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캠핑 가이드

Guide to Wild Camping

내 안의 야생마 테스트

자연은 우리 삶의 스트레스에 대한 시간이 증명한 해독제로 지금보다 더 그 해독제가 필요한 때도 없다. 하지만 야생 캠핑은 심약한 사람들이나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게는 좋은 약이 아니다. 말 그대로 손에 흙을 묻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여행 작가이자 전 트레킹 리더인 제즈 라젤Jez Lazell의 가이드가 당신이 캠핑에 맞는 체질인지를 알려줄 것이다.

불편함과 편해지기

숀 콘웨이Sean Conway만큼 모험 정신을 구현한 남자는 많지 않다. 그는 철인 경기 선수이자 작가로 그의 가장 최근 모험은 24일 18시간 동안 언서포티드 사이클링Unsupported Cycling(숙식, 길 찾기 등을 홀로 해결해야 하는 사이클링)으로 마친 유럽 일주이다. 이 여정을 통해 그는 내면의 야생성을 받아들이라고 설파한다.
때는 새벽 2시 35분으로, 전 세계 자전거 일주를 시작한 지 2주째에 팬아메리칸 하이웨이 아래에서 잠들어 있었다. 무언가 차갑고 축축한 것이 얼굴에서 느껴졌다. 그것은 내 입의 절반을 뒤덮었으며 맥박이 느껴졌고 발효된 냄새가 났다. 그러다 무언가 따뜻한 것이 내 뺨을 흘러내렸다. 나는 두더지 한 마리가 내 얼굴에 오줌을 쌌다는 걸 깨달았다. 당황하지 않고 몸을 돌려 두더지가 뛰어내리게 했다. 2년 전만 해도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캠핑을 한다는 생각만 들어도 집으로 가는 첫 비행기를 타고 떠났을 것이다. 야생 캠핑은 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엑스스테이션이나 플레이박스나 요새 아이들이 하는 게임이 더 잘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부츠를 신발장에만 모셔 두었더라면, 나는 오늘날 나를 만든 수많은 경험을 놓쳤을 것이다. 우리가 쉬운 길만 간다면 불편한 일이 일어났을 때 공포를 느끼게 되고, 그 일이 우리를 잡아먹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어려운 상황들에 스스로를 내던지면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 인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두꺼비가 내 얼굴에 오줌을 쌌던 때만큼 나쁘지는 않네’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자신에게 맞는 어드벤처를 골라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캠퍼들은 법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으로 떠나기 전에 사전 조사를 많이 해야 한다. 어떤 곳에서는 야생 캠핑이 더 쉽지만 허가증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국내 캠핑 전문가들이 자신만의 추천 지역을 알려준다.

초보 캠퍼라면
굴업도는 한국의 갈라파고스로 알려져 있다. 인천에서 배를 타고 오래 들어가야 하지만 난이도도 상당히 낮고 무엇보다 야생 사슴들이 실제로 있기에 야생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백패킹 3대 성지라 불릴 정도로 캠핑족들이 많이 찾는다. 일몰이 아름답다.정상훈 @hoon__zzi

와일드 백패킹
문지골, 덕풍계곡, 응봉산, 버릿골을 아우르는 우리나라 최고의 오지 계곡이다. 발을 들이는 순간 바로 통신이 두절되는 곳이기 때문에 오롯이 계곡을 즐길 수 있다. 독이 있는 칠점사, 멧돼지, 고라니뿐만 아니라 표범이 서식한다고 하니 와일드 백패킹으로 이보다 제격인 곳은 없다. 김현근 @lemon4kiss

조용한 은둔자
북설악 물굽이 계곡에 있는 마장터는 짧은 트레킹 거리 대비 숲이 울창하고 사람이 많이 없는 한적한 곳이다.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은 험하지 않아 초보자도 편하게 오를 수 있다. 낙엽송이 늘어선 길을 따라 걸으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이용선 @apa_backpacker

해변을 사랑한다면
일몰을 보려고 갔는데 너무 좋은 장소였다. 밀물과 썰물 격차가 커서 바닷물이 어디까지 올라올지는 모르겠지만 해변 안쪽으로 텐트를 치거나 계단 위쪽으로 자리잡으면 괜찮을 것 같다. 해변 입구에는 음식점들이 몇 군데 있는데 우리들의 영원한 야식인 치킨집도 있으니 출출할 때 치맥도 추천한다. 최수빈 @___vinn

자전거 라이더라면
강릉시 옥계면에 위치한 ‘밥봉’은 밥그릇을 엎어 놓은 것처럼 생겼다. 강릉 산불로 아직 복구 중인 아픈 산이지만 이국적인 뷰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이다. 밥봉의 임도를 따라 힘차게 라이딩하다 보면 바다가 보이는 탁 트인 뷰를 만나게 된다. 라이딩 후에 근처 해변에서 캠핑까지 즐기면 완벽하다. 이부연 @augenblick_2

