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

지난 9월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 이후 쉴 틈 없이 연극 무대에 도전한 허영지. 걸그룹 출신이란 말이 무색하게 뷰티와 예능 MC까지 섭렵하며 모험 같은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본모습의 10%만 드러냈을 뿐이라는 ‘만능 영지’. 미처 보지 못한 90%를 찾으려 그녀의 진짜를 파헤쳐봤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허영지, 핏걸, 피트니스, 체중감량, 인터뷰, 운동녀, 운동, 다이어트, 건강
볼드한 크리스털 액세서리와 오프숄더 화이트 브라톱, 화이트 페이크 퍼 재킷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보로는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아요.

거의 4년 만인데, 드라마 찍으랴 연극 준비하랴 또 연기 연습하랴 시간이 어찌 흘러가는지도 몰랐어요. 매주 <코미디 빅리그> MC까지 맡다 보니, 시간 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네요. 한데 이렇게 색깔이 다른 의상을 입고 스튜디오에 서니 마치 개인 콘서트 무대에 오른 것 같아요. 촬영 전 제가 가진 모습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슛이 들어가니 무엇이든 남과 다르게 욕심내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오늘 촬영 콘셉트가 ‘허영지의 숨겨진 내면을 보여줘!’였어요.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하는 이성과 냉정, 일에서 추구해야 하는 다양하고 다이내믹한 도전과 열정, 운동으로 찾는 라이프 밸런스였는데, 가장 먼저 일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궁금해요.

카라 데뷔 초반 자의로 전화기도 없애고, 연예인 하기 전에 알던 연락처도 모두 지웠어요. 어릴 적부터 꿈꿔온 걸그룹 멤버가 되고 보니 오로지 일에 집중하고 싶었죠. 그때부터 일반인 친구들과는 연락이 거의 끊긴 상태예요. 또 친화력은 타고난 편이지만, 방송에서 만난 분들과는 일 관계만 유지해요. 먼저 다가가 말을 걸거나 약속을 잡는 스타일은 아니죠. 제가 모르는 그분들의 삶도 있을 테니까요. 대신 속내를 다 보일 수 있는 친구가 딱 셋 있어요. 자이언트 핑크 언니와 EXID 혜린 언니 그리고 박보람. 피곤하면 못 만난다 말하고, 당장 놀고 싶으면 노메이컵으로도 만날 만큼 격의 없이 솔직한 사이예요. 서로 엔도르핀 역할을 해주죠.

생각보다 매사에 다소 보수적이라고 들었어요. 전에 찍은 화보에도 작은 노출 하나 없었네요. 평상시 진짜 모습을 알고 싶어요.

보수적인 게 맞아요. 살갗을 드러내는 게 부끄러워 꽁꽁 싸매는 스타일이에요. 이번 화보도 저한텐 또 한 번의 도전이었어요. 딱 달라붙는 레깅스에 브라톱을 입는 애슬레저 룩. 배 쪽을 보이는 게 부담스러워 잘 입지 않는 스타일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발랄하고 예쁘게 연출할 수 있네요. 건강미 넘치는 모습을 담은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그래서인지 폭발하듯 넘치는 에너지로 한 신, 한 신을 만들어간 것 같아요.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올린 일자 복근 사진이 화제가 됐어요. 그럼, 이제 과시할 때도 되지 않았나요? 덜 먹고 또 골라 먹으며 틈틈이 운동하면서 가꾼 보디라인일 텐데요.

작년 한 해 동안 필라테스를 일주일에 서너 번은 했고, 올해는 몇 년 전부터 해온 폴댄스에 꽤 심취해 있어요. 필라테스와 폴댄스, 웨이트트레이닝을 늘 병행하다 보니, 조금만 운동해도 숨어 있던 복근이 슬며시 나타나곤 하죠. 한데 저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몸을 가꾸기보단 확실히 제 건강과 현재 모습(체중 포함)을 지키는 데 더 신경 써요. 늘 긍정적인 마인드컨트롤로 정신 건강도 챙기고, 특히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한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 연예계 활동도 인상적이에요. 걸그룹의 귀여운 막내 이미지에서 벗어나 매번 이미지 변신을 거듭하는 것 같아요.

