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트레이닝, 운동

일찍이 몰입을 잘하면 행복해진다고 했습니다. 몰아일체의 경지를 경험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이 충일감, 만족감을 느껴봤을 겁니다. 그래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박사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이런 “몰입의 체험이 많을수록 성취감이 높고 행복한 사람이 되기 쉽다”라고 말입니다.

어떤 일을 하거나 행위를 할 때 쉽게 집중할 수 있고, 자기 자신을 잊을 수 있다면 어떤 환경에서든 행복할 수 있는 능력자임에 틀림없습니다. 또한 ‘좋아하는 일’에서보다 ‘해야 하는 일’에 몰입해서 얻는 행복감과 성취감이 더 크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바입니다.

확실히 몰입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일에 있어서 성과를 잘 내는 경향이 있고, 스스로도 행위의 과정에서 행복감을 누구보다 많이 체감하는 사람입니다. 어쩌면 몰입의 대상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항상 행복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행복한 인간 중 하나입니다. 종일 몰입의 순간입니다. 대부분의 하루를 업무 관련 미팅에 할애하긴 하지만요. 이 미팅을 위해 메일을 쓴다거나 제안서를 쓰는 작업은 적잖게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때때로 글을 써야 할 때 또한 몰입하지 않으면 그 시간이 고역입니다.

그리고 업무가 끝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영화에 몰입한다든가, 책을 하루에 100페이지씩 집중해서 읽는다든가, 운동을 한다든가 하는 활동들의 연속입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몰입했던 순간을 말한다면, 역시 달릴 때의 시간입니다. 러닝의 행복입니다.

바닥의 질감을 느끼면서 바람을 가르는 몸을 오롯이 즐기는 중에 가끔 자각하게 만드는 온몸 각 부위 통증 외에는 말이죠. 무념무상의 순간으로 빨려들어가는 체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습니다. 한가지 생각에 빠져드는 거죠. 어떤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해법을 찾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매우 유용할 때가 많았습니다. 지금 한창 하고 있는 크로스핏 또한 몰입의 경험을 매번 안겨줍니다. 동작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어떻게 다치지 않고 운동할 것인가 등의 ‘잡념’ 이외에는 주어진 운동 동작을 묵묵히 따라갈 뿐입니다.

비록 온몸은 뻐근한 통증과 땀으로 범벅되기 일쑤이지만, 그 과정으로 하나의 만족감을 경험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몰입을 보통 ‘자기 목적적 경험’이라고들 합니다. 그 활동 자체가 보상된다는 뜻입니다. 굳이 무엇을 위해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얻는 쾌감과 보람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근체력과 심장 강화 효과라는 보상이 적지 않지만요. ‘현재에 온전히 집중한 마음 상태.’ 이것은 바로 명상 효과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몰입의 순간들은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획득할 수 있는 그 무엇입니다. 마냥 편하게 있다거나 수동적으로 처해서는 이 몰입의 행복감은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몰입Flow>에서 미하이 박사는 “최고의 순간은 까다롭고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신체 혹은 마음을 한계 수준까지 확장시킬 때 찾아온다”라고 단언합니다. 이를테면 일상에서 자신을 한계 수준에 맞닥뜨리게 하는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서 100페이지라든지, 러닝 10km라든지, 크로스핏 와드WOD 수행이라든지 말이지요. 매일매일 달성하거나 넘어서는 목표를 하나씩 늘려가는 겁니다. 목표치가 높을수록 몰입도도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여러 기술을 습득한다거나 공부하는 과정 자체도 성장의 즐거움이 됩니다.

스스로 인지하는 정신적인 노력이 감소하며, 때로는 아예 힘이 들지 않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그 결과로 얻어낸 성과 또한 매우 쉽게 얻는 경험도 갖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축적되면서 자신의 삶을 온전히 통제한다는 신념이 강해집니다. 삶의 주도권을 갖게 마련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또 충일감이나 행복감이 한층 강화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달리기나 크로스핏 등 몰입하여 지속하는 운동은 우리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몰입의 대상입니다. 우리네 일상은 이런 몰입을 방해하는 환경으로 둘러싸여 있지요.

나를 찾는 휴대전화, 좋아요 공유를 재촉하는 SNS, 마감 시한 등 생각과 정신을 흩뜨려놓는 요소들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단절을 시도해야 합니다. 몰입의 순간을 만들면서요. 사실 이런 몰입의 루틴은 할수록 강화됩니다. 유명한 작가들 중에는 러닝을 본격적으로 하거나 격한 운동을 즐기곤 합니다.

모두 몰입의 힘을 키우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러닝이든 어떤 운동이든 기량이 향상되지요. 10km를 겨우 달렸는데 풀코스 마라톤도 거뜬히 해치우는 겁니다. 크로스핏의 워밍업에 허덕대던 체력이 힘든 와드 동작이 만만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지요. 운동 몰입의 선순환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확장하면서 엄두조차 못 냈던 경험과 시야가 열립니다. 머리와 마음으로 가능성의 불길까지 확산하게 합니다. 그러니 운동하기 좋은 계절, 가을에는 억지로라도 달리거나 땀을 흘릴 일입니다. 몰입의 행복감을 이보다 수월하게 얻기가 어디 그리 쉽습니까. 운동이 이렇게 좋은 것입니다, 여러분.

<맨즈헬스>발행인
백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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