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렇게 친구가 된다

가수 테이와 배우 조찬형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친구인 건지 어디까지가 비즈니스인 건지 헷갈린다. 친구처럼 때로는 형제같은 그들의 허물없는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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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형) 슈트와 셔츠 지오송지오. 시계 태그호이어. 신발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테이) 슈트 포튼가먼트. 타이 지방시. 신발 유니페어. 시계 태그호이어. 안경 그레이트드리머.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가수 vs. 매니저

테이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저희가 소속사를 나왔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서로의 일을 도와주게 된 거예요. 마침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어요. 이 방송을 통해 찬형이가 많이 알려지기를 바랐거든요. 방송에서의 모습은 친구의 일을 도와주는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찬형 테이는 워낙 알려진 친구인데, 매니저가 없다 보니 혼자 전화를 받는 시스템이 낯설 거예요. 처음에는 전화를 받아주고, 먼 스케줄에 동행하면서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테이 이제 찬형이가 매니저 일을 도와주는 게 방송에서 공식화되니까 이 친구한테 연락이 많이 와요. 이전에는 제가 소속사가 없다 보니 다들 어디로 연락해야 할지 헷갈려 했어요.

찬형 이렇게 에디터님이 저한테 문자를 보낸 것처럼 저한테 연락이 와요.

테이 반대로 저인 걸 숨기고 찬형이 매니저를 해주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방송에 나가고 난 뒤에는 연락이 끊겼어요. 아마도 저라는 게 밝혀지니까 가격 책정이라든지, 뭘 하기가 불편해진 것 같아요.

찬형 제 일은 제가 하고, 테이 일도 제가 해요. 보통은 지방이나 해외 스케줄을 갈 때 매니저랑 가면 심심하잖아요. 그래서 8년 전부터는 제가 매니저 대신 일을 봐주었어요. 물론 제 일정이 없었을 때 가능한 일이었어요.

테이 제가 행사를 다닐 때는 털털한 편이에요. 굳이 스타일리스트랑 가지 않아도 돼요. 운전을 제가 해도 상관없기 때문에 가능했던 건데. 그래서 회사에는 이 친구가 매니저로 간다고 얘기하고 이벤트처럼 같이 가자고 했었지요. 그럼 또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뭐 밥값 정도로 일당을 치곤 했어요. 이게 제가 일처럼 교육시키게 된 건지는 모르겠어요.

찬형 운전도 이 친구가 하고, 마치 놀러가는 것처럼 일을 도와주었어요. 저희는 부산 행사를 가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어요. 테이 행사에 맞춰서 여행을 다닌 셈이지요. 언젠가부터는 이런 일들이 당연했어요.

테이 그래서 저는 늘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요. 사실 매니저 관계로 방송을 타서 직업적으로 이미지가 고착화되었지만 저희는 여전히 친구예요. 이 친구가 매니저 일을 한다고 해서 제가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니고 가끔 미안해요. 그래서 밥을 많이 사기는 하는데…. 요샌 제가 농담반 진담반으로 “월급 줄게” 하는데 이 친구는 자꾸 안 받더라고요.

찬형 제가 이걸 받게 되면 더 열심히 해야 하잖아요. 아무리 친구 사이여도 받는 순간 일이기 때문에 받고 싶지 않아요. 이런 건 회사와 노동자처럼 채무 관계로서 움직이는 거잖아요. 저희는 친구로서 도와주는 거라 서로 잘되길 바랄 뿐이에요. 스트레스 받는 건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는 정도? 저를 매니저로 아는 분들은 이른 아침부터 전화하는데 그거 말고는 괜찮아요.

친구 vs. 친구

테이 한 7년을 같이 동거했는데 오래 살 수 있었던 이유가 있어요. 오래되었어요. 십여 년쯤 되었을 거예요. 아마 스물 대여섯 살쯤, 각자 활동을 하던 시기에 사석에서 만나서 친구가 되었어요. 저는 편안함을 중요시해요. 신기하게도 이 친구랑은 첫 만남부터 편했어요. 아마 그때부터 친해졌을 거예요. 저는 무뚝뚝한 편이라 그런지 친한 친구끼리 만났을 때 리액션을 잘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물론 지금은 서울 남자가 다 되었지만요. 찬형이가 운동선수 출신이라 그런지 큰 리액션 없이도 눈빛으로 통해서 편하더라고요.

찬형 처음에는 단순히 가수이구나 했어요. 두세 번 만나보니 성격이나 성향이 잘 맞더라고요. 그러다 만나서 커피 마시고, 밥 먹는 게 일상이 되다 보니까 같이 살고 있더라고요.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 여행도 같이 다녀요.

