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금주 열풍으로 뜨겁다

신년 금주 운동을 뜻하는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라는 용어가 있다. 최근 이와 비슷한 신조어로 ‘평생 금주’를 뜻하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가 등장했다. 사회 문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저널리스트, 에이모스 바섀드의 눈에 비친 새로운 금주 환경을 살펴본다.

세계는 금주 열풍으로 뜨겁다-알코올, 술, 담배, 금주, 결심, 건강

10년 전 겨울 어느 밤이었다. 뉴욕 이스트빌리지East Village에서 친구들과 농구 한 게임을 뛰고 난 후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1월 금주’라는 신기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일하는 친구 녀석이 12월 연휴 기간 동안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며 1월 한 달은 술을 입에 대지 않겠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금주’라는 단어는 너무 낯설었기 때문에 그날 밤, 친구의 모습은 비범하게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1월 금주’가 더이상 새롭고 별나게 느껴지지 않는 시대가 왔다.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1월 한 달 동안 술을 마시지 말자는 캠페인으로 ‘술이 없는 1월’, ‘금주하는 1월’을 의미함)’로도 알려진 이 캠페인이 하나의 브랜드가 된 것이다.

시장 조사 및 데이터 분석회사인 ‘유고브YouGov’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 미국인 중 23%가 2019년 1월 한 달 동안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거의 5천 800만 명이 일시적으로 금주를 한 셈이다.

술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알코올과 나는 꽤나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 엄밀히 말하면, 나 홀로 짝사랑에 가깝지만. 어릴 때부터 타고난 술꾼은 아니었다. 뉴욕으로 처음 이사했던 스물한 살. 수없이 늘어선 술집, 바, 그곳에서 벌어지는 온갖 재미난 에피소드를 접하며, 나도 모르게 술과의 지겨운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친구들도 이 시기에 만났다. 약간 지저분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아마 20년 평생 토했던 것보다 그해에 토했던 게 더 많았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음주량은 점점 늘어갔고, 약물에도 손대기 시작했다.

그때 술의 무서움을 경험하고 현재는 벌써 3년째 1월 금주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 확실히 요사이 분위기는 다르다. 드라이 재뉴어리 이후에 ‘평생 금주Sober Curious’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작가이자 팟캐스트 운영자인 루비 워링턴Ruby Warrington이 2018년에 출간한 책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알코올이 담배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아요. 20년 전만 해도 담배가 이렇게 미움을 받지는 않았잖아요. 20년 후에는 음주 모습이 확연히 달라질 겁니다.” 워링턴의 말이다.

1월 금주가 인기를 끌고 동시에 평생 금주 개념이 점차적으로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의견도 양분되고 있다. 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금주한다는 말에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1월에는 술을 안 마신다고?’ 하며 코웃음을 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본인 의견을 잘 피력할 수 있도록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이 동참하고 있는 금주의 물결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비상식적인 것일 수도 있다.

세계는 금주 열풍으로 뜨겁다-알코올, 술, 담배, 금주, 결심, 건강

술을 대신하다

2018년, 의학 저널 〈랜싯The Lancet〉에 ‘알코올 사용의 질병 부담 연구(the most comprehensive estimate of the global burden of alcohol use to date)’라는 논문이 게재되었다. 그간 학계에서 연구하고, 우리도 사실처럼 믿고 있던 것과 완전히 상반되는 내용으로, 이 세상에 안전한 음주량이란 없다는 것이 골자였다.

한 잔만 마셔도 심장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이상 넘어갈 경우 훨씬 더 많은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정한 양의 알코올 섭취는 오히려 이로울 수 있다는 비평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연구 결과는 음주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이는 실로 현대인들의 의사 결정 과정 방식을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전 사람들은 ‘이거 아니면 저거’ 식의 좁은 선택지를 갖고 살았지만 현재는 어떠한가? 일시적으로 육류 섭취를 중단하거나, 파티 자리에서만 글루텐을 섭취하는 등의 자유로운 선택을 장려하는 추세이다.

