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막, 그것이 알고 싶다

날렵하고 강한 몸을 원한다면, 거기다 통증 걱정까지 싹 날려버리고 싶다면 우리가 집중해야할 것은 근육이 아니다. 바로 근육을 덮고 있는 근막이다.

과학자들은 수년 동안 통증, 신체 움직임, 회복 과정을 연구하면서도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이 조직, 바로 근막에는 관심이 없었다. 근막은 근육, 신경, 기관을 싸고 있는 막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연구원들은 물론 몸 좀 안다는 전문 트레이너들까지 근막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근막이 가진 강력한 슈퍼파워를 인지하게 된 것이다.

근막을 잘 관리하면 운동 수행 능력 향상은 물론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오클랜드 대학교 해부학 교수인 레베카 프랫Rebecca Pratt은 “근막은 인체 거의 모든 곳에 걸쳐 분포하면서 여러 구조물을 연결해주기 때문에 인체 부위 중 가장 중요한 시스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라고 설명한다. 이 중요한 조직의 작용 기작을 알고 싶다면 오렌지를 떠올리면 쉽다. 오렌지 껍질이 우리 피부라면 껍질 바로 밑에서 오렌지 조각 하나하나를 둘러싸며 오렌지의 둥근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하얀 거즈 같은 것이 바로 근막이다.

물, 콜라겐, 기타 여러 세포들을 흡수하는 젤라틴 형태의 당단백질들이 이어져 근막을 형성한다. 근막의 주요 기능은 근육, 관절, 힘줄, 뼈 등의 신체 내부 구조물이 제자리에 위치하도록 유지하는 역할이다. 우리 몸의 모든 근육은 이 근막으로 덮여 있다. 따라서 근막이 제 위치를 이탈하면 통증이 유발된다.

어떤 통증이냐고? 다들 경험해봤을 것이다. 하체 운동을 한 다음날 근육통으로 고생했다면 말이다. 바지나 재킷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처럼 근육을 둘러싼 이 조직도 상황에 따라 주름이 가거나 늘어날 수 있다. 근막이 손상되면 섬유질이 십자 모양으로 붙으며 반흔 조직(흉터 조직)을 만든다.

건강한 근육과 근막에서 섬유질이 모두 동일한 방향으로 붙어 있는 것과 달리 십자 모양으로 섬유가 형성되면 근육이 훨씬 더 잘 뭉치고 관절을 더 많이 잡아당기게 된다. 십자로 마구 뭉쳐진 근섬유를 풀어주는 데 가장 흔하게 알려진 방법이 바로 폼롤러 사용이다. 제대로만 사용하면 손상된 부위를 느슨하게 하고 이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의 소중한 근막을 위한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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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여섯? 답은 하나!

근막은 기력이나 가동성을 떨어뜨리는 근육 문제의 원인이자 해답이 될 수 있다. 흔히 겪는 여섯 가지 문제점과 해결 방법을 준비했다.

1 부상 후 떨어진 가동성
수술을 받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으면 우리 몸은 콜라겐으로 구성된 반흔 조직을 형성하여 건강한 근막을 대체한다. 문제는 정상 조직 섬유가 다른 섬유들과 평행하게 위치하는 것과 달리 반흔 조직에서는 섬유들이 제멋대로 붙어 근육의 이완과 수축 작용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해결 방법 손상된 부위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으면 피부를 앞뒤, 좌우로 가볍게 밀어주며 마사지하자. 하루에 여러 번, 수분간 지속해주면 근막 섬유를 재정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2 뻣뻣한 관절
근육과 주변 근막이 타이트해지면 관절도 뻣뻣해지고 장기적으로는 신체 활동에도 무리를 줄 수 있다. 그 예로 종아리가 타이트해지면 발가락을 위로 들어올리기가 어려워지고 전체 걸음걸이도 달라지게 된다.
해결 방법 운동 직후 폼롤러나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으로 뭉친 근육을 풀자. 근육은 몸이 뜨거울 때 가장 잘 반응한다. 30초간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인 채 종아리를 쭉 펴 주는 카프 스트레칭Calf Stretching 동작을 권한다.

