가수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대결에 대결을 넘어 아쉽게 TOP 6위에 그쳤지만, 프로그램 종영 이후 그동안의 무명시절을 청산하고도 남을 만큼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인생 2막의 첫걸음을 뗀 장민호. 누가 들어도 범상치 않은 인생의 굴곡사를 겪은 그에게 문득 남자가 배울 만한 무언가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에게 직접 그의 인생이 담긴 노래 5곡을 골라 달라고 부탁했다.

1_ Effort
‘남자는 말합니다’

<미스터트롯>에 출연하기 전, 장민호라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온 정성을 쏟은 곡이다. ‘어머나’를 쓴 작곡가 윤명선 형에게 곡을 의뢰해 받았다.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는 못하겠다고 했다. ‘여행 갑시다 나의 여자여’, ‘안아봅시다 나의 여자여’ 등 가사가 직설적이어서 부담스러웠다. 당시 내 나이가 30대 초반이었다. 어린 나이의 가수가 소화할 수 있는 노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무심코 몇 번 들었는데 ‘필’이 왔었다. 가사와 멜로디가 단순하고 직접적이어서 처음 듣자마자 쉽게 기억할 수 있겠다 싶었다. 바로 전화를 걸어 당장 녹음하겠다고 했다.
이 노래를 제일 먼저 꼽는 건 정말 노력을 많이 해서다. 당시에는 신곡을 발표한 무명 트로트 가수가 무대를 선보일 기회가 거의 없었다. 트로트 가수 전문의 매니지먼트도 없었다. 정말 밑바닥부터 올라왔다. 매일 일주일에 다섯 번씩 지방의 노래 교실을 다니면서 노래 선생님들에게 곡을 홍보했다. 그럼 노래를 배우러 오는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날 테니까. 그러기를 3년을 넘게 했다. 전국에 안 다닌 노래 교실이 없을 것이다. 3년이 좀 지나니까 더 갈 곳이 없어 다시 돌았다. 그러다 지역축제 행사에 초대를 받아 무대에 올랐다. 각 지역 노래대회에서 점차 내 노래를 부르고 우승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점차 유명해졌다. 노래를 발매한 지 4~5년 만이었다.

2_ Self-Confidence
‘상사화’

<미스터트롯>을 하면서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단 한 번도 순탄하게 결승전까지 올라온 적이 없었다. 중간에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자신감은 결여되고 왜 출연했을까 하는 후회도 밀려왔다. 그러던 중 ‘상사화’를 만났다. ‘상사화’는 그동안 내가 줄곧 해왔던 느린 템포의 정통 발라드였다. 게다가 내가 평소 존경하는 남진 선생님 노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하니 자신감이 생겼고 선곡부터 준비과정, 무대, 평가까지 모든 박자가 딱 맞아떨어졌다. 실타래에서 실이 술술 풀리듯 모든 일이 순탄하게 진행되었다. 남진 선생님께서 무대 바로 앞에서 노래를 들으시는데 몹시 뿌듯했다. 좋은 성적을 안겨드리기도 했고.

3_ Challenge
‘역쩐인생’

나에게는 잊을 수가 없는 노래다. 결승 무대에서 부른 것도 이유이지만 처음 도전해보는 EDM 트로트 장르였다. 내가 선택했지만, 이 노래를 정말 잘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DM 트로트는 박자도 많고 리듬도 빨라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가창력에 한계가 있다. 노래를 선택하고 홍정수 작곡가와 매일 만나서 고민하고 의논했다. 그러다 보니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후회 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무대에 서서 ‘역쩐인생’을 부르자 많은 사람이 좋아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깜짝 놀랐을 것이다. 그동안 보였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에. 이 노래로 제 스타일이 더욱 넓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장르를 하더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붙었다.

4_ Popularity
‘읽씹 안읽씹’

시작은 간단했다.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영탁이와 함께 출연했는데 대기실에서 나한테 어울릴 것 같다며 후렴 부분을 들려주었다. 딱 듣자마자 너무 좋았고 내가 꼭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탁이는 그 후 이틀 만에 곡을 완성했고 바로 준비해서 리코딩 작업에 들어갔다. ‘읽씹 안읽씹’은 요즘 유행하는 댄스 트로트이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영탁이와의 작업 과정을 살짝 공개했는데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다.
이 노래를 부르기 전에는 트로트는 진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읽씹 안읽씹’은 가사가 정말 쉽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고스란히 가사에 담았다. 이 노래로 틱톡에서 챌린지도 생기고 꼬마 아기들도 흥얼거린다. 음악성의 기준은 어쩌면 멋들어진 가사가 아니구나 싶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면 그게 대중성과 음악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바쁜 와중에도 이 노래를 만들어준 영탁이가 정말 고맙다.

5_ Friendship
‘파트너’

‘파트너’는 평생 좋은 친구를 안겨준 곡이다. 정동원이라는 귀한 동생을. 처음에는 막연히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곡 작업을 하면서 아이 같지 않은 성숙한 모습도 발견하고 배울 점도 참 많더라. 얼마 전 광고 촬영을 하는데 동원이 또래의 아이가 모델로 나왔다. 순간 동원이가 보고 싶어서 전화했다. 어젯밤 12시에도 전화 통화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그렇게 나이를 초월한 친구 사이다. 기회가 되면 ‘파트너’에 이어 또 한 곡을 함께 하고 싶다. 서로의 추억 속에 ‘파트너’를 연상시키는 노래가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