야생 기분을 느끼려면
해맞이공원 석리마을 죽도산 축산항으로 이어지는 동해 해파랑길은 해변 데크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푸른 바다와 내 몸이 하나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길 중간중간에 마을이 나오기 때문에 바닷가 마을 정취도 느낄 수 있다. 안정현 @ahn__seeee

진짜 야생 체험
서울 근교 벗과 함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홍천 배바위는 서울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겨울에는 한적하게 빙박을 할 수 있는 장소이다. 서울에서 접근이 쉽지만 주변에 마곡이나 모곡 유원지 쪽으로 많이 가기 때문에 진정한 야생 캠핑이나 친한 사람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에는 정말 좋은 장소이다. 밤하늘의 별은 덤이다. 송상호 @yorosimkung

미식가를 위한 캠핑
제주시 구좌읍 김녕으로 가는 길 동복리에 있는 ‘촌촌해녀촌’ 회국수는 제주 회국수의 원조인 만큼 먹어볼 만하다. ‘회 한 접시’라는 메뉴를 주문하면 저렴한 가격에 막 썰은 제철 회 한 접시가 안주로 나온다. ‘명진전복’에서 전복구이를 사와도 박지에서 먹기 좋다. 쌀쌀한 바닷바람에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김녕을 조금 지나쳐 평대해변 앞에서 해녀 모녀가 끓이는 ‘평대성게국수’도 좋다. 바다 가까이 친 텐트 앞에서 조용한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를 들으며 먹는 제주 해산물 요리는 미슐랭 스타 셰프의 요리도 부럽지 않다. 서준혁 @seo.jh

자연 속 수영 애호가
맑고 깊은 계곡을 찾는다면 양양 법수치 계곡을 권한다. 법수치 마을은 연어가 올라오는 남대천 상류의 오지 마을이며 불가에서 번뇌를 씻을 때 사용한다는 정갈한 법수가 뿜어져 나왔다는 계곡물이 있는 마을이다. 굽이굽이 계곡길을 따라 걸어가면 폭포도 만날 수 있다. 물이 깊고 차서 한여름에도 시원한 수영이 가능하다. 김우람 @Ramui_K

실패하지 않는 짐싸기

준비에 실패하면 실패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 이는 숀 콘웨이가 잘 알고 있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실수’ 섹션까지 두고 있는데, 그가 겪었던 잘못과 그를 통해 배운 것들을 정리하고 있다. 중요한 것 먼저! 텐트, 비비색, 타프 중 무엇을 가져갈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는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저는 가볍고 설치하기 쉽고, 그 위에 앉을 수도 있는 타프를 좋아합니다”라고 콘웨이는 말한다. 텐트도 좋지만 땅이 항상 텐트를 세우기에 좋으리라는 법은 없다. 타프를 선택한다면 습기를 배출하기 위해 비비색이나 그라운드시트도 가져가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비비색 하나만 가지고 자는데, 온화한 날씨에는 괜찮지만 비가 내리면 밤새 웅크리고 자야 한다. 반면에 바람이 많이 불면 타프는 매우 시끄럽다.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귀마개를 가져갈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침낭은 최대한 가벼운 것을 가져가라고 콘웨이가 말한다. “커다란 가방을 지고 오르막을 오르는 것만큼 힘든 건 없습니다.”
다음 제품은 주말마다 백패킹을 즐기는 캠핑 마니아 정석영이 추천하는 베스트 백패킹 제품들이다. @jay.x28x

타프 미니멀 캠핑이나 백패킹용으로 적합한 제로그램의 ‘미니멀리스트 헥사 타프’. 30d의 양면 실리콘 코팅으로 자외선이 강한 날이나 우천 시 활용도가 높다. 스트링 조절이나 정리가 매우 간편하다. 우중 캠핑을 즐기고 싶다면 유용한 아이템이다. 크기 350cm x 360cm 무게 700g 27만원 제로그램.

침낭 큐물러스의 엑스라이트 300 구스다운 침낭은 수납 주머니를 보면 이 침낭이 저기에 다 들어갈까 싶을 정도로 작다. 패킹 사이즈가 최고이다. 무게 465g, 구스 충전량 300g, 유럽 기준 900 필파워 이상의 폴란드 구스를 사용. 적정온도 2℃, 제한온도 -4℃, 극한온도 -20℃로 동계를 제외한 3계절 사용 가능하다. 59만9천원 큐물러스.