3 허리 통증
흉추(중심부), 요추(하부)가 만나는 딱 그 자리가 모든 악몽이 시작되는 곳이다. 햄스트링이나 대퇴부 주위 근막부에 이상이 생기면 이 부위 근막도 동시에 문제가 생긴다. 사무직 종사자라면 허리 양쪽 근육(요근)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근육은 고관절에 있는 근육으로 무릎을 들어올리는 등의 동작이나 코어 스트렝스에 관여한다.
해결 방법 요근은 골반 깊은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다. 주 2회 비둘기 자세 같은 요가 동작으로 골반 굴곡근을 스트레칭해주거나 폼롤러로 햄스트링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4 고달픈 발
1년에 족저근막염이나 발뒤꿈치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200만 명이 넘는다. 주로 달리기 선수나 달리기가 취미인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이 증상은 발뒤꿈치 근막에 염증이 생기며 나타난다. 평발인 경우나 종아리 근육이 많이 뭉친 사람들이 자주 경험한다.
해결 방법 하루에 한 번씩 마사지볼을 이용해 양발 각각 1분씩 마사지해주자. 5분 정도 폼롤러로 종아리를 마사지하는 것도 잊지 말자.

5 두통
관자놀이를 쪼개는 듯한 통증은 보통 목 근막 문제일 수 있다. 머리, 어깨가 척추와 일직선을 이루지 못하고 앞으로 쭉 나와 있으면, 머리 기저부에 있는 근육과 그 주변부 근막이 자극받게 되고, 어깨를 잡아주는 부위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타이트해진 흉부 근막 때문에 어깨는 앞으로 더 쏠리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현상의 결과로 두통이 발생하는 것이다.
해결 방법 어깨와 등 근육을 단련시킴과 동시에 뭉친 가슴 근육을 활짝 펴줄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운동은 바로 시티드 로우Seated Row이다. 주 3회 이상 12회씩 3세트 실시하면, 어느새 두통 끝 행복 시작!

6 순발력 부족
근막 조직이 다른 조직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운동 에너지를 저장한다는 것이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종아리에 근육이 많지 않은 캥거루가 1m 가까이 점프할 수 있는 것도 근막의 탄력성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빠른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플라이오메트릭Plyometrics 트레이닝이 근막 지속성을 높이고 근막 밀도를 높임으로써 회복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해결 방법 주 3회 5분씩 사다리 훈련을 실시하자. 사다리 모양 운동 도구에서 걷거나 뛰는 운동으로 옆이나 앞으로 뛰기, 점프 등 다양한 훈련이 가능하다. 사다리가 없다면 점프 스쿼트Jump Squat 10~20회로 대체한다.


스크레이핑 테라피 어때?

모든 운동선수가 애용한다는 바로 그 테라피. 통증이 심한 근막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스크레이핑 테라피를 피트니스 디렉터인 에버니저 새뮤얼Ebenezer Samuel이 받아보았다.

물리치료사는 마사지 베드에 얌전히 누워 있는 내 쪽으로 금속으로 된 낫같이 생긴 작은 무언가를 들고 온다. 조용히 내 왼쪽 어깨 위에 놓는다. 그리고 작업을 시작한다. 움직이지 않으려고 무진장 애를 썼지만, 내 삼두근을 사정없이 누르고 문지르는데, 정신을 못 차리겠다.

근막 통증을 줄여준다고 해서 한 달에 한 번씩 이곳 BFX 퍼포먼스에서 근막 스크레이핑을 받고 있는데, 이게 통증을 줄이는 건지, 늘리는 건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그라스톤Graston이라고도 하는 이 근막 스크레이핑은 칼날처럼 생긴 도구로 피부를 마사지하는 치료법 중 하나인데, 근막에 닿을 수 있도록 피부를 최대한 압박한다는 점에서 폼롤러 기능과는 차별화된다.

치료사들은 피부를 누르면서 이 조직을 보다 더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 과정으로 피부 밑에 있는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긴다. 혈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섬유를 재배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단순히 폼롤러만 사용했을 때보다 회복이 훨씬 더 빨라 이 그라스톤법은 전문 운동선수들이나 보디빌더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회복 속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 폼롤러면 충분하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고 본인이 누가 뭐래도 통증 하나는 잘 참는다 싶다면 그라스톤을 강력 추천한다.


두근두근, 심장 소리에 집중하라

전문 운동선수들과 코치들이 심장 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심박 주기에 따라 훈련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에 동참해야 하는지 마이클 이스터Michael Easter에게 해답을 들어보자.

사람의 심장은 메트로놈처럼 일정하게 박자에 맞춰 뛸까? 박자에 맞춰 정확하게 쿵쿵 리드미컬하게? 아니다. 건강한 사람의 심장은 위스키 여섯 잔을 연달아 들이켜고 해롱대는 삼촌이 아버지가 열심히 연주하는 드럼 소리에 장단 맞추는 것처럼 뛴다. 어떻게 뛸지 예측 불가능하게 뛰는 것이 정상적인 심장이다.

