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고기에서 고기?

‘카니보어 다이어트’라는 극단적 식단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체중 감량은 기본, 근육은 커지고 만성 질환도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과연 맞는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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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먹는 이른바 잡식주의자나 채식만 고집하는 채식주의자들에게 고기만 먹는 이 식이요법을 소개한다? 반응은 불 보듯 뻔하다.

이번에는 그 유명한 조던 B. 피터슨Jordan B. Peterson의 ‘쇠고기 요법’이라니. 요즘 가장 핫한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도 그의 딸과 함께 쇠고기, 소금, 물만 먹는 다이어트에 푹 빠져 있다. 그의 딸 미카일라도 인정한다.

“신기하게 들릴 거라는 것을 알아요.” 미카일라처럼 기존의 식이요법에서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실망한 사람들에게 ‘육식 다이어트’가 포착되었다. 미카일라는 이 식이요법을 시작하고 나서 떨어졌던 자가면역 기능도 좋아졌고 피로나 우울증도 많이 개선되었다.

딸의 권유로 시작했던 피터슨 역시 체중을 20kg 이상 감량했고 하루하루 몸이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식단 자체는 굉장히 무료하고 간단하지만 이제 그는 그 누구보다 육식을 신봉하고 있다.

‘카니보어Carnivore’, 즉 육식동물이라는 뜻을 가진 이 식이요법은 ‘기후 변화 따위는 남의 일, 석탄 채굴이나 총기 사용도 찬성’한다는 사람을 위한 맞춤형 식이요법처럼도 들린다. 모든 것에는 숨겨진 의미가 있다고 믿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그도 그럴 수밖에.

단순히 식이요법을 넘어서 이 육식주의는 과학 대 이념, 탄수화물 대 지방, 거기다 건강한 식사에 대한 회의주의 대 음모론의 경계까지도 넘본다.

육식주의자들의 등장

숀 베이커Shawn Baker야말로 ‘고기에서 고기’의 생활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아주 좋은 예이다. 52세, 198cm의 거구인 그는 한때 앨버커키의 정형외과 전문의였다. 그는 럭비와 파워리프팅을 즐기며 하루에 1.8kg의 스테이크를 먹는다. 베이커는 요즘의 영양학 가이드라인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지도자로 우뚝 섰다. 그의 소셜 미디어는 상당히 거친 말투이지만 고기 사랑을 보여주는 글로 넘쳐난다.

“10년 전에 육식주의자가 된 사람들은 이 식이요법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요. 몸은 계속 아픈데 채식주의, 극단적 채식주의 등 좋다는 것을 다 해봐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죠. 약을 먹어봐도 듣지 않고요. 그나마 유일하게 효과가 있었던 것이 바로 이 카니보어 다이어트였던 거예요.”

베이커는 현재 육식주의 꿈나무들을 위한 책을 내고 식이요법을 하는 방법 등을 판매하고 있다. 그는 뉴멕시코 의사협회법에 따라 ‘이상 반응 보고 누락’이라는 혐의로 2017년 의사 면허를 박탈당했다. 의사 면허를 빼앗겼는데도 사람들이 베이커의 말을 듣고 책을 사는 것은 마치 영화 <300>에서 당장 튀어나온 것 같은 그의 엄청난 근육질 몸매 때문일 것이다.

베이커는 이 카니보어 다이어트가 모든 사람에게 맞는 것은 아니니 무턱대고 따라 할 것이 아니라 본인 나름대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터넷은 육식주의자들이 의기투합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이다.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취미라도 인터넷 조금만 뒤져보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꼭 한 명은 있지 않은가. L. 앰버 오헌Amber O’Hern이라는 한 컴퓨터 과학자도 블로그 ‘atempiri.ca’에서 육식주의자 동지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그녀는 “고기를 먹어라. 많이 먹어라. 되도록이면 기름기 가득한 지방 위주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2008년 마이클 폴란Michael Pollan의 책 <마이클 폴란의 행복한 밥상In Defense of Food>에서 저자가 전달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 ‘음식을 먹으라. 조금만 먹으라. 되도록이면 식물 위주로’를 살짝 비꼰 것이다.