배낭 백패킹에도 변화가 시작되었다. 최근 유행하는 ULH(Ultra Light Hiking), BPL(Back Packing Light)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트레일스기어의 ‘카본40’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롤탑 형태의 세련된 디자인에 안정감 있는 힙벨트와 불필요한 요소를 빼 무게를 줄인 40리터의 초경량 배낭이다. 산에 오르는 내내 무거운 배낭을 탓하지 말고 정말 필요한 장비만 챙겨가자. 크기 40L(확장 48L) 무게 895g 24만9천원 트레일스기어.

비비색 나일론 립스타 하이포라 코팅 소재로 만든 버닝칸의 ‘멀티 비비색’은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가장 큰 장점은 자연과 더 가깝게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아닐까? 무게 350g 11만5천원 버닝칸.

베개 베개가 없으면 캠핑의 질이 떨어진다. 니모 ‘필로 엘리트’는 무게 80g의 베개 하나로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공기주입식 베개가 얼마나 편하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 사용해보면 놀라울 정도의 편안함과 촉감을 제공한다. 땀 흘리고 자야 하는 백패킹 특성상 외피 분리형으로 세탁이 용이한 것도 큰 장점이다. 무게 80g 5만6천원 니모.

매트 당일 산행이나 백패킹 시 체어를 대신해 부피와 무게를 줄여 사용할 수 있는 트레일스기어의 ‘하이커스매트’는 네오프렌과 PU 코팅 나일론 소재로 추위와 습기를 막아준다. 크기 67cm x 50cm 무게 230g 2만원 트레일스기어.

텐트 타프텐트의 ‘더블레인보우 Li’는 방수성이 뛰어난 다이니마 소재에 탄소섬유 텐트폴을 사용하는 더블월 구조의 2인용 초경량 텐트이다. 장거리 하이킹에 유리한 746g의 무게와 설치가 쉬운 고품질의 텐트이다. 단점이라면 야간에 외부에서 텐트 내부가 살짝 비친다는 것이다. 무게 본체 596g, 폴 150g 90만원대 타프텐트.

스토브 백패커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젯보일의 ‘미니모 쿠킹 시스템.’ 국내에서는 리액터, 윈드마스터 등에 밀려 유저가 많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꽤 인기가 높다. 최소한의 가스 사용으로 요리가 가능해 사용한다. 끓이는 요리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좋아하는 볶음요리에도 적합하다. 20만원대 젯보일.


어떻게 시작할까?

캠핑에 관심이 생겨도 막상 시작하려면 막막하기 나름이다. 누구나 초보 시절은 있다.
막무가내로 시작하기보다는 도움을 받으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초보 캠퍼에게 꼭 필요한 온라인 사이트 네 곳을 소개한다.

캠핑퍼스트(초보캠핑) cafe.naver.com/campingfirst
막상 캠핑에 입문하기 위해 정보를 찾아보려고 하면 막막하다. 카페 인원수도 상당히 많고 고수들도 많아서 캠핑 장비나 캠핑장에 대해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아주 많은 답변이 친절하게 달린다.

캠핑포럼 www.ppomppu.co.kr/zboard/zboard.php?id=camping
뽐뿌포럼에 있는 캠핑포럼. 캠핑 장비들을 구입하기 위해 대략적인 장비 목록이나 장비의 용도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는 글들이 아주 많다. 특히 상시로 할인하는 캠핑용품 정보가 바로바로 올라오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좋은 캠핑 장비를 저렴하게 구입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초캠장터 cafe.naver.com/chocammall
캠핑에 입문하는 순간 매일 들르게 되는 카페이다. 이곳에서는 중고 캠핑용품들을 직거래나 택배로 거래한다. 캠핑에 빠지게 되면 여기에 하루 수십 번씩 들어와서 필요한 물품을 검색하게 된다.

고캠핑 www.gocamping.or.kr
한국 관광공사에서 만든 캠핑 정보 사이트로 총 3,213개 캠핑장이 등록되어 있다. 태그로 검색, 상세 검색, 지역 검색 등 다양한 주제로 검색이 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이벤트가 많다.


콘웨이의 캠핑 퀵 팁

1 안대 하나로 삶의 질이 달라진다. 전날 밤에 언덕 위에서 위스키를 부어 마셨다면 해는 언제나 원하는 것보다 일찍 뜬다.
2 휴대폰에 지도를 다운받는다. 나는 아침에 상쾌한 수영이 가능한 호수 근처에 캠핑할 곳이 있는지 몇 시간씩 들여다본다.
3 양말이 축축하면 물병에 뜨거운 물을 채우고 젖은 양말로 감싼다. 그리고 더 따뜻해지게 침낭 속에 넣어둔다.
4 작은 수건을 가져가서 아침에 텐트 안에 고이는 물기를 닦는다. 그리고 그걸로 얼굴을 닦을 수 있다.
5 모기는 물 주위 어디에나있다. 타프에 설치할 방충망을 구입하거나 방충망이 있는 비비색을 챙긴다. 생명의 은인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