테이 저희는 보통 스포츠 활동이나 여행 같은 여가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찬형이가 운동 선수 출신이에요. 다행히 저도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스포츠는 거의 다 같이 한다고 보면 돼요.

찬형 볼링, 골프, 라켓볼, 헬스 등 종류를 가리지 않아요. 만약에 혼자 있었더라면 게을러져서 운동을 못했을 것 같아요. 가기 귀찮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나태해졌을 테니까요. 그럴 때마다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주고받으면서 발전하고 있어요.

테이 저 같은 경우에는 여행 목적보다 누구랑 가는지가 굉장히 중요해요. 혼자 여행은 즐기지 못해요. 누군가와 즐거움 같은 걸 공유해야 행복감을 느껴요.

찬형 예전에 필리핀을 갔던 적이 있었어요. 하루 종일 수영장에 있고, 별것 안 해도 여유로워요. 요즘에는 다들 식도락 여행이라고들 하죠? 저희도 맛있는 음식 먹는 걸 좋아해요. 그리고 테이가 워낙 미식가이자 대식가여서 맛있는 음식을 알아서 잘 시켜요. 그래서 저는 그냥 먹기만 하면 돼요. 사실 최근에는 메뉴판 안 본 지도 몇 년 되었을 거예요.

테이 최근에 생긴 취미는 같이 피시방 가서 게임하는 거예요. 요즘은 카페나 음식점 못지않게 음식이 잘 나와요. 게임하면서 맛있는 것도 먹는 재미랄까요. 저희 햄버거 직원들끼리 다같이 모여서 하는 유일한 취미이기도 해요.

찬형 저희가 어울릴 수 있던 가장 큰 이유가 있어요. 술담배를 안해요. 아무래도 놀 때 꼭 술이 있어야 하는 분들과는 친해지기 힘들어요.

테이 물론 한두 번은 괜찮은데 지속되면 불편해져요. 다행히도 찬형이는 저랑 성향이 비슷해서 이런 면도 잘 맞아요. 찬형 평소에 술보다는 커피 마시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요. 둘이서 주로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남자들끼리 이러기가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테이 처음에는 적응을 못했어요. 온종일 붙어서 수다 떠는 타입은 아닌데 하루에 보통 열 번 넘게 통화하는 것 같아요. 물론 일 때문도 있지만 사적인 전화는 밥 먹을 때, 잠들기 전, 만날 때 적어도 세 번은 해요.

찬형 돌이켜보면 한번도 제대로 싸워본 기억이 없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무명 배우들의 생활이 힘들다는 건 이미 알잖아요. 그런 서포트를 이 친구가 저한테 아버지처럼 해준 거예요. 그러다 보니 제가 매니저 일을 봐주는 것들이 하기 싫거나 기분 나쁘지 않아요. 귀찮거나 피곤한 건 어쩔 수 없지만요. 이 친구가 생색내지 않듯이, 저도 똑같이 티를 안내고 자연스럽게 하게 돼요.

테이 물욕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고 돈의 가치를 사람보다 먼저 두지는 않아요. 그래서 제가 여유 있을 때 이 친구 서포트해도 전혀 아깝지가 않아요. 여유가 있는 사람이 내는 건데, 제가 여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제가 부담했어요. 그렇다고 내가 했으니까 너도 뭐해 이런 건 전혀 없어요. 친구라는 존재가 저한테는 자체만으로도 테라피가 되거든요. 늘 감사해요. 찬형이도 역시 이 생활을 같이 해주는 걸 늘 고마워해줘요. 호의를 당연시 여기지 않고, 늘 고마워해주는 자세가 고마워요.

그냥 그렇게 친구가 된다-테이, 친구, 조찬형, 전지적 참견 시점, 인터뷰, 우정, 배우, 매니저, 가수
(찬형) 슈트와 셔츠 지오송지오. 시계 태그호이어. 신발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테이) 슈트 포튼가먼트. 타이 지방시. 신발 유니페어. 시계 태그호이어. 안경 그레이트드리머.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가수 vs. 배우

테이 한 6~7년 정도 저와 제 친동생, 동생, 찬형까지 네 명이서 살았어요. 그중, 두 동생들이 홍대에서 햄버거 일을 하다 보니 근처 숙소로 이사가야 했어요. 겸사겸사 이젠 각자의 공간을 마련해보자고 결심하고 독립하게 되었어요. 분가를 했지만 같이 있는 시간은 여전히 길더라고요. 좀더 효율적으로 서로가 성장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는 편이에요.

