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노래하는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

노래와 춤, 그 속에 마음을 담아 연기하는 뮤지컬 배우에게 건강한 육체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마이클 리는 말한다. 몸은 자신을 표현하는 최고의 악기라고. 26년 동안 흐트러짐 없이 정점을 향해 달려온 그의 악기 연주를 잠시 감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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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의 얼굴을 가진’이란 표현이 있다. 여우, 도둑, 사기꾼, 사이코패스 같이 주로 ‘악惡’을 설명할 때 쓰이는 관용어구다. 그러나 특별한 단어 앞에 붙으면 최고의 미사여구가 된다. ‘배우’다.

역할에 따라 눈빛과 표정, 얼굴, 목소리는 물론 육체까지 바꾸는, 그리고 이를 통해 실제로 내재한 인격을 의심할 정도로 변신하는! 우리는 종종 파격적인 변신을 한 배우들을 만난다. 어느 하나 쉬운 변신은 없다.

그러나 체형까지 바꿔야 하는 역할은 더 많은 고통이 뒤따른다. 본래의 체형으로 돌아오기까지는 훨씬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우들에게 건강한 육체는 연기를 위한 도구인 동시에, 배우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하는 근간이라 할 수 있다.

2006년 <미스 사이공>으로 국내에 얼굴을 알린 뒤 최근 막을 내린 <헤드윅>까지 26년을 뮤지컬 배우로 살아온 마이클 리Michael Lee. 그는 그동안 수많은 역할을 연기해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왔다. 심지어 1년에 네 번이나 변신했던 적도 있었다. 단순히 연기만이 아니라 노래와 춤까지 소화해야 하는 장르임을 감안하면 정신적, 육체적 소모가 클 수밖에 없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에너지는 여전히 차고 넘친다. 2월에만 두 개의 뮤지컬 공연과 함께 방송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40대라 믿어지지 않을 열정을 불사르고 있기 때문이다. 내면에 무엇이 있기에 그토록 질기게, 지독하게 밀어붙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천의 얼굴 속에서 분장을 걷어낸 그, ‘마이클 리’를 불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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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ERCISE for Role

뮤지컬 배우로 입문하며 브로드웨이에 들어섰을 때 가장 놀란 것은 배우들의 단단하고 균형 잡힌 몸이었다. 이따금 뮤지컬 배우들에게 요구되는 육체, 그리고 그것을 만들 수 있는 운동이 무엇인지를 물어오곤 한다. 답은 ‘없다’이다. 어쩌면 개인적으로 운동을 할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뮤지컬 배우의 몸은 특정한 웨이트 트레이닝 같이 특정한 운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 즉 연기를 위해 필요한 발레와 현대무용 그리고 다양한 댄스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뮤지컬 배우로서의 몸이 만들어진다. 이는 뮤지컬 배우가 된 후에도 마찬가지다.

작품에 들어가면 역할에 따른 연습을 하는데, 그 운동량은 다른 운동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다. 나 역시 작품에 따라, 그리고 맡은 역할에 따라 자연스럽게 몸을 만들어왔다. 물론 <헤드윅>처럼 노출이 필요한 역할을 맡았을 때는 벌크업과 코어를 선명하게 만들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맨몸 운동을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관객이 배역에 더 몰입할 수 있을 정도일 뿐이다. 다음 작품인 <여명의 눈동자>에서는 노출이 없기에 큰 근육이 필요 없다. 연이어 출연하게 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결국 배우에게는 언제라도 변신할 수 있도록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헤드윅>처럼 노출이 과도하지 않은 공연에서는 컨디션을 유지하는 정도의 운동을 한다. 유산소 운동 30분, 전날 과식한 경우에는 45분 정도. 그 외의 운동은 연습실과 무대에서의 운동량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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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UTINE for Actor

미국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있어 운동은 삶의 한 부분이다. 미국에서 운동은 교육 과정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축구, 야구, 농구, 달리기를 즐겨 했고, 고등학생 시절에는 축구와 테니스를 했다. 20대가 되어서까지도 운동을 언제나 놀이처럼 즐겼다.

아마 뮤지컬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스포츠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건강관리를 하고 있지 않을까? 규칙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것은 역시나 뮤지컬 배우가 된 이후다. 뮤지컬 배우에게 ‘육체’는 자신의 연기를 표현하는 ‘악기’이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시작한 자기 관리는 이제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과가 되었다.