하지만 이 블로그보다 육식주의자들의 활동이 더 활발한 곳이 있으니 바로 ‘레딧Reddit’이다. /r/zerocarb라는 포럼에는 구독자만 8만4천 명, /r/carnivore에는 6,900명이 활동하고 있다. 포럼 게시판에서 의견을 교환하거나 혹은 변비, 적절한 수분 섭취 등의 자잘한 이슈에 관해서 토의를 하기도 하고 체중 감량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탈출 성공사례 등을 공유하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많은 육식주의자들이 한때 극단적 채식주의자였거나 질병 치료, 체중 증량 목적으로 특정 음식 제한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2018년 구글 검색의 다이어트 관련 상위 검색어가 바로 ‘카니보어 다이어트’이다.

작년 여름 조던 피터슨이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Joe Rogan Experience’에 출연하면서 이 용어는 더 유명해졌다. 청취자 중 한 명이었던 29세의 루크 어빙Luke Irving은 /r/zerocarb 멤버로, 전직 퍼스널 트레이너이자 지금은 수영 강사로 일하고 있다.

“카니보어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굉장히 건강하다고 생각했어요. 운동도 열심히 했고 통곡물이나 채소, 과일, 지방 없는 살코기 등 건강에 좋은 음식 위주로 챙겨 먹었거든요. 지금 제 식단은 예전과 180° 바뀌었습니다.”

어빙은 피터슨의 이야기를 들으며 카니보어 다이어트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피터슨의 메시지는 그가 그동안 믿고 따라왔던 식이요법 및 가이드라인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빙의 평소 생활 습관이나 식이요법을 고려했을 때 이론적으로 건강해야 하는 게 맞는데 실제로 그는 그렇지 않았다.

우울증, 불안감, 복부팽만감 등 많은 질병을 겪었다. 작년 10월, 한 달 동안 카니보어 다이어트를 따랐던 어빙은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운동 수행 능력도 좋아졌고 무엇보다 불안증세가 잦아들었다. 다만 지난 두 달간 아무 이유 없이 감기 비슷한 증상을 겪었는데 이것이 식단 변화로 인한 명현현상인지, 아니면 뭔가 문제가 있어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

어빙은 크림을 듬뿍 넣은 달걀 10개로 만든 오믈렛, 버터로 조리한 연어를 아침 식사로 먹는다. 점심은 건너뛰고 120g 정도의 햄버거 패티 대여섯 개를 저녁으로 먹는다.

“고기 종류나 부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대부분은 쇠고기를 먹어요.”

육식주의자들 대부분이 카니보어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몸이 좋아지는 게 바로 느껴진다고 하는데 어빙도 그랬다. “이 식이요법을 시작하고 처음 4, 5주 정도는 엄청난 양의 지방을 소화하느라 제 소화기관이 좀 고생했어요.” 6주 정도가 지나자 증상은 모두 사라졌다.

어빙의 사례는 말 그대로 하나의 사례이지 실제 데이터는 아니다. 아직까지 카니보어 다이어트에 대한 면밀하고도 장기적인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 내 전례 없이 치솟는 비만율과 2형 당뇨병 발생률, 게다가 기존의 영양 공급 및 식이요법에 관한 회의론이 더해지면서 육식 다이어트에 관한 관심 역시 수그러들 것 같지는 않다.

어빙처럼 하룻밤 만에 식단을 완전히 바꾸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케토제닉Ketogenic부터 천천히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케토제닉 식이요법은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으로 처음에는 소아뇌전증(간질) 환자들을 위한 치료식으로 사용되었던 것이 일부 피트니스 세계에 알려지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체내에 탄수화물이 부족해지면 우리 몸은 글리코겐 대신 지방의 분해 산물인 케톤Ketone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 받는다. 케토제닉 식이요법을 따르는 사람들은 이 식이요법이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또 일부는 알츠하이머나 2형 당뇨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직 과학적으로 이 효과가 입증된 바는 없다. 케토제닉 식이요법은 영양 부족 및 섭식장애 등 상당한 위험이 동반되며 꾸준히 따르기 어려운 식단이기도 하다.