금주의 이유도 다양하고 금주의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를 구비한 런던의 ‘리뎀프션Redemption’ 바는 무알코올 음료를 판매한다. 술집이면서 술을 취급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의 관계자는 “예전에는 홈메이드 콤부차Kombucha, 과일 식초, 웰빙을 위한 영양 성분을 함유한 보충제인 틴처Tinture, 에센스가 함유된 칵테일이 유행했다면, 요즘에는 진이나 럼과 향이 비슷한 무알코올 음료인 이른바 ‘플랜트plant 음료’가 유행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 레시피에 허벌 토닉을 더해, 실제 술의 맛이나 향을 최대한 살려봤어요. 실제로 술을 마신 것처럼 기분도 한층 업되고, 몸이 근질근질해집니다”라고 덧붙이며 식물계의 만병통치약인 히비스커스 사워Hibiscus Sour를 추천했다.

“실제 술을 마시지 않고도 술자리에서처럼 신나게 즐길 수 있어요.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차이가 있다면, 화장실이 좀더 깨끗하다는 점, 진상 부리는 사람이 없다는 점, 컵 깨질 일이 거의 없다는 점 등 긍정적인 것뿐이에요.”

철저하게 식이 습관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평생 금주 개념은 매력 있게 다가온다. 새로운 식이법으로 각광받은 ‘케토Keto 식이요법’이나 ‘홀whole 30’ 식단에서는 알코올 섭취가 거의 제한된다. 원시 시대의 식단인 ‘팔레오Paleo 다이어트’를 실천하고 있는 하버드 내과 의사와 미국 다나파버 암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 연구원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팔레오 다이어트는 저인슐린 다이어트의 뼈대라고 보면 돼요. ‘저인슐린 다이어트’가 건강상 이점이 정말 많거든요.” “술은 아예 끊은 건 아니지만, 팔레오 또는 저인슐린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서 내 입으로 뭐가 들어가는지, 음주나 식사를 하고 몸 상태가 어떤지 좀더 의식하게 되었어요.”

이들은 팔레오 다이어트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도움되고 본인의 음주량을 확인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그는 술을 마시더라도 포도를 넣은 보드카로 팔레오 다이어트를 지속하고 있다. 누군가 포도 보드카로 알딸딸해지는 동안 ‘스눕 독Snoop Dogg’ 같은 캘리포니아 출신 래퍼들은 다양한 식물에서 그 ‘맛’을 즐긴다고 한다.

물론 캘리포니아 마리화나 합법화가 주류 판매에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존에 만연했던 술과 마리화나를 동시에 즐기는 흐름에서 ‘캘리소버Cali-sober(캘리포니아와 금주를 뜻하는 Sober의 합성어)’로 넘어가는 새로운 장을 제시한 건 사실이다.

작가인 케이티 히니Katie Heaney는 최근 그녀의 캘리소버 여행을 상세히 기록한 글을 출간했다. 마리화나가 금주의 고통을 어떻게 달래 주었는지 아주 상세히 담은 글이다.

“금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음주량을 줄이는 것은 좋다고 생각해요. 그저 누군가의 강요나 회유에 의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선택이 되어야겠지요. 비슷한 생각을 하는 커뮤니티를 찾는 것도 도움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의 전체 알코올 섭취량을 확인해보면 섭취량이 매년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술을 점점 덜 마신다는 말이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밀레니엄 세대에서 두드러진다. 저자이자 인플루언서, 팟캐스터인 애니 그레이스Annie Grace는 이러한 현상에는 소셜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모든 게 다 자료로 남다 보니, 자연히 몸을 사리게 되는 거죠. 제가 20대 초반에 했던 행동들이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아 있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단순히 곤란한 상황을 피하려는 이유에서만은 아니다. 최근 〈뉴욕 타임스〉에 실린 금주 기사이다.

