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부터 지금까지 아우디의 슬로건은 ‘기술을 통한 진보’이다. 슬로건에 걸맞게 아우디에는 유독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다. 1995년에는 세계 최초로 상시 사륜구동이 장착된 최초의 디젤 세단 A6 2.5 TDI를 출시했고, 2009년에는 100% 순수 전기 스포츠카 ‘e-트론’을 공개하기도 했다.
“진정한 아우디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우디가 생각하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다.” 제프 매너링 아우디 한국지사장의 인사말로 시작한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는 또 한번 세계 최초를 선점할 고성능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였다.
e-트론과 e-트론 스포트백, RS e-트론 GT 등 아우디의 미래를 대표하는 전기차와 함께 R8, RS Q8 등 아우디가 선보이는 최고의 현재를 직접 만져보고 시승하며 최첨단 기술력으로 점철된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었다.

아우디 R8, RS e-트론 GT와 함께 서킷을 달려라!
트랙 드라이빙
고백하건대 서킷 주행은 처음이었다. 불안해하는 내게 조수석에 탑승한 다른 매체의 기자가 넌지시 말했다. “차가 좋아서 안심하고 달릴 수 있을 겁니다”라고. 아우디 R8에 탑승한 뒤 운전대를 잡고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다. R8은 최고 출력이 610마력에 달하는 괴물이다.
제로백은 3.1초, 최고 속도는 220km/h이다. 양산차와 경주차의 경계에 있는 차인 만큼 아우디의 전 모델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하고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시동을 켜는 순간 전율이 느껴졌고 엔진 버튼을 누르자 우레가 울려퍼졌다. 지휘 차량의 지휘에 맞춰 3바퀴를 신나게 몰았다. 코너링에서는 온몸이 쏠리도록 격하게 코너를 돌았으나 차는 단단히 지면을 버텼다. 차가 운전한 것이지, 내 실력이 아닌 듯한 느낌이었다. 확실히 좋은 차라는 것을 피부로 느낀 순간이었다.
아직 국내 출시 전인 아우디 RS e-트론 GT는 독일 전담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해 경험했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자 롤러코스터를 탄 듯 머리가 젖혀졌다. 직선 구간에서 속도계는 200km를 넘나들었다. RS e-트론 GT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6초. 전기차에서 볼 수 없었던 다이내믹함이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마치 전기차의 한계를 뛰어넘는 순간이라고 해야 하나. 진일보한 아우디의 기술력을 실감하며 이것이 진짜 아우디의 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우디 RS Q8의 기술력을 확인하라!
USP 드라이빙
USP 드라이빙 코스는 국내 출시를 앞둔 아우디 RS Q8의 기술력을 확인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RS Q8은 최고 출력 600마력을 갖춘 고성능 대형 SUV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8초이다. USP 드라이빙 코스는 오르막 구간에서 가속을 실험하는 프로그램과 일렬로 설치된 콘을 통과하며 주행하는 슬라럼, 후륜 조향 기술을 체험하는 유턴 주행의 3가지로 구성되었다. RS Q8을 시승하면서 느낀 것은 큰 덩치인데도 운전하기 굉장히 편했다는 점이다.

유턴이나 급회전 시 앞바퀴와 함께 뒷바퀴가 5°까지 움직여 회전 반경을 줄여주는 기술을 탑재했다. 그래서인지 차체가 작은 세단 A5가 한 번에 돌지 못하는 코너를 RS Q8은 한 번에 빠져나갔다. 또한 연속적인 코너를 돌았을 때 차체의 기울어짐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핸들링은 부드러웠다.
가속 구간에서는 다이내믹 모드로 설정해 가속 페달을 밟으니 그동안 육중한 SUV에서 볼 수 없었던 스포츠카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가속이 빨리 붙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RS Q8의 민첩한 주행 성능과 뛰어난 서스펜션 성능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아우디 SQ8, e-트론 스포트백과 함께 도로를 달려라!
시닉 드라이빙
시닉 드라이빙은 강원도 인제군 일대의 약 20km를 왕복하는 것으로 초반에는 직선 코스, 중반부터는 구불구불한 험난한 코스였다. 아우디 SQ8을 타고 출발해 반환점에서 e-트론 스포트백으로 갈아타 인제스피디움으로 복귀했다. 시승 당일에는 비가 많이 내려 노면이 미끄러웠다.
SQ8을 타고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나에게 지휘 차량에서는 좀더 속력을 낼 것을 권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신세계가 펼쳐졌다. 차는 갑자기 스포츠카로 변모하며 안정적이면서도 빠르게 돌진했다. 동시에 세단으로서의 정숙함을 잃지 않았다. 노면을 미리 식별해 서스펜션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스템 덕분에 비가 오는 날에도 안전하게 드라이빙이 가능했다.

e-트론 스포트백은 전기차답게 정숙성이 뛰어났다. 와인딩 구간에서 핸들링이나 가속에서도 훌륭했다. 지그시 가속 페달을 밟으니 반응 속도도 빠르고 부드러웠다. e-트론 스포트백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버추얼 사이드 미러’였다. 기존 차량처럼 바깥의 사이드 미러를 통해 양옆의 차량을 확인하는 방식이 아닌, 차 안에 설치된 화면으로 확인하는 것이었다. 어두운 밤길 주행이나 비, 눈이 많이 오는 길에서도 선명하게 화면을 볼 수 있을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