근데, 몸에 좋은 것은 맞나?

기존의 영양섭취 가이드를 놓고 봤을 때 다른 영양소 공급을 제한하고 고기만 먹는다는 이 식이요법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케토제닉 요법은 1일 영양소의 75%를 아보카도나 연어, 베이컨 같은 지방에서 얻는다. 그리고 나머지 20%는 단백질, 5%는 탄수화물에서 얻는다.

토론토에서 영양사로 일하는 애비 랭거Abby Langer는 “케토제닉이든 황제다이어트(Atkins)든 아무리 소량이라도 어느 정도의 채소는 섭취하게 됩니다. 당이 적게 함유된 과일도 섭취하고요. 하지만 카니보어 다이어트는 고기를 제외한 모든 음식, 즉 탄수화물, 과일, 채소가 건강에 해롭다는 걸 전제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한다.

“체중은 많이 줄어들 거예요. 하지만 그건 단백질을 제외하고는 모든 음식을 끊었기 때문이죠.”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25~30g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적은 양의 식사로도 배가 빨리 차고 식사 후에도 포만감이 더 오랫동안 지속된다. 따라서 고기만 섭취하면 자연스레 전체 칼로리 섭취량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랭거는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그것이 건강한 식단이라 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과일과 채소 섭취를 중단할 경우 비타민C처럼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 필수 영양소가 결핍된다. 비타민C가 결핍된다는 것은 질병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항산화제를 잃는다는 뜻이다.

비타민C 부족은 괴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심장 질환과 암 발병률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식이섬유도 탄수화물의 일종이라 결여될 수밖에 없다. 육식주의자들은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으니 혈당은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랭거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당을 섭취하지 않는다고 해서 혈당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하는 건 아니에요. 박테리아는 식이섬유를 먹고 사는데 이 박테리아들이 인체 면역 기능은 물론 ‘감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천연 식이섬유 제품 ‘메타무실Metamucil’ 광고를 본 사람이라면 식이섬유가 꾸준한 배변 활동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레딧의 카니보어 다이어트 포럼에는 육식을 시작한 후 얻게 된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는 사진과 후기들이 넘쳐난다.

앞에서 말한 변비로 고생하던 베이커가 바로 그 예이다. 본인의 규칙적인 장 활동을 설명하는데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 영양관리 애플리케이션 ‘프리시전 뉴트리션Precision Nutrition’의 퍼포먼스 뉴트리션Performance Nutrition 디렉터인 브라이언 세인트 피에르Brian St.Pierre는 카니보어 다이어트의 광고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남자답게 먹자? 이 말을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죠? 그들은 붉은 고기, 스테이크를 먹는 것이라고 합니다. 본인이 선택한 식이요법을 남자다움, 정력, 힘에 대칭시키는 거죠.”

설사 고기를 먹는 것이 남자다움과 정력을 가져다준다 하더라도 카니보어 다이어트가 정말 남자다움으로 이어질지는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채식을 중심으로 하는 운동선수들이나 소위 말해 몸짱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피에르는 이렇게 말한다.

“채식만으로는 근육을 키울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큰 오산이에요. 근육 성장에 관한 최근 연구 사례들을 보면 분명 채식으로도 근육을 키울 수 있어요. 다만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잡식 다이어트와 비교하면 그 효율성이 조금 떨어지지만요.”

그는 “우선, 카니보어 다이어트에 대해 당장 들었을 때는 터무니없고 사실 같지 않더라도 무턱대고 그 진위 여부를 논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죠. 어떤 사람들에게는 카니보어 다이어트가 맞을 수도 있어요. 위장관 기능이 좋지 않아 채식을 하면 상태가 더 악화되는 사람들은 효과를 볼 수도 있고요. 아주 소규모 집단에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요. 문제는 일부 사람들에게 효험이 있었다는 단순 사실만 가지고 모든 사람이 따라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낼 수는 없다는 겁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거든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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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존 그리고 육식주의

환경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과학전문학술지 <네이처Nature>에서 최다 인용된 논문 자료에 따르면 기후 변화가 초래할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서방국가들이 쇠고기 소비량을 90% 이상 줄여야 한다. 쇠고기 섭취가 지구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상황에서 비타민C 결핍이 대수겠는가.