물론 가장 하고 싶은 건 솔로 앨범 발매 후 개인 콘서트를 여는 거예요. 데뷔 이래, 아니 처음 연예인의 꿈을 가졌을 때부터 가수로서 생각하고 자라왔으니까요. 한데 연기에 아주 큰 매력을 느끼는 건 사실이에요. <나의 아저씨>에서 아이유의 연기를 보고, 심장에 천둥이 치듯 뜨겁게 감동받았고, 나도 저런 역할을 맡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을 가져보기도 했어요. 예능에서 MC나 게스트로 대중에게 어필하는 모습은 ‘명랑’ 그 자체인데, 사실 그건 제 일부일 뿐이죠. 저도 마음 깊숙한 곳에 오래 묵은 슬픔과 어둠이 때마다 꿈틀대요. 아직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았을 뿐, 이러한 역할이 주어지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0월부터 첫 연극 <운빨 로맨스>로 소극장 무대에도 올랐어요. <열여덟의 순간>에서 연기한 취준생 지민 역도 흥미로웠는데, 이번엔 어떤 역할이에요?

지민 역을 맡으며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성숙한 이미지로 저 나름대로 작은 연기 변신을 꾀했죠. <운빨 로맨스> 출연을 결심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어요. 극 중에서 점괘에 의지해 사는 37세 노처녀 ‘점보늬’로 나오는데, 주변 사람들이 저 때문에 전부 죽게 돼 저주받은 운명을 탓하며 비극의 늪에 빠져 살죠. 세월의 무게와 경험치가 있어야 하는 연기라 고민이 많았는데,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점보늬’로 살고자 노력했고,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겪으니 감정이 몰입돼 저희 엄마와 언니가 와서 공연을 보다 펑펑 울기도 했어요. 일단 두 관객의 심장은 관통한 거죠. 제 호소력을 인정받아 뿌듯했고 일종의 연기 동력으로 작용했어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건? 카메라 원숏으로 대사 하나 없이 눈으로만 관객의 울음을 자아내는 내공 있는 연기. 그런 배역이 언젠간 제게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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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한 매력의 레드 크롭 브라톱과 레드 미드라이즈 프린트 컴프레션 레깅스는 2XU. 골드 액세서리와 블랙 레더 롱재킷, 블랙 롱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보통 자매 이상으로 언니와의 ‘케미’가 남다른 것 같아요. 유튜브 채널 <허자매 TV>도 함께 운영하고 있고, 일적인 면에서도 서로 멘토링을 자청하는 느낌이에요.

심적으로나 일적으로나 언니와 제일 가깝죠. 할 얘기, 안 할 얘기 다 할 수 있는 사이고. 언니가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훨씬 더 든든해졌어요. 유튜브도 호흡이 가장 잘 맞는 사람과 하고 싶었는데 그게 바로 언니였죠. ‘자매 일기’처럼 소소한 일상을 브이로그로 기록해 올리는데, 30~40년 뒤에 보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간 콘텐츠에 대한 기획이나 아이디어가 전무했다는 것. 그래서 이번 기회에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정비해 유튜버 크리에이터다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허자매 TV 시즌2’, 많이 기대해주세요!

<필라테스 S> 화보 촬영 전, 운동이나 식단 관리 등 평소보다 더 세심하게 매진한 부분이 있다면?

철저하게 바꾼 건 없지만, 시간대별 식단에 좀 더 주의를 기울였어요. 저녁 늦게 <코미디 빅리그> 촬영이 끝나면 건강한 집밥으로 저녁 식사를 챙겨 먹었는데, 지난 몇 주간은 아무리 배고파도 아침을 기다리며 오후 6시 이후엔 아무것도 먹지 않았죠. 하지만 평상시엔 과도하게 굶거나 지나치게 체중에 연연하지 않아요. 물론 탄수화물을 줄이고, 고기와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는 등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려 노력하죠. 또 본의 아니게 업무 스케줄상 간헐적 단식을 하는데 ‘아점식’으로 첫 끼를 조금 늦게 먹고, 샐러드 도시락을 챙겨 다니기보단 저녁엔 먹고 싶은 걸 좀 덜 먹으며 스트레스 받지 않는 식생활을 유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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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때 다이어트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나 봐요. 이젠 몸매와 건강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본인에게 맞는 식단을 찾았나요?