운동 시간과 루틴은 정해져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등교하면 곧바로 헬스클럽으로 향한다. 가자마자 우선 500m 수영으로 워밍업을 한다. 이어서 한 시간 정도 푸시업, 풀업, 코어 워크 같은 맨몸 운동을 하고, 부족하다 싶으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한다. 개인 트레이너는 없다.

‘피나인티엑스p90x’, ‘인새니티Insanity’, ‘비치보디닷컴beachbody.com’ 같은 유명한 운동 웹사이트를 참고로 내게 맞는 운동을 직접 구성한다. 물론 식단 관리도 나름의 방식을 지키고 있다. 사실 나는 먹는 것, 특히 한국 음식을 너무 좋아한다.

한자리에서 세 공기는 너끈히 비울 정도로. 물론 채소와 과일, 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한다. 아무래도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주시던 맛에 대한 기억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식습관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좋아하는 음식을 많이 먹기 위해 그만큼의 열량을 소모하는 것이다.

다만 특별히 몸 관리를 해야 할 경우 탄수화물을 과감하게 끊을 때도 있다. 식단 관리에서 절대적으로 피하는 것이 있다면 야식이다. 뮤지컬 배우들은 공연이 끝난 후 늦은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역류성 식도염의 위험이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노래를 불러야 하는 뮤지컬 배우들에게는 치명적이다. 공복은 야식을 부른다.

나는 공연 2시간 전에 충분히 식사를 해서 공연 후의 야식을 피한다. 부득이 먹어야만 할 때는 식사량을 조절하면서 먹는다. 저녁 공연이 많은 배우들에게 규칙적인 식습관을 지키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역시 루틴으로 습관화하면 충분히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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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OSOPHY for Life

흔히 뮤지컬 배우들에게 담배와 술은 치명적이라고 말한다. 보편적으로는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담배를 피워야 목소리가 나온다고 하는 배우가 있다. 술을 마셔야 목이 쉬지 않는다는 배우도 있다. 물론 건강을 위해 둘 다 안 하는 배우가 훨씬 많다.

나도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 나쁘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좋아하지 않아서다. 대신 주위에서 해롭다는 습관이 있다. 목이 안 좋을 때 김치찌개나 육개장 같은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이다. 매운 음식이 목에 더 안 좋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내게는 해당이 안 된다.

누구는 우유로, 또 누구는 초콜릿으로 목을 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뭐가 옳은 것일까?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자신의 육체를 세심하게 살피면 자신에게 맞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뮤지컬 배우의 자기 관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3개월 정도 휴식기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나를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거울 속의 자신을 보다가 문득 주변 사람들이 내게 하는 말을 떠올렸다. 내가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말. 왜 그럴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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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찾게 된 책이 스티븐 코틀러Steven Kotler의 <더 라이즈 오브 슈퍼맨The Rise of Superman:Decoding the Science of Ultimate Human Performance>이다. 신체 활동의 프로세스를 풀어놓은 이 책에는 내 궁금증의 실마리가 담겨 있었다.

육체 건강과 정신 건강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 저자는 빌 게이츠Bill Gates, 스티브 잡스Steve Jobs,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나이가 들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총명함과 판단력, 추진력을 가진 이유를 규칙적인 운동에서 찾았다.

운동은 육체를 건강하게 한다. 이는 뇌 건강과도 이어진다. 뇌가 건강하면 인지력이나 판단력 기능이 떨어질 여지가 없다. 나아가 정신적, 심리적 건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운동으로 근육이 발달하면 멋진 몸을 가질 수 있다. 운동을 통해 땀을 흘리면 노폐물이 빠져나가 피부도 좋아진다.

거울에 비친 멋진 자신을 발견했을 때 자존감과 자신감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며, 이것이 곧 강력한 추진력으로 나타난다. 휴식기가 끝나고 공교롭게도 <헤드윅>을 맡게 되었다. 동기부여의 시너지 효과랄까?

지금의 운동 강도는 이전과 비교해 더 세졌다. 공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나를 위한 자가 처방전이라 할 수 있다. 욕심이 많다고? 부인하지 않겠다. 나는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하고 스마트한 사람이길 원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연기를, 팬들과의 만남을 오랫동안 할 수 있으니까. 그래야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인생을 열정적으로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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