지구의 미래에 관한 직접적 논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랫동안 육식을 해왔던 인류가 지금의 이 ‘육식주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이다. 오로지 육식만 하는 것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이다? 이 개념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존 통념에 전적으로 도전장을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카니보어 다이어트를 주장하는 것은 수만 년 동안 농사를 기본으로 발전해 온 인류 역사가 통째로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주장으로 들릴 수 있다. 카니보어 다이어트의 비공식적인 왕, 숀 베이커의 주장은 간단하다. 한 가족의 일주일 식량을 책임질 수 있는 영양 덩어리 맘모스와 하루 종일 돌아다녀야 겨우 몇 개 얻을 수 있는 견과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면 빙하기의 수렵, 채집인들은 누구나 다 맘모스 사냥으로 몰리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정말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맘모스는 둘째치더라도 고기는 그렇게 쉬이 얻어지지 않았다. 농업 혁명이 일어나기 아주 오래전부터, 거의 수만 년 전부터 인간이 곡물을 섭취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도 있다.

“구석기 시대 연구 자료를 살펴보면, 소위 말하는 구석기 다이어트Paleolithic Diet라는 건 없어요.”

피에르는 초기 인류가 특정한 식이요법을 따랐던 게 아니라 그들의 거주지에서 얻을 수 있는 음식을 섭취했다고 말한다. 그들의 식사는 현대의 육식주의자들처럼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을 목적으로 한, 말 그대로 살기 위한 도구였다.

그렇다고 그들이 고기만 먹고 살았던 것도 아니다. “인간이 순수하게 육식동물로만 진화했다면, 소화기관도 육식동물의 형태를 띠어야 하죠. 하지만, 그렇지 않거든요. 인간의 소화기관은 잡식성 동물의 소화기관이지요.” 턱 근육 크기나 치아의 구조처럼 외형적인 해부학적 차이도 있다. 앞니로 고기 살점을 뜯는 것이 가능하지만 사각의 어금니는 저작 활동, 즉 씹는 활동에 적합하다.

육식성 동물의 어금니는 인간의 어금니와는 달리 훨씬 더 날카로운 톱니 모양이다. “인류는 다양한 식이요법으로 생존할 수 있습니다. 이누이트나 마사이족, 몽골족처럼 고기를 거의 주식으로 살아가는 집단도 분명 있어요. 하지만 이는 극소수이고, 거의 대부분 사람들에게 카니보어 다이어트는 적합하지 않아요.”

책 <다이어트 미신Diet Myth>의 저자이자 킹스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의 유전역학 교수인 티모시 스펙터Timothy Spector는 이렇게 설명한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와 카니보어 다이어트는 엄연히 다르다는 말이다.

인류가 육식만 하며 진화해왔다는 주장은 인류학적으로 정확하지 않다. 인류의 진화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주장 역시 카니보어 다이어트의 좋고 나쁨을 따지는 것에서 벗어나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를 일으킬 뿐이다. 진화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진화는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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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에 따르라

카니보어 다이어트는 기존의 논리와 과학을 부정한다. 일부 육식주의자들조차 조던 피터슨이 카니보어 다이어트의 열렬한 지지자임을 선포하면서 한때 소규모였던 커뮤니티에 ‘너무’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Sv3rige라는 유튜버는 레딧 게시판에 날고기를 먹거나 돼지 피를 마시는 동영상 링크를 몇 번이고 게시한다. 그뿐만 아니라 Sv3rige 유튜브 채널에는 지구는 둥근 것이 아니라 평평하다는 음모론 영상도 올라와 있다. 대부분의 육식주의자들은 Sv3rige를 두고 러시아의 허위정보 유포 프로그램 소행이 아닐까 의심한다.

