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고 싶은 의사

점점 마음 돌보기에 소홀해진다. 마음을 어떻게 살펴야 할지 모르겠고 정신건강의학과는 무섭게 느껴지기만 한다. 하지만 유튜브 ‘닥터프렌즈’의 오진승 전문의를 만나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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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를 대하는 시선과 마음이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다른 병원을 방문하는 것보다는 어려운 일이에요. 선생님이 생각하는 정신건강의학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가 처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었을 때 선배님들이 해준 말씀이 기억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살다보니 좀더 나은 사람으로 살게 된 것 같다.” 그때는 어떤 의미인지 이해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사실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저 또한 깨닫고 나아지는 점들이 많아요.

진료하면서 제 삶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며 사소하게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큰 화살이 될 수 있겠구나!’ 느끼기도 하지요. 병원을 방문하는 분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본과 3학년 때 보호 병동으로 4주간 실습을 나간 적이 있어요.

사실 의사가 아닌 분들은 쉽게 가볼 수도 없고 심지어 다른 과 의사들도 가볼 일이 거의 없는 곳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설레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어요. TV나 영화 속에서 본 것처럼 어둡고 무서운 곳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다른 병동과 비슷한 분위기였지요.

그곳에서 실습생인 저희는 환우들과 같이 탁구도 치고 보드게임도 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오히려 나중에는 그분들이 저희를 더욱 반겨주고 마지막에는 과자 파티까지 해주었습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일반적인 편견을 깰 수 있는 큰 계기가 되었어요. 사실 저는 정신건강의학과 진학을 결정하고 나서 후회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이제는 이거 안 했으면 무엇을 했을까 싶을 정도예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게 되면 주로 상담만으로 치료가 이루어지나요? 진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세히 알고 싶어요.

일반 병원과 똑같아요. 먼저 접수를 하고 진료를 받게 되지요.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진료 시간이 조금 더 길다는 거예요. 상담하면서 이야기만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면담을 통해 정확한 질환을 판단하고 현실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또한 상태에 따라 다른 과에서 X-ray나 피검사를 하듯이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객관적 수치가 나오는 심리검사 등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의사가 처방한 약을 약국에 갈 필요 없이 진료받은 병원에서 받을 수 있어요. 이것 또한 다른 과와는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저 위로가 되는 말로 일시적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면담 기법과 검사, 약물 등으로 진료합니다. 감기에 걸리면 당연히 병원에 가고 병원에 가면 감기가 낫는 것처럼, 마음이 아플 때도 그냥 넘기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

병원에는 마법의 의자가 있어요. 망설이다 병원을 방문하는 분들도 그 자리에 앉으면 자기도 모르게 속마음을 말하게 되지요. 진료 마지막에는 환자들에게 질문 사항을 체크해요. 궁금하거나 기억나지 않는 것들이 있다면 전화해서 물어보라고 당부합니다.

약 이름과 성능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설명하며 인터넷을 통한 검색 방법도 추천해요. 모든 정보를 다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오히려 환자들이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저를 귀찮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병에 전혀 도움되지 않습니다. 모르면 물어보고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합니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나요?

사실 병원에 가야 하는 상태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때는 원래 나의 상태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지금은 다르거나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싫고 직장 생활도 더 어렵다고 느끼면 그때는 내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남들과 나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나와의 차이점을 살펴보는 거지요. 일단 병원과 의사랑 친해지는 것이 좋아요. 콧물만 흘려도 병원에 가 감기 예방을 하는 분들처럼 정신건강의학과도 그렇게 생각해주면 좋겠습니다. 심하지 않은 분께는 저희도 솔직하게 안 와도 된다고 말해주기도 하고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보고 안심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많아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아요?

남 눈치 보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운동을 하기도 하는데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된다고 이미 많은 연구에서 입증되었지요. 몸을 움직이다 보면 세로토닌과 같은 물질의 불균형이 정상화되어 우울감도 호전되고 숙면에도 도움됩니다.

또한 채소, 요구르트, 생선을 위주로 한 지중해식 식단을 병행할 경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번 먹는다고 좋아지는 것은 아니고 꾸준히 식단을 지켜야 합니다. 하루에 한 끼라도 좋고 가벼운 스트레칭이라도 괜찮으니 한 번 실행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밖에 삶이 즐거워지는 노하우?

최근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는데,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취미나 여가 생활로 그야말로 힐링 시간을 갖는 거지요. 저는 유튜브 활동이 스트레스를 해소해줍니다.

이전과는 다르게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도 만나고 제가 몰랐던 세상도 더 알게 되었지요. 어쩌면 유튜버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일이 아닌 활력소가 된 것 같아서 콘텐츠를 만들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합니다.

사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기도 하지만, 잘나가는 유튜브 채널의 운영자이기도 해요. ‘닥터프렌즈’ 채널에서 가장 추천해줄 만한 콘텐츠는요?

고등학생 때까지는 꿈이 영화 평론가였어요. 그만큼 영화를 좋아합니다. ‘닥터프렌즈’에서 영화나 드라마 속 인물을 분석하는 콘텐츠가 있는데, 이걸 준비할 때면 영화 평론가의 꿈을 이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또한 무섭고 낯선 정신건강의학과와 친숙한 캐릭터의 접목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이렇게 멋있는 영화 속 캐릭터도 치료가 필요하고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구나!’를 깨닫게 되었다는 분들도 많았어요.

‘닥터프렌즈’의 목표?

특별한 목표는 없어요. 취미에 목표를 두고 달려가는 사람이 없듯이 성공이 목적은 아니에요. 단 지금처럼 재미있게 하면서 콘텐츠의 질을 높여 전 연령대가 시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닥터프렌즈’를 통해 무서운 병원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정신건강의학과라는 곳이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친구한테 ‘어디 피부과가 좋고 잘하더라!’ 하는 것처럼 좋은 정신건강의학과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겁먹고 갈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일단 가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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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친구들과 함께 ‘닥터프렌즈’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친구들과 의학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딱딱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의학 만담을 통해 평소 잘못된 상식을 되짚어주고 병원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 중이다. 친한 의사 친구끼리 모여 수다 떨듯 시작한 채널은 어느덧 구독자 40만 명이 넘으며 팬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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