간밤에 잠을 잘 못 잤거나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혹은 감기에 걸렸을 때처럼 갑작스러운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거나 꾸준한 흡연, 지속적인 업무 스트레스, 절대 이긴 적 없는 야구팀 팬인 경우처럼 장기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온 경우에 심장은 오히려 더 규칙적으로 뛴다.

이 같은 심박의 주기적 변화를 심박 변이도 또는 HRV(Heart Rate Variability)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본인 HRV를 꾸준히 모니터하고 그 변화 추이에 따라 반응하면 운동 효과를 훨씬 더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애플의 워치나 가민 피닉스, 모르페우스(앱 기반 건강 모니터) 등 실제 착용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로도 HRV 측정이 가능하다.

일부 UFC 선수를 비롯한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야구(MLB) 팀 대부분이 운동 프로그램을 짤 때 HRV 정보를 활용한다.

HRV, 운동에 활용하기

웨어러블 기기는 데이터를 모은 다음 HRV를 ‘점수화’한다. 지난 24시간 동안 사용자가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았는지 그 결과 HRV가 내려갔는지 아니면 탄력적으로 회복한 상태를 유지하는지를 이 값으로 알 수 있다.

뉴욕시 심장병 전문의인 조니 리Johnny Lee는, HRV 값이 낮을 때는 고강도의 트레이닝 세션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미 스트레스를 받은 몸에 더 큰 스트레스를 더하는 격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HRV가 높다는 것은 몸이 장시간 운동에 필요한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HRV가 높을 때 고강도 운동을 하면 이론적으로 우리 몸은 이 에너지를 근육 재생과 심혈관 기능 개선에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스트렝스 및 컨디셔닝 코치 조엘 제이미슨Joel Jamieson의 설명이다. 그는 HRV 데이터를 활용하여 미군과 프로 스포츠 팀 트레이닝을 담당하고 있다. 꽤나 설득력 있어 보이는 이론이다. 핀란드에서 실시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HRV가 높을 때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실시한 사람들의 피트니스 성과가 더욱 크다고 한다.

스페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관찰되었는데 HRV 맞춤식 운동을 실시한 사이클리스트들의 운동 수행능력이 기존 방식을 따른 사람들에 비해 14% 더 향상되었다. 결국 이론적으로는 HRV 데이터를 활용하여 트레이닝 스케줄을 짜면 시간 낭비할 일이 없다는 말이다. 물론 이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도 있다. 테크놀로지에는 무조건 결함이 있으며 백 퍼센트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완벽하지 않지만 패턴을 얻기에는 충분하다. 사실 가장 정확한 값을 얻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루 종일 데이터를 측정하는 기기는 오류가 생기기 쉽기 때문에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 직전에 측정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갑자기 몸이 아프다든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도 HRV 값이 달라질 수 있다.

<맨즈헬스>의 피트니스 자문위원인 빌 하트먼Bill Hartman은 자신이 고강도 운동을 수행할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데는 아주 단순한 상식 정도만 필요하다고 한다.

매우 나쁨-1점, 매우 좋음-5점으로 다음 두 질문에 답해보자. 잠은 잘 잤는가? 지금 몸 상태는? HRV를 측정하지 않고도 HRV 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요인을 분석해보는 것이다. 두 질문 모두 5점을 줄 수 있으면, 무얼 망설이나? 오늘이 바로 고강도 훈련 날이다. 6점 이하일 때는? 조금 몸을 사리자.

하트먼은 “이 간단한 테스트도 HRV 측정 기기들만큼이나 효과가 좋습니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굳이 비싼 돈 들이지 않고도 공짜로 그것도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동일한 수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HRV 주간 분석

애플 시계로 측정한 HRV 값에 따라 트레이닝 계획을 짰다. 애플 워치의 HRV 값은 보통 20~90으로 측정된다. 각 기기에서 측정하는 HRV 값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반복해서 측정하다 보면 HRV가 높을 때와 낮을 때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월요일 아침

  • HRV 값 35
  • 원인 잠을 제대로 못 잠.
  • 제안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거나 일찍 취침.

화요일 아침

  • HRV 값 71
  • 원인 이상 없음.
  • 제안 고강도 트레이닝 세션 수행.

수요일 아침

  • HRV 값 32
  • 원인 전날의 고강도 트레이닝으로 몸이 쑤시고 욱씬거림.
  • 제안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음.

목요일 아침

  • HRV 값 51
  • 원인 잠은 푹 잤으나 업무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음.
  • 제안 스트렝스 운동을 실시하되 중간 수준의 강도로 수행할 것.

금요일 아침

  • HRV 값 43
  • 원인 중간 수준으로 한다는 것을 너무 무리했음.
  • 제안 가벼운 산책, 걷기 운동 추천.
메커니즘샵 핏가이 핏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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