사실 급진적 육식주의자들이 올리는 포스트들이 모두 가짜일 것이라는 주장이 근거 없는 말은 아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는 선전, 선동 댓글을 다는 트롤 부대를 앞세워 백신의 안정성에 관한 온라인 논쟁을 증폭시켰다. 전문가들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였다.

이 논쟁은 현재까지도 과학계와 정부 간의 신뢰 문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극단적이라는 것은 자체가 불확실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토론토의 영양사 애비 랭거는 “어느 순간부터 극단적인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믿게 된 것 같아요. 체력이나 인간 의지 등에 더 많은 관심을 쏟게 되었고요.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편안함, 안정감을 갈구해요”라고 말한다. 여느 하위문화 집단처럼 사람들은 육식주의 커뮤니티에서 소속감을 느낀다.

전문가들보다 더 전문적이고, 또 그들의 말이 옳다는 것이 커뮤니티에 있음으로써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하나의 반체제 움직임이라고 설명할 수 있어요. 육식주의자에게 식물, 채식은 곧 기존 체제를 의미해요. 그래서 최대한 그것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 거죠.” 카니보어 다이어트에 의구심이 든다는 글이 레딧에 올라왔다.

‘육식주의가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치자. 하지만 오랫동안 인류가 쌓아온 노하우와 지식, 논리에 완전히 반대된다는 것 자체가 무언가를 시사하는 것 아닐까?’ 그리고 이 글에 누군가가 댓글을 달았다. ‘의구심은 곧 회의론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건강에 도움이 되고 또 좋다고 하는 식단과 완전히 달라요. 그건 맞아요. 하지만 저는 거의 전적으로 확신해요. 의사의 추천대로 식사를 했을 때는 여전히 몸이 엉망이었어요. 복부 통증, 복부팽만감, 무기력감, 속쓰림, 고혈압, 거기다 늘 멍한 상태였지요. 그랬는데 카니보어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나서는 모든 증상이 단번에 사라졌어요. 절대로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모두가 따르는 ‘정석’을 따랐다가 더 큰 좌절만 경험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냥 이제는 다 필요 없고, 본인 마음 가는 대로 본능을 따른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그런 것 같다.


고기 파헤쳐보기

육식주의자들은 동물성 단백질에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다 들어 있다고 주장한다. 과연 진짜 그럴까?

  • 비타민C 네이블 오렌지 하나에 들어 있는 비타민C를 섭취하려면 생선알 37.6큰술이 필요하다.
  • 비타민E 통 아몬드 4분의 1컵에 들어 있는 비타민E를 섭취하려면 날달걀 노른자 35개가 필요하다.
  • 식이섬유 배 하나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를 섭취하려면 슬라이스 햄 450g이 필요하다.
  • 엽산 곡물 시리얼 2컵에 들어 있는 엽산을 섭취하려면 오리 간 85g이 필요하다.

숫자로 알아보는 카니보어 다이어트

이상적 식이요법

  • 영양소 구성 30% 단백질 30% 지방 40% 탄수화물
  • 식단 훈제 닭가슴살, 구운 고구마, 방울토마토
  • 장점 누구나 따라 하기 쉽고 논쟁의 여지가 없다. 탄수화물은 맛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케토제닉

  • 영양소 구성 20% 단백질 75% 지방 5% 탄수화물
  • 식단 케일과 모차렐라 치즈에 조리한 연어 아몬드 구이
  • 장점 지방 위주로 식사를 하면 체내 지방을 연료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단, 지속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카니보어 다이어트

  • 영양소 구성 40% 단백질 60% 지방 0% 탄수화물
  • 식단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립아이 스테이크와 치킨, 간
  • 장점 에너지를 안정화하고 만성 질병에 도움된다는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런 사례가 있다는 것이지, 과학적으로 아직 밝혀진 바는 없다.

90%

비타민C의 90%는 과일, 채소에서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다.

40%

영양사들은 탄수화물 1일 섭취량이 전체 칼로리의 40%가 되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육식주의자들의 섭취량은? 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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