‘건강상의 위험 외에도, 대학교 동아리 파티나 연합 파티에서 마시는 술을 하나의 억압적인 도구로 인식하는 여성들이 늘어났다’는 내용이다. 그레이스는 여기에 하나 더 추가했다. “음주하는 부모와의 경험도 커요. 알코올은 어른들이 먹는 약이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대신 이 아이들은 술독 대신 다른 독, ‘웰빙 독’에 빠지고 싶어 한다. 요가, 명상, 성인용 컬러링북, 윗그래스 샷Wheatgrass Shot(밀싹 주스), CBD 같은 것 말이다. “건강과 웰빙에 한번 발을 담그면, 술이 눈에 완전 거슬릴 거예요.”

세계는 금주 열풍으로 뜨겁다-알코올, 술, 담배, 금주, 결심, 건강

결단이 필요하다

필자가 금주의 물결에 동참했던 이유는 체중 감량이나 요즘 유행하는 금주 술집 또는 마약, 젊음 같은 이유는 아니었다. 유명한 농구 선수들을 따라 한 것도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인 여자 친구의 제안 때문이었다.

굳이 해야 한다면 여자 친구와 하는 게 그나마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연간 알코올 소비량 중 12분의 1 정도를 줄인다니 꽤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았다. 돈도 절약하고, 살도 빼고, 집중력도 좋아지고. 결론부터 말하면 첫 번째 시도에서 성공했다.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모임은 덜 나가고 싶어졌고,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었다. 첫 주가 지나가면서 점점 더 쉬워졌다. 머리도 더 빨리빨리 돌아갔고, 술 생각에 답답한 느낌도 전혀 없었다. 수면의 질도 훨씬 더 좋아졌다.

그리고 모든 게 정지된 것과 같은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일시적이든 평생 끊는 것이든, 금주를 해야 하는 이유는 참 많다. 내 이유는 이러했다. 2020년에는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제대로 분석해보고 싶었다.

애인, 가족, 직장을 비롯해 술이라는 녀석과 나의 관계까지도. 혹시 새해 결심으로 호기롭게 금주 열풍에 참여해볼 생각인가? 마음 내킬 때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 시도해봤더니 본인에게 안 맞는 것 같다고? 그럼 그만두면 된다. 몇 년 전 친구와 아침을 먹으러 갔다.

“도넛을 먹을까 해”라고 말하는 친구에게 헛기침을 하며, 우물쭈물 나만 들을 수 있는 소리로 읊조렸다. “몸에 안 좋아.” 친구는 나를 보며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킨다. 그리고 평생 잊지 못할 대사를 던졌다. “정신 건강에는 좋아.” 술 한 잔이 몸에는 해로울지 모른다. 그러나 정신 건강에는 엄청나게 좋을 수 있다.


세계는 금주 열풍으로 뜨겁다-알코올, 술, 담배, 금주, 결심, 건강

금주 제대로 하기

1월 금주? 평생 금주? 이 Tip을 꼭 활용해보자.

  1. 퇴근 후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신다면 몸을 이완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을 해보자. 단시간 산책도 좋고,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적어 내려가는 메모나 명상도 훌륭하다. 정신과 의사 드루 램지Drew Ramsey는 이 방법들이 단순하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2. 규칙적인 음주를 즐긴다면 술을 비알코올 음료로 대체해보자. 〈드링킹 투 디스트랙션Drinking to Distraction〉의 저자이자 영양치료사인 제나 홀렌스타인Jenna Hollenstein은 무알코올 맥주나 칵테일, 탄산수, 콤부차 등을 대안으로 추천한다.
  3. 원만한 사회 생활을 위해 술을 마신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할 수도 있다. 사회 불안의 경우 본인이 직접 문제에 대해 입을 여는 토크 테라피가 아주 효과적이다. 의사를 만나 약물 사용에 대해 상담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경전달물질인 자낙스Xanax와 알코올 모두 진정 효과가 있다.
메커니즘샵 핏가이 핏걸

Related Articles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