찬형 배우와 가수처럼 서로의 영역이 다르기에 여과없이 조언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만약에 같은 분야였더라면 영역을 침범하는 무례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물론 처음에는 불편했어요. 비록 발전하라는 취지일지언정 기분이 좋을 수가 없거든요. 서로에게 믿음이 있어야 가능해요.

테이 이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해요. 서로 발전하라는 의미의 채찍이라는 걸 알아야 수긍하고 개선되는 것 같아요. 그런 사이가 아닌 타인이 한다면 굉장히 불쾌하거든요. 사실 누군가 원해도 쉽지 않은 부분이에요. 저 같은 경우에는 뮤지컬 할 때 첫 공연에 불러요. 보통은 초연에 누군가를 초대하는 게 부담스럽거든요. 하지만 저는 믿음이 있고 피드백을 받고 개선할 수 있는 점들이 좋아요.

찬형 저 같은 경우에는 계속 불안했어요. 뭐랄까 이제는 내성이 생겼다고 할까요? 십여 년 동안을 무명 배우로 지내왔기에 마음이 급했거든요. 제 자신을 잘 다져 놓으면 좋은 작품이 오지 않을까 버티는 거예요.

테이 이쪽 일을 오래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쉼없이 노력하고 발전한다는 인식이 있으니까 불안감이 사라져요. 그때마다 지금의 이 친구가 있어 줬기에 발전되는 부분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소속사가 없다 보니까 정규 앨범이라든지 음반 활동을 하지 못한 게 아쉬워요. 그렇지만 거기에 묶이게 되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압박을 안 받으려고 노력해요. 좋은 사람, 모일 사람은 모이게 된다는 그러한 믿음처럼요. 감사하게도 뮤지컬 배우라는 입지가 다져진 덕분에 꾸준히 찾아주시더라고요. 방송에서 보셨다시피 홍대에서 햄버거 사업을 해요. 갑자기 시작했는데도, 큰 사랑 주셔서 감사드려요. 현재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요. 수요는 많은데 공간이 너무 좁아서 직영을 하나 더 낼 예정이에요. 물론 지금은 제 친동생에게 모두 맡기고 나왔지만요. “이게 잠깐 해서 큰 돈을 벌면 힘들거야. 평생 할 각오로 해야 해” 하니까 기특하게도 본인도 각오가 준비됐다고 하더라고요.

찬형 저는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졌잖아요. 사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테이 일이 많아졌다는 것 말고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물론 인지도가 생겨서 어머님이 기뻐하시는 것 빼고는요. 어릴 때는 막연하게 나한테 관심이 없는 회사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이 회사를 가야 한다고 마음먹었어요. 적어도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이제 이 친구 일을 계속 혼자 봐 줄 수는 없으니까요. 이제 저도 일하기엔 조금 버거울 때가 많아서 회사 미팅을 다니고 있어요. 이전에 책을 출간했었어요. 원래는 10권까지 나오는건데 지금도 이어져 나오고 있어요. 지금은 제 일이 더 바쁘다 보니까 정해 둔 기약은 따로 없어요. 단순히 막연하게 내일, 내년, 내후년에 출간해야지가 아니에요. 지난번에는 독거 노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어요. 소년 소녀 가장의 이야기를 담아 10권 출간이 목표였어요.

테이 앞서 말했듯이 저는 싱어송 라이터가 아니라서 소속사 없이는 음반 활동이 어려워요. 이 친구가 알아보는 소속사 쪽으로도 같이 알아볼 것 같아요. 잘 선택해서 내년에는 좋은 앨범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다가오는 1월 23일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로 만나 뵐 수 있어요. 작년 초에 초연을 했는데 작품성을 인정받아서 상도 받고 재연을 올리는 작품이에요.

찬형 아무래도 저는 배우이기에 영화 쪽으로 찾아 뵙고 싶어서 오디션도 보고 미팅하러 다닐 것 같아요. 배우는 항상 준비하는 기다림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관건이겠지요. 이 친구가 있기에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아요.

테이 이렇듯 저희는 거의 모든 일상을 공유해요. 지금 저는 일산에 살고 이 친구는 서울에 사는데, 제가 서울에 일이 있어서 거의 매일 나와요. 그때마다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지요. 일주일에 네다섯 번. 거의 매일 만나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아마도 이 인터뷰 촬영이 끝나면 저희는 또 맛있는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아까 그 컷은 좋던데, <맨즈헬스> 촬영인데 다음에는 몸 만들어서 다시 찍자.” 뭐, 이런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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