신인 땐 체중계의 노예나 다름없었어요. 체중이 곧 제 능력이었죠. 거의 굶다시피 하거나 유명한 다이어트법이라면 시도해보지 않은 게 없죠. 당시엔 체중이 줄지 않아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게 맞는 식습관 패턴을 찾은 것 같아요. 내 몸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던 거죠. 그래서 다이어트하는 분에게 추천하는 건, 그저 남을 따라 하기보단 시행착오를 통해 내 몸을 연구하며 평생 실천할 수 있는 식습관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또 하나는 ‘식사 일기’를 꼼꼼히 쓰는 것. 껌 하나, 사탕 하나를 먹더라도 그 자리에서 바로 기록하면 자기 직전 내가 먹은 걸 주욱 돌아볼 수 있고, 어느 날 평소보다 많이 먹었다면 그다음 날은 좀 적게 먹으며 체내 밸런스를 맞춰갈 수 있죠.

그동안 여러 운동을 배워왔다고 들었어요. 시간을 정해 운동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좋아하는 운동을 때때로 즐기면서 하는 편인가요?

초등학교 6년 내내 인라인을 타서인지 하체가 튼실해요. 취미를 넘어 신는 신발 자체가 늘 인라인이었죠. 그래서인지 조금만 운동해도 하체에 근육이 금방 붙어요. 매끈한 다리를 완성하는 데엔 치명적이죠. 허벅지와 다리가 단단해지는 게 무서워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때도 상체 쪽에만 매진해요. 폴댄스를 시작한 건 손아귀와 팔에 힘을 키우고 싶었기 때문인데, 여기에 필라테스는 코어 강화는 물론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뭉쳐 있던 근육을 늘여주고 펴주는 것 같았어요. 보디라인이 잡혀가는 게 한눈에 보여 기구 필라테스를 특히 열심히 했죠. 또 회식이나 약속으로 저녁을 많이 먹은 날엔 무조건 1시간 동안 걸어요. 한강이든 동네든 반드시 1시간을 채우죠. 아마도 한밤중에 저희 동네 오시면 파워워킹하는 영지를 볼 수 있을 거예요. 또 최근 들어 우아한 몸짓의 발레핏도 배우고 싶어졌어요.

워라밸을 따르고 있는지 궁금해요. 또 운동이 영지 씨의 라이프스타일에서 밸런스를 잡아주고 있는지도요.

운동하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 이게 제 생활신조죠. 몸을 움직이면 자연스레 규칙적으로 생활하게 되고, 정신도 나태해지지 않게 잡아줘요. 즉 삶의 중심을 단단히 떠받쳐주죠. 일할 때도, 운동할 때도, 집에 있을 때조차 편한 옷보단 타이트한 옷을 선호하는데, 이것 역시 매사에 긴장하기 위해서예요. 워라밸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사에 흐트러지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요. 대신 기분 좋은, 설렘 같은 긴장감과 함께요. 운동은 제게 활력을 주는 동시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즐거운 무게중심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영지 씨의 숨은 매력을 끝없이 발견한 시간이었어요. 앞으로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네요.

일단 1월까지 <운빨 로맨스>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고, 앞서 말한 것처럼 ‘유튜브’도 대대적인 재정비에 들어갈 거예요. 또 저도 모르는 계획이 어디에선가 ‘짠’하고 나타나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가올 기회를 준비하며 항상 긴장하고 있을 테니까요. 앞으로 또 다른 영지의 모습,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허영지, 핏걸, 피트니스, 체중감량, 인터뷰, 운동녀, 운동, 다이어트, 건강
포근함이 느껴지는 그린 윈터 터틀넥 플리스 집업은 제인코트. 상큼한 민트 미드라이즈 프린트 컴프레션 레깅스는 2XU. 감각적인 컬러감의 러닝슈즈는 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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